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1(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1(사진=연합뉴스, 일부 편집=조주형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들이 지난 1일 2023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가운데, 문제적 인물의 흔적을 국민 앞에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바로 '신영복 글씨체(體)'가 버젓이 내걸린 것이다.

문제의 '신영복 글씨체'는 이날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의 백드롭에서 '언제나 국민곁에, 민주당'이라는 문구로 내걸렸다. 이 자리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문희상 전 국회의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모두 모였다.

'백드롭'이란, 각 당이 주요 회의 때마다 걸어두는 배경 현수막으로 당 주요 인사가 유권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당을 대표하는 핵심 메시지라는 점에서, 정국을 바라보는 당의 대표적 시선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첩 전력을 가진 이의 글씨체로 대중에게 가감없이 소개한 것이다.

'신영복 글씨체'가 문제가 되는 까닭은, '신영복'이라는 인물의 과거 이력 때문이다. 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는 과거 1968년 지하단체 통일혁명당 사건에서 '중간책'으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20년간 복역하다 1988년 가석방된 인물이다. 통일혁명당 사건에서 신영복 전 교수는 통일혁망당 사건에서 '민족해방전선 조직비서·청년학생 지도책'을 맡았다는 혐의로 체포됐다(관련 기사 : [탐사기획] 박지원 국정원 속 통혁당 신영복의 '스텔스 여론전 공작 사건' 간첩망 추적).

통일혁명당에서 신영복 교수가 맡은 '조직비서 및 지도책'이라는 문제적 위치외에도, 문제가 된 인물은 박성준 전 성공회대 교수와 한명숙 전 총리이다. 이들 모두 이 사건에 연루됐는데, 박 전 교수의 경우 지난해 1월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통혁당 사건 적발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3년간 복역한 그에게 무죄를 선고하기도 했다(관련 기사 : [탐사기획 그 後] 통혁당 13년 복역한 한명숙 남편 박성준, 결국 '무죄'···간첩사건,다 뒤집어지나).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6.15(사진=연합뉴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6.15(사진=연합뉴스)

여기서 신영복 글씨체는 '어깨동무체'로 불리는데, 이같이 더불어민주당 등을 비롯해 사회 곳곳에 쓰이게 된 까닭은 무료폰트로 제공됨에 따른 것이다. 지난 2021년 6월 박지원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국정원 원훈석을 신영복 글씨체로 교체하면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관련 기사 : [탐사기획] 대한민국 전역의 文 우상 신영복 '글씨체(體)'···집중 추적 내막 공개)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영복 글씨체가 이번 민주당 신년인사회 백드롭을 비롯해 사회 곳곳에 등장하게 된 것은 무료폰트화한 사건 때문만으로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주요 정치인들에 의해 언급되면서 대중의 관심을 촉발한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스스로 가장 존경하는 철학가라고 밝힌 신영복 전 교수는 지난 2016년 1월15일 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1년 후인 2017년 1월15일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추도사로 "선생님이 강조한 '더불어숲'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씀드릴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문재인 정권에서는 서울 경찰청 백드롭에서도 등장했고 경찰의 날에도 '국민의 경찰'이라는 문구로 등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유세 과정에서 유권자들로부터 신영복 글씨체가 담긴 목각을 선물받았고 이 장면이 매스컴에 의해 대중에 전달되면서 글씨체가 특징화되기도 했다.

그와 같은 이력이 담겨져 있는 함축적 표상이 바로 '신영복 글씨체'인데, 민주당은 계묘년 2023년 새해 첫날 신년인사회를 열고 국민을 향해 '신영복 글씨체'로 '국민 곁에'라고 밝힌 것이다.

한편, '신영복 글씨체'에 관한 <펜앤드마이크의 단독 및 심층 보도는 위 관련기사 항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제72주년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앞에는 신영복 글씨체로 '국민의경찰'이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 2017.10.20(사진=연합뉴스, 편집=조주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제72주년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앞에는 신영복 글씨체로 '국민의경찰'이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 2017.10.20(사진=연합뉴스, 편집=조주형 기자)
관련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