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사진: KB금융)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작금의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덩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혹한기 또는 빙하기가 왔을 때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것"이라며 "당장의 이익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성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신년사 전문

KB금융그룹 가족 여러분!

‘계묘년(癸卯年)’의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혜와 풍요를 상징하는 검은 토끼의 해를 맞이하여 KB가족 여러분 모두 소망하시는 일을 성취하시고, 가정에 행복과 건강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 어느때보다 ‘고객의 행복’과 ‘최고의 성과’를 위해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해주신 모든 임직원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KB금융그룹에 변함없는 신뢰와 성원을 보내주신 고객님과 주주님, 그리고 모든 이해관계자 여러분께도 고개 숙여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임직원 여러분!

글로벌 경제는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원자재 인플레이션,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과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 등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는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국내 경기도 이러한 영향으로 실질 구매력 저하와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어려운 매크로 환경이지만 기회의 문도 열려 있습니다. 우리는 정부의 금융규제 혁신 기조를 기회 삼아 내실을 단단하게 다지면서 사업영역 확장 기회를 꾸준히 모색해 가야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우리에겐 구글, 애플,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 등 우리를 방심하지 않게 할 멋진 경쟁자들이 있다. 그들은 우리를 긴장하게 한다”며 경쟁자가 있음으로 인해 우리가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KB금융그룹도 금융뿐만 아니라 비금융회사들과도 경쟁하는 Big Blur 시대에 선의의 경쟁을 통해 상생 발전해 나갑시다.

이러한 선의의 경쟁을 고객들에게 ‘더 쉬운 금융, 더 행복한 금융’을 제공할 수 있는 촉매제로 삼아 우리는 ‘세상을 바꾸는 금융’이라는 미션에 한걸음 더 다가 갈 수 있을 것입니다. 

KB금융그룹 임직원 여러분!

우리의 성장 전략은 ‘지속가능하고 내실있는 성장’입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작금의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덩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혹한기 또는 빙하기가 왔을 때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성장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중장기 슬로건인 R.E.N.E.W 에는 모든 것을 새롭게 정립하고 정비하여 체력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지자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내실이 없는 성장에 매달리지 말고, 차별화된 고객 가치로 시장을 선도하고 수익성과 성장성, 그리고 건전성을 모두 갖춘 ‘튼실한 성장’을 이루어 나갑시다.   

2023년은 쉽지않은 경제환경으로 인해 KB를 포함한 모든 경제주체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겠지만, 언제든 다시 회복하여 제자리로 되돌아 갈 수 있도록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높여야 합니다. 비가 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위기 이후에 더욱 강인하고 경쟁력 있는 KB를 만들어 나갑시다.  

우리가 꿈꾸는 ‘No.1 금융플랫폼 기업’은 고객들께 혜택, 편의, 즐거움을 드려야 합니다. ‘KB스타뱅킹’과 ‘KB Pay’를 중심으로 KB의 서비스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고객경험을 확장해 나간다면‘금융플랫폼은 KB가 최고’ 라는 인식을 고객들께 심어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2021년부터 일관되게 추진해 온 중장기 경영전략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 올해도 끈덕지게 실행해야 할 ‘R.E.N.E.W 2023의 5대 전략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째, 그룹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고 효율적 운영모델을 재정립해 나가야 합니다. (Reinforce the Core & Resilience)

먼저 사업부문별 내실 있는 성장과 수익기반을 공고히 합시다. 비우호적이고, 불확실한 시장 환경을 감안하여 각 사업 부문별 전략방향을 사전 정립하고 핵심사업을 끈덕지게 추진하여 사업부문별 수익모델을 고도화 해야 합니다. 

그룹 멤버십 프로그램 개편을 통해 고객의 KB 몰입을 이끌어내고 상품 추천 역량 및 경쟁력을 강화하여야 합니다. 초고자산 고객의 채널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시장변동성 증가에 따른 고객 리스크관리를 위한 대응체계를 확립해 나갑시다.

특히 자본시장과 자산운용 부문에서의 전방위적 체질개선을 통해 그룹의 투자·운용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금융업의 본질적인 경쟁력이 금융상품 ‘중개∙판매’에서 ‘자산관리∙운용’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자산운용 분야에서의 최고의 경쟁력을 가져 갑시다. 

또한 계열사별 업무프로세스를 원점부터 재점검하여 비핵심사업과 그룹내 중복업무의 과감한 효율화로 인력과 자원이 최적화 될 수 있도록 운영모델을 재정립해 갑시다. 

둘째, 글로벌 영업기반을 안정화하고, 비금융사업의 성과를 창출하는 동시에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해야 합니다. (Expansion of Global & New Biz)

국내 금융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미래성장동력 강화를 위해서는 글로벌 사업의 확대가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 글로벌 Two Track 전략의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 올려야 합니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주요 거점의 경영정상화와 Value-Up을 통해 글로벌 영업기반을 안정화하고 계열사의 동남아 네트워크를 추가로 확장하여 ‘동남아 현지 주요 금융그룹’의 입지를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선진국 시장에서는 싱가포르, 런던, 뉴욕 등 주요 거점을 대형화하고 국내 고객의 해외투자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한편, 선진금융사와의 파트너십을 활용하여 비즈니스를 발굴해 나갑시다.

또한 부동산, 모빌리티, 통신, 헬스케어 등의 생활 금융 영역에서의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고 그룹 내 연계성을 강화하는 것에 더해, Digital과 Tech 등 비금융사의 투자와 협업 확대를 통하여 미래경쟁력을 강화해 갑시다.  

셋째, ‘금융플랫폼’을 넘어 ‘일상 생활 플랫폼’으로서의 지배영향력을 확장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고객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질적 전환을 해야 합니다. (No.1 Platform)

우리는 작년까지 대표 앱인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계열사 앱들과 상호연결하고   통합하여 ‘Super App’을 만들었습니다. 

올해는 KB Wallet, KB Pay 와의 연계를 통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일상 속 금융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하고자 합니다. 또한 금융 콘텐츠와 UX/UI 등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여 Traffic, Time Sharing, Transaction의 3T를 대폭 증대시켜 나가겠습니다. 

계열사의 상품과 플랫폼 특성을 감안한 ‘최적의 금융상품 판매 플랫폼’을 구현하여 금융상품의 제판분리 가속화에 대응하고 판매채널의 개방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해 나갑시다. 
 
또한 마이데이터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드리는 차별화된 ‘마이데이터 사업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데이터분석에 기반한 가치제안을 통해 고객 일상에 녹아들고 고객이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합시다.

넷째, ESG 경영이 실질적 행동과 구체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계열사별 실행력을 가속화해야 합니다. (ESG Leadership)

이제 KB의 ESG는 실행과 비즈니스 연계를 가속화하여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계열사 단위조직별로 구체적 ESG 목표를 설정하고, 평가체계 고도화를 통해 계열사별 실행력을 강화하겠습니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디지털 전환과 그린 전환을 이루어내야 하는 
시대적 의무를 비즈니스 기회로 연결할 수 있도록 ESG 투·융자 등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탄소배출권 시장에 진출하여 ‘Net Zero’ 이행을 위한 광범위한 파이낸싱 수요에 대응해 나갑시다. 

이에 더해 ESG에 대응하기 어려운 중소ㆍ중견기업의 ESG 경영을 위한 지원을 더욱 확대하겠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공동체에서는 ‘존중과 배려’가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계층을 포용하고 다양한 생각을 인정해야 합니다. 또한 양성평등 구현을 통해 우리 사회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KB Diversity 2027’를 통해 다양한 계층을 포용하고 양성 평등 구현에 앞장 서겠습니다.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여 KB만의 ESG Leadership을 확보해 나갑시다.

다섯째, Agile 문화를 전면 확산하고 최고의 인재 확보 및 육성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World class Talents & Culture)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빠르고 기민한 조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틀을 깨는 Agile KB’를 구현해야 합니다. 모든 구성원이 ‘자기 역할을 다 하는 빠른 조직’ 이것이 Agile KB입니다. 이를 위해 역할에 따른 충분한 권한을 부여하고 탁월한 성과는 파격적으로 보상해 주는 문화를 확립하겠습니다.

금융업의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경쟁력의 원천은 ‘핵심인재’입니다. 핵심성장부문의 인재육성과 직무 배치 간의 연계성을 높이고 체계적인 Re-Skill, Up-Skill 프로그램을 강화하여 미래 경영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과감한 보상체계를 도입하고 다양한 채용 프로세스를 통해 외부 핵심인재를 확보해 나가겠습니다. 

KB금융그룹 임직원 여러분!

영국의 간호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목표가 있는 사람은 성공한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KB가 나아가야 할 궁극적 목표인 ‘세상을 바꾸는 금융’을 실현하기 위해 임직원들이 실천해야 할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첫째, 하루하루의 생활 속에서 핵심가치를 내재화하여 지속가능한 KB를 만들어 나갑시다. 

KB의 임직원들은 내가 하는 일은 ‘고객이 금융을 통해 도움을 받고 성공할 수 있게 해 주는 보람되고 가치 있는 일’ 이라는 인식과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KB의 모든 사고와 행동의 중심에는 ‘고객’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고 고객을 행복하게 해 드리며 고객의 평생금융파트너가 되는 것이 우리의 미션입니다. 고객은 우리가 정직하고 믿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를 찾는 것이며, 우리는 그 믿음에 보답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에 다시 한번 진정한 ‘고객중심’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기본’과 ‘원칙’이 KB의 출발점이자 마침표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가 변화해 나갑시다. 

이에 더해 KB의 임직원들은 끊임없이 자기개발하고, 혁신하여 전문적인 식견으로 고객에게 도움을 주고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고객, 사회와 상생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KB의 모든 임직원들은 하루하루의 생활 속에서 핵심가치를 내재화하여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KB를 만들어 갑시다.  

둘째, 존중과 배려가 넘치는 ‘일 할 맛 나는 조직문화’를 구축합시다. 

얼마 전 끝난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태극전사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을 펼치며 국민들께 큰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예측한 대한민국의 16강 진출 확률은 9%밖에 되지 않았지만, 강호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황희찬 선수의 결승골로 대한민국은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루어 냈습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우리 선수들의 투혼이 기적을 현실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위기가 오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위치에서 제 몫을 다하고 서로 협력하여 One Team을 만들어간다면 우리도 고객들께 감동을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팀을 위해 본인을 희생할 줄 아는 사람이 인정받는 건전한 조직으로의 변화가 KB를 더욱 강하고 위대한 기업으로 변모시킬 것입니다. 키 플레이어의 화려한 개인기에 의존하기 보다는 탄탄한 조직력을 기반으로 KB를 더욱 강한 팀으로 만들어 갑시다.
 
제 몫을 다 하며 ‘세상을 바꾸는 금융’을 실현하기 위해 함께 나아간다면 존중과 배려가 넘치는 일 할 맛 나는 KB가 될 것입니다. 

KB금융그룹 임직원 여러분!

동여탈토(動如脫兎)는 ‘토끼가 위기에 닥쳤을 때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여 위기를 벗어난다’는 뜻입니다.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토끼의 기민함처럼 ‘Agile KB’로 변화하여 ‘세상을 바꾸는 금융’이라는 우리의 미션을 실현해야 합니다. 

위기는 곧 기회입니다. 내실이 강한 기업은 위기에 더 강합니다. 내실있는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 나간다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1등 금융그룹’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KB가족 여러분!

출발하게 만드는 힘이 ‘동기’라면 계속 나아가게 만드는 힘은 ‘습관’ 입니다. 
올 한 해를 출발하는 시점에서, 지금 내가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보면서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이를 조금씩 실천하여 작은 성공경험들을 ‘습관’으로 만들어 올해 이루고자 하는 것을 다 이룰 수 있는 KB인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임직원 모두가 소망하는 모든 일이 이루어지고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따뜻한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라며, 무엇보다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