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동맹이라면 북한에 한목소리 내야...”

미국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미북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면 북한을 대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2일 전했다.

딘 챙 해리티지재단 연구원은 에 한국정부는 혈맹 관계인 한미 동맹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가했지만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로 북한을 선택할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은 VOA에 “미국과 한국이 진정한 동맹이라면 한국 대통령의 미북 간 중재자 역할은 애초에 가능한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한국은 북한에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이는 한미 동맹에 상처를 입힐 것”이라고 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 보좌관은 “왜 미국이 한국의 중재자 역할이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중재 역할에 나서는 목적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북 회담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한국이 미국의 준비 과정에 도움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이 회담에서 어떻게 나올지 불투명하고 회담이 아주 잘 될지 아니면 그 반대가 될지 알 수 없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이 회담을 선전도구로 이용할 경우에 대비해 대응책을 마련해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최근 김계남 외무성 제1부상을 통해 미국이 북한에 일방적 핵포기를 강요한다면 미북정상회담을 재고려할 것이라고 한 것과 관련해 와일더 전 선임 보좌관은 VOA에 “북한이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전략을 통해 다음 달로 예정된 미국과의 회담을 앞두고 ‘협상 가격’을 높이려 한다”고 지적했다.

브루스 선임연구원도 “김정은이 그의 ‘매력 공세’를 ‘공갈 공세’로 전환했다”며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회담 안에 가뒀다고 믿고 미국으로부터 가능한 한 많은 것을 얻으려 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의 태도 변화는 미북 회담에 대화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거절할 수 있는 조건들을 설정함으로써 다시 주도권을 쥐려 한다는 설명이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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