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 첫날 북한 조선노동당의 '조선관광' 홈페이지가 공중에 버젓이 공개됐다. 2023.01.01. 사진은 홈페이지 캡처(사진=조주형 기자)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 첫날 북한 조선노동당의 '조선관광' 홈페이지가 공중에 버젓이 공개됐다. 2023.01.01. 사진은 홈페이지 캡처(사진=조주형 기자)

올해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북한의 조선노동당 산하 국가관광총국 소속의 대남선전기관 사이버망이 우리나라 통신망에 무방비로 노출됨에 따라 논란이 예상된다. 바로 북한 내부 관영 여행 매체인 '조선관광'이 우리나라 통신망에 완전히 공개된 것.

북한 조선노동당 직속기관에 관한 각종 사이버 접속망은 그동안 우리나라 보안기관인 경찰청·국가정보원 등에 의해 원천적으로 차단의 원칙이 적용돼 왔으나, 추석·설날·신년일 등 주요날짜에는 직접 노출되는 사태가 연달아 벌어져왔다.

이번 계묘년 신년일에도 어김없이 북한 조선노동당 직속기관이 대중에게 가감없이 노출됨에 따라 사실상 우리나라 인터넷망의 보안 취약성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같은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주축이 돼 발의한 북한으로의 제3국 개별관광 허용 결의안(의안번호 2102945)도 국회에 계류중인 만큼 남녀노소 누구든 상관없이 조선노동당 직속기관 망에 휴대전화 등을 통한 접속도 허용된 상항.

계묘년 첫날부터 벌어진 이 사건은 특정 일자마자 그동안 계속 되풀이되어 온 데다, 동일한 형태를 갖고 있는 만큼 <펜앤드마이크>가 그동안 추적해 왔던 이 사건을 밝히고자 한다.

북한 조선노동당 국가관광총국이 2023년 1월1일 밝힌 평양 시내 겨울 전경 모습. 저 멀리 주체사상탑이 어렴풋이 보인다. 2023.01.01(사진=조선관광 사이트)
북한 조선노동당 국가관광총국이 2023년 1월1일 밝힌 평양 시내 겨울 전경 모습. 저 멀리 주체사상탑이 어렴풋이 보인다. 2023.01.01(사진=조선관광 사이트)

#1. 남녀노소 구분없이 접속할 수 있는 北 관광사이트···심지어 핸드폰으로도 접속 가능

먼저 북한 조선노동당 직속기관 국가관광총국 사이버망인 '조선관광'은, 계묘년 첫날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내 일반 데스크탑 및 휴대전화 인터넷망으로 접속가능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조선노동당 사이버망의 경우, 경찰청 및 국정원 사이버안전센터 및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접속 자체가 불가능하다. 조선노동당 특성상 대남유인포섭 등의 목적을 띈 허위선전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다 통상 그 내용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반(反)헌법성 및 반국가성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계묘년 첫날 조선관광 사이버망이 남녀노소 관계없이 누구나 쉽게 접속할 수 있는 휴대전화 및 인터넷망에 전면 노출됨에 따라 전화번호와 주소, 접속방법 및 이메일 접촉경로가 노출됐다. 사실상 이들과 접촉할 수 있는 방법이 모두 노출된 셈이다.

이같은 사건은 비단 계묘년 첫날 벌어진 사건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미 지난 2021년 신축년 새해 첫날을 포함해 그해 9월25일 추석당일에도 버젓이 노출된바 있다(관련 기사: [탐사기획] 추석에 노출된 조선노동당 관광 사이트···與 123명 北 개별관광안 맞물린 '황당한 우연' 포착 / 민주당 ‘북한 개별관광 촉구’ 시동 걸자, 北 관광 사이트도 새해 첫날 ‘공개’···박범계·전해철 황당한 우연?).

조선관광이 밝힌 주소와 관련 해외여행사 접속 경로가 모두 공개된 것인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평양시 만경대구역 팔골1동'에 있다면서 그 전화번호까지 스스로 밝힌 것이다. 게다가 이들과 접촉할 수 있는 중국 주재 '조선려행사'의 각 지역별 사무소 전화번호와 사이버주소 및 국제항로, 화폐교환, 및 입국소속 방법까지 소상히 게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과의 접속 경로는 제3국 여행사를 통해 접속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제3국 여행사는 국내 소속 단체도 아니라 이를 규제하거나 차단할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다는 것. 문제의 제3국 여행사는, 개인여행 및 그룹투어 등으로 나뉘어지며 개인 여행의 경우 앞서 조선관광이 밝힌 북경에서의 북한 항공편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고 밝힌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제3국 여행사는 이미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버젓이 광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3국 여행사인 만큼 이들에 대한 국내 특정세력의 접촉여부 그자체는 국내 보안기관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

제3국여행사 '우리려행사'가 밝힌 고려항공 항공기 모습. 2021.09.25(사진=우리려행사, 편집=조주형 기자)
제3국여행사 '우리려행사'가 밝힌 고려항공 항공기 모습. 2021.09.25(사진=우리려행사, 편집=조주형 기자)

#2. 국회에 떠돌고 있는 '北 개별관광 허용안'···현재 남북 정세와 전혀 '딴판'

제3국 소속 여행사인 '00투어스'에 따르면, 이미 15년 이상 북한으로의 개별 관광 업무를 해왔고, 개별 관광을 하기 위한 첫 단계는 이들에 대해 개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그들 스스로가 밝힌다.

이들과의 접촉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서도 가능한데, 정작 국내 정치권에서는 이들을 규제할 입법적 대응책은커녕 오히려 제3국을 통한 북한으로의 개별관광을 허용해 달라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한 개별관광 허용 촉구 결의안(2102945)'을 내놓은 것.

이같은 제안 설명으로는, "북한 지역 개별관광은 경제협력 사업인 단체관광 방식이 아니라 비영리단체 혹은 제3국 여행사 등을 통하여 북한 당국의 개별적 방북 허가를 받아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에서 언급한 '제3국 여행사'인 '00투어스'등과 같은 타국 소속 여행사를 통해 북한으로 개별 입북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제3국 여행사를 통한 북한으로의 개별 관광 입북 허용안에 대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검토보고서에서 "북한 개별관광을 계기로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와 협력 증진 확대를 촉구하는 주문의 내용은 타당하다"라는 결론을 내놓은 상황.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북한의 조선노동당 직속 기관이 북한 여행을 명분으로 내세워 우리나라의 사이버망에 남녀노소 누구나 상관없이 클릭 몇 번으로도 접속할 수 있도록 신년 등 특정일마다 접속망을 노출시켜온 것이다. 이같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보안기관에 의한 봉쇄가 원천적으로 차단돼지 못한 것인데, 아직도 국회에서는 '북한 개별 관광'을 허용해 달라는 내용의 입법안이 떠돌고 있는 상황.

다음은 지난 2020년 8월 더불어민주당 등이 주축이 돼 발의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한 개별관광 허용 촉구 결의안(의안번호 2102945)'에 이름을 올렸던 2020년 당시 국회의원 명단이다.

더불어민주당 117명 : 강병원·강득구·고민정·고영인·권칠승·기동민·김경만·김경협·김남국·김두관·김민기·김민석·김민철·김상희·김수흥·김승남·김승원·김영배·김영주·김영호·김용민·김원이·김정호·김종민·김주영·김진표·김철민·김회재·남인순·노웅래·맹성규·문정복·문진석·민병덕·민형배·박광온·박범계·박성준·박영순·박완주·박재호·박주민·박정·소병철·양이원영·서동용·서삼석·서영석·송갑석·송옥주·송재호·신동근·신영대·신정훈·안규백·양경숙·양기대·양향자·오기형·오영환·오영훈·우상호·우원식·위성곤·유동수·유정주·윤관석·윤영덕·윤영찬·윤재갑·윤호중·이개호·이규민·이낙연·이동주·이성만·이수진·이수진·이용빈·이용선·이용우·이원욱·이원택·이장섭·이정문·이학영·이해식·임오경·임종성·임호선·장경태·장철민·전용기·전해철·정일영·정정순·정춘숙·정태호·정필모·조승래·조오섭·진선미·진성준·천준호·최인호·최종윤·최혜영·한정애·한준호·허종식·홍기원·홍성국·홍영표·홍정민·황운하·허영·황희 의원.

열린민주당 1명, 정의당 2명, 기본소득당 1명, 무소속 2명 : 강민정(열린민주당)·류호정(정의당)·배진교(정의당)·용혜인(기본소득당)·양정숙(무소속)·김홍걸(무소속) 등 123명.

한편,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은 이틀 전인 지난해 연말 개최된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우리나라에 대해 "명백한 적(敵)"이라고 규정 후 그 다음날인 지난 1일 동해상으로 올해 처음으로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김승겸 합동참모의장에게 "우리 군은 일전을 불사한다는 결기로 적(敵)의 어떠한 도발에도 확실히 응징하여야 한다"라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31일과 1일 각각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600㎜)에 대해 "남조선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탑재까지 가능한 공격형 무기"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초대형 방사포가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전원회의에 '증정'된 행사에 참석,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2023.1.1(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31일과 1일 각각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600㎜)에 대해 "남조선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탑재까지 가능한 공격형 무기"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초대형 방사포가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전원회의에 '증정'된 행사에 참석,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2023.1.1(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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