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중학생들이 눈이 온 후 야외에서 단체로 춤을 추고 있는 모습. [영상=온라인 커뮤니티, 편집=박준규]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광주·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최대 40cm의 폭설이 내린 가운데, 광주의 천진난만한 중학생들이 눈을 보고 신나서 춤을 추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귀엽다' '순수하다' '틱톡용 영상을 찍는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27일 오전 인터넷 모 커뮤니티에는 '광주 폭설 때 신난 중학생들'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여기엔 15초 가량의 짧은 영상이 첨부됐는데, 광주의 어느 중학생들이 눈 쌓인 야외에서 모여 있는 순간을 찍은 것이었다. 다소 거리가 있는 건물 위쪽에서 찍은 것으로 보인다. 영상이 찍힌 날짜가 정확히 언제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눈이 그친 점을 고려해볼 때 24일 이후인 것으로 추측된다.

영상 속 학생 수는 총 9명으로,  그 중 5명이 춤을 추고 4명은 이를 지켜보고 있다. 춤을 본격 시작하기 전 5명의 학생은 양손을 흔드는데, 가운데 학생이 조금 뒤에 서 있다가 앞구르기로 나오면서 '트위스트'가 시작된다. '트위스트'는 약 7초간 이어진다. 춤을 춘 학생들은 부끄러운 듯 앞에서 지켜보는 친구들에게 달려나가는 것으로 영상은 끝이 난다.

이를 본 네티즌들이 가장 먼저 보인 반응은 '귀엽다'였다. 중학생들이 크리스마스 직전까지 내린 눈을 보고 마냥 즐거워하는 순수한 모습이  귀엽고 인상적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네티즌은 "진짜 어릴 땐 눈 오는 게 엄청 좋았는데 20대가 되니 눈 올 때마다 뭐 같다"고 했다. 20대도 많은 나이가 아닌데 세상의 '때'를 어느 정도 탄 자신과 영상의 중학생들이 이미 세대차이가 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 외에 "어릴 땐 나도 눈 오는게 참 좋았었다" "썰매타던 시절은 추억이 돼 버렸다" 등 자신의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모습도 다수 있었다.

군대의 '제설' 경험을 들어 눈이 싫다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군대 갔다온 후 눈오면 좋아지는 게 없어진다" "(저 학생들) 몇년 뒤면 알겠지. 저렇게 열심히 밟는 순간 큰일난다는 걸" "(군대 갔다오면 눈은) 밟기 전에 쓸어야 하는 쓰레기" "하늘에서 쓰레기가 빗발친다!" 등의 반응이었다.

학생들이 일렬로 춤을 춘 것에 대해 '틱톡(TikTok)에 올리기 위한 영상을 찍은 것'이라고 추측을 한 네티즌들도 있었다. 광주에 첫 눈이 온 것도 아니고, 눈이 많이 내린다고 해서 '트위스트' 춤을 추겠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영상을 자세히 보면 춤을 추고 난 후 앞에서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는 듯한 친구에게 춤을 춘 학생들이 달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틱톡'은 직접 촬영한 영상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앱으로, 10대-20대 젊은 층에서 많이 사용한다.

영상을 보고 대폭설이 오던 광주의 실상을 전한 네티즌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광주에 진짜 눈이 역대급으로 많이 왔다"며 "(집에서) 200m거리에 있는 모 햄버거 체인점이 배달을 일주일 막아놨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차를 일주일 방치하고 손도 댈 수 없었다"며 "힘들게 눈을 조금 걷어놓으면 더 쌓여있더라. 그리고 얼어버렸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를 비롯해 전남 지역에 눈이 많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의 가뭄 해결엔 역부족이란 전망이 나와 향후 가뭄 대비·대책을 적극 강구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눈이 그친 24일 광주 상수도사업본부 등 관련 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광주·전남의 주요 상수원인 동복댐과 주암댐의 저수율은 26.8%, 29.3%에 불과했다. 오히려 눈 내리기 전의 저수율보다 각각 0.1%씩 감소했다. 이는 비에 비해 강수량이 낮은 눈의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상청은 통상 적설량 10cm당 강수량 1mm에 해당한다며, 40cm가량의 눈이 온 광주·전남 지역의 강수량은 13.9mm에 그쳤단 분석 결과를 내놨다.

육군 31사단이 폭설이 내리는 광주 시내에서 제설 작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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