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 소형에 저고도 비행으로 레이더 포착 안 돼...북한정권이 원하는 것은 군 사기 저하”

북한 무인기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해 군이 대응에 나섰다.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6일 오전 10시 25분께부터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 수 개가 포착됐다. 무인기 숫자도 수 대 수준으로 파악됐다.사진은 지난 2017년 6월 21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 무인기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해 군이 대응에 나섰다.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6일 오전 10시 25분께부터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 수 개가 포착됐다. 무인기 숫자도 수 대 수준으로 파악됐다.사진은 지난 2017년 6월 21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대수장) 공동대표 김형철 전 공군참모차장(예비역 중장)은 26일 펜앤드마이크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무인기 5대가 남한 영공을 침범했으나 우리 군이 1대도 격추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그 정도 크기(날개 전장 기준 2m급)의 무인기는 저고도로 내려오기 때문에 레이더 포착이 거의 안 된다”며 “육안으로 보고 해야(격추)하는데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정권이 원하는 것은 이번 사건으로 우리 군을 어렵게 만들어 전군을 비상경계를 시키고 사기를 저하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길이 2m 이하 북한 소형 무인기 5대가 26일 오전 10시 25분쯤 경기 김포 일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영공을 침범했다. 이 중 1대는 서울 은평구 등 서울 북부 상공까지 침투했으며, 나머지 4대는 인천 강화도, 경기 파주·김포 일대를 오후 3시 30분까지 휘저으며 비행했다. 우리 군은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에 대해 전투기, 경공격기 등으로 대응에 나섰다. 공격형 헬기의 20mm 기관포로 100여 발 사격을 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 무인기를 한 대도 격추하지 못했다. 군 관계자는 “민가 피해를 우려해 격추 기회를 잡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대신 군은 이날 우리 무인기 2대를 MDL 이북 상공에 침투시켜 북한군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했다.

김 전 참모차장은 “북한 전투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하거나 또는 북한 함정이 영해를 침범하는 것과 이번 사건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며 “북한은 수시로 무인기를 보내지만 대부분 포착되지 않고 북한으로 다시 넘어가는데 일부가 이번에 포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무인기에 생화학 무기를 실어 테러를 감행하거나 국지도발에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것은 가능하지만 그 경우는 전쟁상태로 가는 것”이라며 “북한의 무인기를 막기 위해 모든 군인들이 24시간 휴전선에서 보초를 선다는 것은 옛날 개념이며 사실상 북한 무인기는 우리 안보에 크게 위해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군은 적군의 대규모 도발과 정규전에 대비해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훈련하는 것이지 노크귀순처럼 한두명이 넘어오고 북한 무인기가 왔다갔다하는 것까지 다 잡을 수는 없다는 것이 저의 오랜 군 경험에서 나온 솔직한 의견”이라며 “2m 정도의 굉장히 작은 북한 무인기가 저고도로 내려오면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고 육안으로 식별해야 하는데 초소와 초소 사이가 몇 km나 되기 때문에 육안으로 식별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전 참모차장은 “북한 무인기 사건을 너무 심각한 문제로 부풀리는 것이 북한이 원하는 것”이라며 “전군을 비상경계를 시키고 우리군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바로 북한의 목표”라고 했다.

그는 “경찰이 많지만 살인사건 또는 강도사건 발생했다고 모든 경찰을 다그치지 않지 않느냐”며 “군인이 존재하는 목적은 국가 안보를 지키고 적국의 침략이나 국가 안보를 위할 때를 대비하는 것이지 북한의 모든 무인기를 잡아내려면 군 장병들이 번아웃된다”고 했다. 지난 2014년 북한의 소형 무인기가 청와대 상공을 비행하며 사진을 찍는 사건이 발생한 후에도 전방에서 병사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문제가 생겼다는 지적이었다.

김 전 참모차장은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기 위해서는 우선 탐지가 가능해야 하는데 레이더에 탐지가 되지 않기 때문에 격추를 할 수 없는 것”이라며 “군은 적군의 대규모 도발에 대해 방어를 하는 것이지 북한 무인기 한두대가 내려오는 것을 다 커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거듭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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