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대표 선거 시간표 확정...당권주자들, 나경원 출마 계산하며 일제히 '김장연대' 때리기

국민의힘의 전당대회 룰과 일정이 확정됐다. 차기 당권주자들은 잠재적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를 두고 입장차를 보이는 동시에 일제히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를 비판했다. 김기현, 장제원 두 의원은 부산의 한 행사장에서 만나 보란듯 손을 맞잡으며 '김장연대'를 공식화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비대위 회의에서 "전당대회 날짜는 (내년) 3월8일로 하겠다"며 "새로 도입한 결선투표를 실시해도 최종 결정은 (비대위) 임기 만료일인 3월12일 이전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는 지난 23일 '당원투표 100%'를 비롯해 '결선투표제' 및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전대 룰 확정에 이어 이날 최종적인 전당대회 날짜까지 못 박았다.

정 비대위원장은 "2월 초 (당 대표) 후보자 등록을 시작한 후 예비경선 거쳐 컷오프 실시하게 된다"며 "당 대표 후보자 합동토론회 등 전대 일정은 30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전대 룰과 시간표까지 최종 확정되면서 차기 당권주자들 간 견제도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김장연대'를 겨냥해 "개개인 후보의 총선 승리 전략과 당 개혁 방안 등 비전을 먼저 말씀하는 것이 우선 아닌가"라며 "그런 것에 대한 언급 없이 그냥 연대에 너무 집중하게 되는 모습들이 그렇게 썩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저런 연대론이 나오는데 그건 자신 없다는 소리로 들린다"며 "진정한 연대는 필승의 연대인 '윤당연대'(윤상현ㆍ당원)"라고 했다.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대한 당권주자들의 입장도 엇갈렸다. 김기현 의원은 "이름을 올려놓고 두 달 만에 나올 분이 아니다"라며 "책임 있는 정치인의 모습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이 불출마해야 자신의 당대표 당선이 유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안 의원은 "당원들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며 "제 희망으로는 나오면 좋겠다"고 했다. 안 의원 등은 나 전 의원 출마로 당권파들의 지지 및 표심이 분산되기를 바라고 있다.

여타 당권주자들이 '김장연대'를 대놓고 성토하고 있지만 당사자인 두 사람은 이제 하등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장 의원과 김 의원은 이날 오후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에서 만나 사실상 차기 당대표 선거에서 연대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김 의원은 축사에서 "장 의원이야말로 부산의 미래를 짊어질 능력과 책임을 지닌 분"이라며 "장 의원이 부산 발전을 위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돕겠다. 혼자가 아니라 두 명이 같이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고 했다.

특히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그분이 있어 부산 발전의 커다란 도약대가 될 것"이라며 "그분이 누군지 아시죠? 바로 장제원 의원"이라고 외쳤다. 이어 "맛있는 김장을 해 부산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장 의원도 김 의원의 공개 구애에 적극 부응하며 "제가 요청해 김 의원을 이 자리에 모셨다. 부산 발전과 수도권 일극 체계를 극복하는 데 누가 함께 해야 하나? 바로 김 의원이 함께 해야 실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덕장이자 용장의 자질을 갖춘 지도자"라며 "내년 전당대회에서 선출할 당 대표의 가장 대표적인 자질은 바로 연대해 통합을 끌어낼 수 있는 리더십인데 누가 80만 당원을 연대와 통합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라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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