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중국의 '비밀 경찰서'가 있단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한강변의 모 중식당을 직접 촬영한 모습. [사진, 편집=박준규]

중국의 '비밀 경찰서'가 있단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한강변의 모 중식당 홈페이지가 26일 결국 접속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논란이 불거지고 나서부터 이어진 한국 네티즌들의 악플과 해킹 시도에 결국 '폭파'되고 만 것이다.

지난 20일, 한국 정부 및 방첩 당국이 중화인민공화국의 '비밀 경찰서' 의혹 관련해 실태 파악에 나선 것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23일엔 조선일보가 서울 강남권의 한 중식당이 유력한 후보지임을 전하고 난 후,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서울 동남권의 한강시민공원에 위치한 유선장에 있는 중식당이 틀림없다는 소식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해당 중식당 홈페이지의 '이용후기'에 들어가 악플을 남기기 시작했다. 주로 중국인을 속되게 일컫는 표현이 다수 보였으며, 중국공산당을 비판하는 글도 있었다.

홈페이지 운영자 측에선 대략 두 세차례에 걸쳐 '본인들과는 관련이 없다' '이용 후기를 남기는 곳에 다른 내용을 쓰지 말라'는 간략한 공지를 올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네티즌들은 해당 중식당을 조롱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및 중국공산당을 비판했다. 일부 네티즌은 홈페이지를 해킹하는 데에도 성공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 네티즌이 '운영자 아이디 및 비밀번호'라며 올린 글이 있었던 것이다. 이에 홈페이지를 접속하자마자 뜨는 팝업창에는 온갖 욕설과 소위 '패드립'이 난무했다.

결국 25일까지는 정상적으로 접속이 되던 공식 홈페이지가 26일엔 접속 불가 상태로 바뀌었다. 해당 중식당 측에서 의도적으로 홈페이지를 내린 것인지 네티즌이 해킹을 통해 홈페이지 접속을 막은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이로 인해 홈페이지 기록을 발췌하는 것도 불가한 상황이다.

26일 현재 해당 중식당 홈페이지가 접속이 불가한 상황. [사진=중식당 홈페이지]

다만 공식 홈페이지 외에 다른 플랫폼에 구축돼 있는 홈페이지는 접속이 가능하며, 식당 SNS 또한 살아 있다. 이 홈페이지에는 별도의 게시판이 없어 악플을 남길 수 없는 상황이며, 해킹을 해도 실익이 적어 네티즌의 표적이 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SNS에도 최신 글에 일부 악플이 남겨진 것 외에는 네티즌들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한편 이날 언론의 추가 보도에 따르면 한국 방첩당국은 이 중식당 외에도 추가 비밀 거점 2곳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 중식당에서 열린 한중 행사에 다녀온 참가자에 따르면 왕 씨가 속한 중국 관련 단체가 해당 행사를 기획했는데, 그 자리에서 '중국공산당 통일전선부' 관리를 받는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 것으로도 드러났다. 우리 수사 당국이 다소 늦은 바는 있지만 확실하게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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