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가 ‘100% 당원투표’로 당대표를 선출하는 것으로 방향이 잡힘에 따라, 유승민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뀐 룰이 ‘유승민 솎아내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 전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할지 여부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이 22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MBC 유튜브 캡처]
유승민 전 의원이 22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MBC 유튜브 캡처]

유승민 발언 1= “당 대표 출마 결심 안 서, 소명 찾는 중...윤 대통령에게 사감 없어”

유 전 의원은 22일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출마와 관련해, “확고하게 출마 결심이 선 건 아니다”며 “제가 대표가 돼 이 당을 정말 변화·혁신시킬 수 있느냐 그런 소명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전당대회 룰 개정에 대해서는 "저보고 나오지 말라, 유승민은 안 된다, 유승민 나와도 막겠다, 이 메시지임은 분명하다"며 "그건 오히려 제 도전정신을 오히려 자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당원 100%, 민심을 완전히 없애버렸다. 그게 1번 장치"라며 "2번은 결선투표제다. 1차 투표에서 1등 했는데 50%를 못 얻으면 2차 투표 가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 결집하겠다는 것이다. 이중의 장애물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 해석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해석"이라며 "다만 비대위나 윤핵관들이나 그분들이 인정을 안 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한 사감이 전혀 없다"며 "그렇게 쪼잔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유승민 발언 2=“윤핵관이 공천 좌지우지 하겠다는 것...내가 왜 반윤인가”

유 전 의원은 "핵심은 공천이라고 본다. 공천권을 장악한다는 것은 윤 대통령 1인 사당을 만드는 것"이라며 "윤핵관들이 공천에서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뭐든지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음 대선 걱정하기 전에 총선에서 우리가 승리해야지 윤석열 정부의 개혁, 법 하나하나가 통과될 수 있겠나. 지금 예산하고 법안 보면 알지 않나"라며 "윤석열 정부가 정말 성공하려면 대승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당대표를 뽑을 수 있느냐, 이게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왜 반윤(반윤석열)인가. 정치를 그렇게 하지 않는다"라며 "국민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이 정부가 성공해야 하지 않나. 이 정부가 실패하면 국민이 얼마나 불행해지고 나라의 미래가 얼마나 암울해지나"라고 지적했다.

정치 분석가, “유승민의 입이 아니라 발을 보면 당 대표 안 나설 듯”

출마 여부도 정하지 않은 유 전 의원의 입장에 대해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21일 CBS라디오에 출연, “유승민 전 의원은 출마하지 않을 것 같다”며 “입 말고 발을 봐라”는 입장을 밝혔다.

21일 CBS라디오에 출연한 정치평론가 윤태곤씨는 유승민 전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CBS 유튜브 캡처]
21일 CBS라디오에 출연한 정치평론가 윤태곤씨는 유승민 전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CBS 유튜브 캡처]

‘유승민 (전) 의원이 아직 출마 선언한 상태는 아니다. 본인의 입으로 반반이라고 얘기한 상태인데, 출마를 안할 가능성도 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윤 실장은 “김기현, 조경태, 안철수 이런 분들은 지방도 다니고 당내 행사 있으면 다 찾아가서 내가 이길 수 있는 적임자라고 한다. 이분들은 사실상 시작한 거다”라고 진단했다. 반면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쓴다든지 가끔 라디오 방송 나간다든지 그런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윤 실장은 유 전 의원의 마음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면서도 “입을 보지 말고 발을 보라 이런 이야기가 있으니까, 발을 보면 좀 안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번 당권 경선에 안 나가고 관망하면서 조금 더 과감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윤 실장의 이런 의견에 진행자 역시 “유 전 의원이 당연히 출마할 것 같은 느낌인데, 당에서 주류 의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안 나갈 가능성이 상당히 있어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맞장구를 쳤다.

20일 YTN 라디오에 출연한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 역시 전당대회 룰 변경과 관련한 진행자의 질문에 “아무도 공식적인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는데, 골대 변경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즉 모든 후보가 현재의 룰로 한다는 것들이 결정이 돼서, 내가 출마하겠다고 결정을 했는데도 바꾼다면 문제가 있지만, 지금은 ‘골대를 옮기는 게 아니라, 골대가 세워지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선투표제 도입으로 당원 50% 이상 지지 받아야 당 대표 선출 돼

유 전 의원이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與, 골대 옮겨 골 넣으면 정정당당한가’라는 언론사 사설의 링크를 올린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유 전 의원은 해당 글에서 자신의 입장을 따로 적지는 않았지만, 현행 ‘7 대 3’(당원투표 70%·일반 국민 여론조사 30%)인 대표 선출 규정을 변경하는 데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후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의 전당대회 규정과 관련해 “권력의 폭주, 해당 행위 혹은 서울 선거를 포기한 것”이라는 날선 비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비대위원은 “비대위원들이 폭거를 저질렀다는 것이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20일 YTN 라디오에서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 강한 비판을 했다. [사진=YTN 유튜브 캡처]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20일 YTN 라디오에서 유승민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YTN 유튜브 캡처]

김 비대위원은 유 전 의원이 말하는 민심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마음이 민심이라는 건지 정말 이해할 수 없다”면서, 유 전 의원이 당원으로서 과연 저렇게 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당에 대해 비난과 공격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기 당을 그렇게 공격하는 사람이 후보로 나오면 찍을 수 있겠냐는 주장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비대위원은 ‘결선투표가 도입됐기 때문에 후보 단일화를 할 필요성이 없어졌다. 따라서 굉장히 난립할 수 있고, 1‧ 2위 후보가 누가 될지도 알 수 없다’는 취지의 분석을 했다. 하지만 당원들에게 100% 선출권을 돌려줬으면, 당 대표가 되는 사람이 적어도 당원의 지지를 50% 이상 얻어야 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다고 강조했다. 그런 취지에 의해서 당원 100% 투표와 적어도 50% 절반 이상의 당원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대표가 되게 하자라는 취지로 결선투표까지 도입을 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심과 동떨어진 유 전 의원이 1,2위에 들지 못할 것이라는 점에서, 출마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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