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예상대로 미국을 방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가장 먼저 미국 워싱턴 백악관으로 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남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서로 간 긴밀한 관계를 재확인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만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일환으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제공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 계획은 전날인 21일(한국시각)부터 미국 CNN과 뉴욕타임스, 영국의 BBC 등 외신을 통해 보도되기 시작했다. 그가 먼저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남을 가진 뒤 미 의회에서 연설할 것이란 내용이었다. 다만 100퍼센트 확정된 것은 아니란 언급도 있어 실제 성사 여부가 주목됐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철도로 폴란드에 도착한 것이 CNN에 포착되면서 이는 기우였음이 밝혀졌다. 폴란드에 도착한 후에는 미군이 제공한 항공편을 통해 미국으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 프셰미실 기차역에서 포착된 젤렌스키 대통령. [사진=트위터]

백악관에서 만난 두 정상은 두시간 이상 미 대통령 집무실(Oval Office)에서 이야길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에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대화가 "서로에게 특히 의미 있었다"며 "서로의 눈을 보고 이야기했다"고 밝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정상은 대화를 나누는 동안 서로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재확인했으며 선물과 인사말, 농담을 주고받았다. 다만 다소 긴장이 형성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무기 등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을 얻기 위해 미국을 압박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기 지원에 대해선 나토 등 미국의 동맹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양국 정상의 대화 이후 이뤄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미국인들은매 순간 젤렌스키 대통령의 옆에 있을 것이며, 우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투쟁과 2023년에 계속해서 함께 하는 것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님 당신을 직접 경청하는 것은 미국인들과 세계에 중요하다"고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바라보고 의견 표명 중인 바이든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18억5천만달러에 상당하는 추가 군사 원조를 발표하기도 했는데, 여기엔 단일 패트리어트 미사일 포대가 포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패트리엇 미사일로 인해 우크라이나가 이번 겨울 방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전했다. 다만 미국의 원조안엔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탱크나 전투기는 포함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충분한 수의 탱크와 전투기가 있어야만 러시아군을 밀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패트리엇 미사일을 얻어낸 만큼,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단 평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패트리엇 미사일이 설치된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 거라고' 말씀하셨습니까? 그 후엔, 우린 바이든 대통령에게 더 많은 패트리엇 미사일을 원한다는 신호를 보낼 겁니다"라는 농담을 건네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직후 "우린 전쟁 중이다. (이런 농담을 해서) 정말 죄송하다"라고 부연하긴 했지만, 이는 단순 농담이 아닐 수 있단 평가도 나온다. 그만큼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무기 원조를 고대하고 있었음을 방증한단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엔 미국 의회에서 연설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그가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공화당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심사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날 때 입었던 올리브색 군복을 미 의회 연설에서도 입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방미에 군복을 입음으로써 우크라이나의 위급한 처지를 효과적으로 알리고, 군인을 존중하는 미국인들의 감성에 호소하려 한단 분석이다.

기자회견 중의 젤렌스키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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