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0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서 열린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화상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젤렌스키 대통령은 침공당한 자국의 현실 때문에 외국 방문이 어려운 상태라 화상 연결을 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오는 21일(현지시각) 침공 이후 처음으로 외국을 방문한단 소식이 전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남을 갖고 미 의회에서 연설을 할 것이란 계획이 유출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오는 21일(현지시각) 수요일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남을 갖고, 미 의회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미국의 CNN과 뉴욕타임스, 영국의 BBC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젤린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외국을 방문할 것인지에 대해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형국이다.

젤린스키 대통령의 방미(訪美) 소식은 이 계획에 정통한 네 명의 소식통들에 의해 유출됐다고 뉴욕타임스가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다만 이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안전 우려 때문에 익명으로 밝힌 상태라고도 전했다.

계획대로라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공동 발표에 참여키 위해 백악관을 방문하게 된다. 공동 발표는 바이든 행정부의 새 군사 원조 약속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 후엔 미국 의회로 가서 황금 시간대에 연설을 할 예정이다. 미국의 황금 시간대는 동부지역은 저녁 7시부터 밤 11시 사이, 중부 지역과 산지 표준시가 적용되는 주의 경우엔 저녁 6시부터 밤 10시까지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20일(현지시각) 저녁 양국 대통령의 만남을 확인해주기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 의회에서 이례적인 세션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것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를 암시하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에 더해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은 이날 모든 의원들에게 다음날 밤 세션에 직접 참석해 달라고 요청하는 서신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이 세션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펠로시 의장이 의원들에게 보낸 서신엔 "우린 우리 민주주의를 위한 지지 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을 위한 진보를 이뤄낼 법률제정으로 제117차 회기의 아주 특별한 세션을 끝마칠 것입니다"라고 적혀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젤린스키 대통령은 미국을 실제로 방문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군사 원조를 해온 미국 정부 및 의회에 감사를 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우크라이나 원조에 다소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공화당에 협조를 요청할 수도 있다. 공화당은 최근 새로이 입안된 약 500억 달러(한화 약 64조 2550억 원)의 우크라이나 원조안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승리만이 전 세계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라며 직접 미국 야당을 설득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땅을 직접 밟은 모습이 보도되기 전까지는 방미가 불확실하단 의견도 있다. 러시아의 겨울 재반격이 벨라루스의 참전과 함께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단 평가가 나오는 위중한 상황에서 대(對)러시아 항쟁의 구심점인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장을 비울 수 있겠냔 분석도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외신 역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가 100퍼센트 확실한 것은 아니라고 전한 상태다.

지난 12일(현지시각) 올라프 슐츠 독일 총리가 주재한 G7 화상 회의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석한 모습. 이날 회의에선 대러시아 추가 제재와 우크라 지원 등이 논의됐다. [사진=연합뉴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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