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 협상 마지막 날인 15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김진표) 중재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는 이날 오후 3시20분 국회 본청 민주당 대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장의 뜻을 존중, 중재안을 받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날 제시한 여야 협상 중재안은 ▲법인세 인하율 1%p(국민의힘 요구안은 3%p 인하 및 2년 유예안) ▲시행령에 의해 설립된 기관들에 대한 예비비지출 허용안 등이다. 이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오늘 중 협상을 매듭짓고 내일 중 예산안 처리를 완료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 대표는 이날 "국정을 책임져야 할 정부 여당이 예산안 처리를 방치하는 이런 무책임한 상황을 언제까지나 내버려둘 순 없다"라고 주장했다. 여야 협상이 늦어진 탓이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에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국회에서 예산안에 대한 여야 간 협상이 늦어진 까닭은 3대 세제 개편안에 대한 여야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인데, 이를 정부여당 때문에 '방치됐다'라는 게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주장인 셈이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법인세율 최고세율 25%에서 22%로 인하할 것과 중소 및 중견기업 과세표준을 5억원까지 10% 특례세율을 적용할 것을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최고세율(25%)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소득세의 경우, 최저세율(6%) 과세표준 1천200만원 이하에서 1천400만원 이하로 상향하자는 게 정부여당 입장이었으나 민주당은 1천500만원 이하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월세 세액공제의 경우, 정부여당은 공제율 10%에서 12%로 상향할 것과 총급여 5천500만원 이하 등은 12%에서 15%로 확대한다는 내용이었던 반면 민주당은 공제율을 15%로 더 늘린다는 내용이었다. 총 급여의 경우 17%로 늘려야 한다는 게 민주당 안이다.
금융투자소득세의 경우, 정부여당은 2년 유예 및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하자는 것이었고, 민주당은 유예안을 수용하는 대신 증권거래세율을 기존 0.23%에서 0.15%로 줄이고, 대주주 양도세 현행 유지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 안이었다.
사실상 이를 종합하면 민주당 안건으로는 위 세제안건에 대해 종래의 세금 부과율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었던 반면 정부여당은 낮추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세금을 낮추자는 게 정부여당 주장이었고, 예산안을 내세워 세금 부과를 안건에 대해 '초 슈퍼 부자 감세(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발언)'라며 야당이 반대해왔는데 협상 마지막 날에서야 "정부 여당이 예산안 처리를 방치하는 이런 무책임한 상황"라며 받아들인다는 주장을 이재명 당대표가 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늦게 긴급 비공개 의원총회를 통해 의견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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