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주(州) 알파라비 카자흐국립대에서 열린 제7회 평화통일기원 한민족 축제에서 북측 공연단이 예고 없이 김정은 찬양가를 불렀다고 조선일보가 21일 보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여성 3명으로 구성된 북한 공연단은 이날 고려인과 한국에서 온 관객 1000여 명 앞에서 북한의 가요와 민요 등 10곡 안팎의 노래를 불렀다. 그 가운데 ‘사랑의 빛발’을 포함한 3곡이 북한 김정은을 찬양하거나 체제를 선전하는 노래였다. 특히 ‘아버지라 부릅니다’란 제목의 노래의 가사 중 “정에 끌리며 스스럼없이 아버지라 부릅니다. 그 품만 믿고 우린 삽니다. 아 김정은 동지”에서 ‘김정은’이란 이름이 나오자 박수를 치며 공연을 보던 관객석은 일순 술렁였다고 전해졌다.

그 밖에도 “기적들과 행운을 불러 영웅조선 승리의 길 향도하는 곳(가리라 백두산으로)”와 같이 북한이 노동신문을 통해 ‘김정은 시대 빨치산 가요’라고 소개한 곡이 불렸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날 북한 공연단은 치밀하게 준비한 듯 체제 선전가를 불렀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노래인 ‘휘파람’으로 분위기를 띄운 후 ‘아버지라 부릅니다’를 부르고 객석에서 나와 관객과 포옹하는 퍼포먼스로 분위기를 돋운 후 ‘가리라 백두산으로’를 불렀다.

이 행사는 매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아시아협의회와 카자흐스탄 고려인협의회 공동 주최로 열렸다. 고려인의 이주를 기념하고 통일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다.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올해는 북한 예술단이 처음 공연에 참석했다. 북측은 이런 자리에서 노골적인 ‘체제 선전’을 감행했다.

북한 공연단은 사전에 주최 측에 공연 프로그램을 알리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또한 “행사에 불참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자신들의 공연 시간을 늘리길 요구했다고 한다.

북한은 전날(18일) 통일부 주최로 열린 국제학술포럼에도 참가해 ‘외세배격’ ‘연방제 통일’ 등을 주장했다. 지난 2월 삼지연관현악단을 한국에 보내 공연을 열 때고 논란의 소지가 있는 가사가 담긴 노래를 부르겠다고 주장해 갈증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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