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첫번째 예산안이 여야간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반토막 신세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2일 예산안 협상의 핵심 쟁점인 세제 개편안에 대해 "소수 초부자 감세만 외치는 정부·여당의 태도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라는 입장임을 밝혔다. 사실상 여야 협상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예산안 합의 처리를 위해 그동안 양보에 양보를 거듭하면서 협조할 만큼 협조해 왔다"라며 "이제 정부·여당이 양보해야 할 시간"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지금 정부와 정치권이 살펴야 할 곳은, 슈퍼대기업이 아니라 3고 위기 속에 벼랑 끝에 내몰린 중소·중견기업"이라며 "극소수 초부자가 아닌 정부 손길이 필요한 대다수 국민임을 명심해야 하며, (민주당은)소수 초부자 감세가 아니라 다수 국민 감세 추진으로 부담을 덜어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슈퍼대기업을 뺀 법인세 감면은 아예 필요없고 민생예산 증액도 되지도 않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서' 초부자 감세만 외치는 정부·여당의 태도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라며 "윤석열 정권은 오직 극소수 특권세력만을 위한 정부인가"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예산안 협상의 물밑 쟁점은 3대 세재 개편에 대한 입장차이에서 비롯됐다. 법인세 비율 인하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종합부동산세(종부세)에 관한 세금 부과율 인하를 두고서 국민의힘은 인하를 내세우고 있으나 민주당은 인하에 반대하면서 과세 대상자들의 범위를 축소조정하는 등의 방안이 언급되기도 했다.
이같은 협상이 물꼬가 트이지 못하고 봉착하면서 지난 9일 정기국회 마지막 날을 넘기게 됐고, 김진표 국회의장이 오는 15일 국회 본회의 시한을 내놓으면서 3일간의 협상 잔여일이 남게 됐다. 민주당은 자체 예산 수정안을 내놓겠다고 밝힌 상황.
박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국회에서 만난 기자들로부터 '민주당의 수정안은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에 "(예산 규모를)2조원 안되는 규모로 최소화시켰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워장은 이날 부산의 부산항 국제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 비대위 회의를 마친 후 만난 기자들에게 "(여야 협상이)전체적으로 법인세 문제, 세제 문제에 대해 (민주당이)버티고 있다"라며 "긴밀히 상의해서 조만간 결론을 내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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