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 쓰는 화물연대, 파업 동력 꺾인 이유는 ‘배부르기’ 때문?
힘 못 쓰는 화물연대, 파업 동력 꺾인 이유는 ‘배부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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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직장인보다 매월 평균 92만원 더 버는 화물차주들..."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은 다들 먹고 살만하기 때문에 NL주사파 지도부와 달리 극한으로 치닫는 투쟁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파업(운송거부)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찾아 화물차 운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파업(운송거부)이 이어지는 가운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찾아 화물차 운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이 2주째에 접어들면서 눈에 띄게 동력이 꺾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7일 오전 10시 기준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현황에 따르면 업무개시명령서를 받은 운송사 33곳과 차주 778명 중 운송사 19개와 차주 475명이 복귀했다. 주요 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평시 수준을 넘어 126%를 기록했다. 정부는 7일 업무개시명령을 따르지 않은 미복귀자 시멘트 화물차 기사 1명을 경찰에 고발하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충남에선 업무 복귀자를 향해 ‘객사할 것’이라고 협박한 내용의 현수막과 관련해 경찰이 조사에 들어갔다.

7일 오전 서울 중구 연세빌딩 앞에서 민주노총 화물연대 인천본부 주최로 열린 화물노동자 총력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7일 오전 서울 중구 연세빌딩 앞에서 민주노총 화물연대 인천본부 주최로 열린 화물노동자 총력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집회 참가인원도 대폭 줄어들었다. 총파업 14일째인 7일 오전 10시 기준 화물연대 집회 참가인원은 4400여명이다. 이는 화물연대 전체 조합원 2만 2000여명의 약 20% 수준으로 출정식(9600명) 대비 46% 가량 줄어든 것이다. 철야대기 인원은 지난주까지 평균 3200여명 수준이었지만 6일에는 1460명에 불과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주력 부대인 현대중공업 노조는 6일 새벽 사측과 임금, 단체협상(임단협)에 잠정 합의해 총파업 참여를 유보했다. 민노총 공공운수 노조 화물연대 전남지역본부 조합원들도 광양항에서 속속 업무에 복귀하고 있다. 파업은 이번 주말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1996년 정부의 노동 개혁을 총파업으로 좌초시키고 광우병 난동을 선동하며 박근혜 탄핵 집회를 주도했던 막강 민노총이 허약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화물연대 파업 동력이 급격하게 꺾인 이유 중 하나로 조합원인 화물차주들의 높은 수입을 들었다.

김준용 국민노동조합 사무총장은 7일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결코 못 먹고 못 사는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조사한 바로는 화물차주들은 평균 1인이 2.6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도시근로자 평균 임금보다 2배 이상 벌어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사람들이 ‘생존권’ 운운하는 것은 국민들을 속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개인사업자인 화물차주들은 직장인들보다 월평균 수입이 더 많다.

정부기관인 한국교통연구원의 ‘2021년 화물운송시장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화물차주의 월평균 매출 1006만원, 월평균 지출액(차량할부금, 유류비, 통행료, 보험료, 수선비 등) 630만원으로, 월평균 수익은 376만원으로 나타났다. 화물차주의 평균 운전경력은 21.3년, 평균연령 54세, 일평균 운행거리 391.8km, 일평균 11.9시간 노동, 월평균 운행일수 22.4일이었다.

안전운임제를 적용받는 화물차주의 월평균 순수입(유가보조금 포함)은 컨테이너의 경우 2019년 300만원에서 2021년 373만원, 시멘트의 경우 2019년 201만원에서 2021년 424만원으로 각각 73만원(24.3%), 223만원(110.9%)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월평균 노동시간은 컨테이너가 월 15.6시간, 시멘트라 월 42.6 시간이나 줄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1년 직장인 평균 월급은 세전 331만원으로, 세후 실수령액은 284만원이다. 즉 화물차주는 직장인보다 매월 평균 92만원을 더 많이 버는 것이다.

민경우 대안연대 공동대표는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은 다들 먹고 살만하기 때문에 극한으로 치닫는 투쟁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지도부인 NL 주사파들은 정치투쟁이 목표지만 일반 조합원들은 정부의 눈치를 보면서 적당히 싸우다가 이익을 챙기는 것이 목표다. 지도부와 일반 조합원들의 이런 간극을 치고 들어온 것이 바로 윤석열 정부”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도 파업 동력을 꺾은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됐다.

김준용 사무총장은 “지난 6월 대우조선이 파업할 때 정부에서 떼법, 불법을 묵인하고 물러났지만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법과 원칙을 가지고 엄격하게 대응하니까 동력이 꺾인 것”이라고 했다.

지난 5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40%에 육박했다. 리얼미터는 지지율 상승은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에 대한 정부의 강경 대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법과 원칙이 바로 서는 나라를 만들 것”이라며 “그것이 사회의 진정한 약자를 보듬는 길이고, 지금의 복합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길”이라고 했다. 이는 화물연대의 운속거부 파업에 원칙 대응한다는 정부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됐다.

또한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화물연대의 불법 파업은 “북한의 핵 위협과 마찬가지”라며 “불법행위와 폭력에 굴복하면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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