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일부 당권 주자들을 '성에 차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비판하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 차출설에 선을 긋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워낙 예뻐하니 더 귀하게 쓰려고 할 것이라면서 부정적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나 부위원장은 자신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압도적 1등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나 부위원장은 6일 CBS라디오에서 주 원내대표의 최근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대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초청포럼에서 황교안, 김기현, 윤상현, 조경태, 권성동, 나경원, 권영세 의원 등을 거명하면서 "당대표 후보로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확신이 있는 사람이 안 보인다는 게 당원들의 고민으로, 다들 성에 차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나 부위원장은 "그동안 나온 사람들은 다 '문제 있다'고 매도하는 것이 우리 당의 고질병이고, 주 원내대표가 참 잘 하시지만 '내부 디스'는 내부 총질보다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나 부위원장은 당 지도부에서 차기 당대표에 대해 '수도권, MZ세대 소구력, 안정적 공천' 등의 조건을 강조하는 것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가리킨다는 해석을 놓고는 "한 장관이 나오셔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한 장관이나 대통령 입장에서 한 장관 차출에 부정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사실 이번 당대표는 희생의 각오가 있지 않고는 어려운 자리"라고 했다. 이어 "(이번에 뽑힐 당 대표는) 본인의 미래보다는 대통령의 뜻을 중시하고 잘 조율해가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축배가 될지 독배가 될지 어려운 자리이기 때문에 한 장관에게는 대통령이 험한 자리를 맡기지 않지 않을까 생각한다. 워낙 예뻐하시니까"라고 했다.

나 부위원장은 "이번 당대표는 대통령의 뜻을 잘 받아서 공천에 있어 실질적 민심과 일치해가는 굉장히 어려운 과정이 남았고 야당과 관계에서도 녹록지 않아 균형을 맞춰가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자리"라며 "지금 당대표 자리는 새 피가 하기는 어려운 부분도 있고, 총선 관리까지 쉬울까 생각을 해본다"고도 했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오는 전당대회에서 '당심' 반영 비율을 현행 70%에서 80~90%로 올리자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선 "전당대회를 코앞에 두고 룰을 바꾸면 괜히 특정 후보를 배제하거나 지지하기 위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저의 유불리를 떠나 큰 원칙으로 봤을 때 그렇다"고 거리를 뒀다.

2024년 총선 승리를 자신한 나 부위원장은 "총선을 이길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다시 회복하고 40%로 가고 있다. 결국 대통령 지지율로 치르는 총선인데, 최근 화물연대 파업 관련 보여주는 모습이 법과 원칙에 따른 법치공화국으로 대통령 지지율도 내년 총선이 되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나 부위원장은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그는 "제가 의사표현 한 것도 아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압도적 1등이고 2위 후보보다는 적어도 더블 가까이 나오는 것 같다"며 "아직 부위원장 50일 됐고 기후환경대사로도 일할 것이 많아서 조금 일 좀 더 해보고 싶다. (하지만) 전당대회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놓지는 않았다"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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