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앤드마이크가 5일 허락을 구해 최초 보도한 화물연대본부 충남 서부 탱크지회의 현수막 사진. 원 장관은 그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사진을 두고 "조폭행위 당장 멈추라"고 했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펜앤드마이크가 5일 허락을 구해 최초 보도한 화물연대본부 충남 서부 탱크지회의 현수막 사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그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사진을 두고 "조폭행위 당장 멈추라"고 했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펜앤드마이크는 5일 집단운송거부에 동참하지 않는 화물노동자 동료들에 대해 "오늘 길 바닥에서 객사할 것"이라고 저주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화물연대본부 충남 서부 탱크지회 명의로 경기 평택 부근에 설치됐음을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그날 자신의 SNS에 현수막 사진을 올리고 화물연대에 "조폭행위 당장 멈추라"며 일갈하는 한편 화물연대를 비판하는 글을 연달아 올렸다. 

원 장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은 본지가 최초 보도했던 사진과 동일하다.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한 사용자가 5일 오전 경기 평택 당진 중앙부두 쪽 항만 출입구에서 찍은 것이다. 현수막의 정확한 문구는 "지금 일하고 있는 의리없는 개 쌍놈들아/오늘 길 바닦에서 객사할 것이다!"다. 현수막 제작 주체는 화물연대본부 충남 서부 탱크지회로, 사진 촬영한 커뮤니티 사용자는 평택에 충남지회 현수막이 붙어 있는 이유에 대해 "충남 당진과 아마 연계돼서 붙인 것 같다"는 추측을 전한 바 있다. 

원 장관이 5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펜앤이 보도한 현수막 사진과 어느 화물노동자의 청원글을 첨부했고, 이를 두고 "조폭행위 당장 멈추라"라고 화물연대에 경고했다. [사진=페이스북]
원 장관이 5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펜앤이 보도한 현수막 사진과 어느 화물노동자의 청원글을 첨부했고, 이를 두고 "조폭행위 당장 멈추라"라고 화물연대에 경고했다. [사진=페이스북]

원 장관은 이 현수막 사진과 더불어 어느 화물노동자의 청원글 사진도 공개했다. 익명의 화물노동자는 원 장관에게 "제발 좀 살려달라"며 "지난번 6월 파업 때도 너무 고생했고 손실이 막대했다. 저희 차로 제품을 싣고 나오다가 화물연대에 들켜서 짐을 다시 내려놓고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창고를 여기저기 빌려서 미리 확보했지만 역부족이고, 수출물량 실어내야 하는데 차량 수배가 안된단다"며 "우리 나라가 자유 민주주의 국가가 맞냐. 부디 잘 해결하셔서 살려달라. 다 죽는다"고 호소했다. 

원희룡 장관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어느 화물노동자의 청원글. [사진=페이스북]

원 장관은 이 두 경우를 일컬어 "조폭행위 당장 멈추십시오"라고 했다. 이는 '총파업' '집단운송거부'라는 집단적 목표의 완전한 실현을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화물연대의 비뚤어지고 왜곡된 투쟁 의식을 비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화물노동자라면 마땅히 화물연대의 대의에 동참하고 따라야 한다'는 인식도 엿보이는데, 화물연대의 이러한 독선적·전체주의적인 성향이야말로 '조폭행위'란 것이다.

이날 원 장관은 페이스북에 이 글을 포함해 총 5개의 게시물을 통해 화물연대와 건설노조, 그 상위 단체인 민주노총의 폭력적·비타협적인 면에 '융단폭격'을 가했단 평가다. 특히 지난달 26일 화물연대 김해지부에서 발생한 '쇠구슬' 사건에 대해서 "참 잔인하다"며 "동료에게 쇠구슬을 쏘다니요. 화물연대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동료의 생명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것입니까? 이런 화물연대는 '조폭'입니다"라고 했다. 원 장관은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노동계를 제 세상인양 활개치는 조폭들을 확실하게 정리해, 노사 관계가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상식적으로 규율되는 노사법치주의를 확립하겠다"라고도 했다.   

원희룡 장관이 지난달 말 발생했던 '쇠구슬' 사건 관련해 페이스북에 남긴 글. [사진=페이스북]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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