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출 성장세가 올해 들어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 가장 높았던 수출 증가율은 8위로 내려앉았다.

세계무역기구(WTO) '월간 상품수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분기 수출액은 1천454억2천7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1% 증가했다.

올해 1분기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세계 교역의 약 90%를 차지하는 주요 71개국의 평균 증가율인 13.8%보다 낮았다.
 

수출 규모가 가장 큰 10대 수출국 중 수출 증가율은 8위에 그쳤다. 한국보다 증가율이 낮은 국가(또는 지역)는 미국(7.9%)과 홍콩(4.9%)밖에 없었다. 미국은 지난해 7.5%에서 7.9%로 소폭 상승했으며, 홍콩은 지난해 13.5%에서 4.9%로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10대 수출국 중 프랑스(20.2%), 벨기에(19.5%), 이탈리아(19.3%), 독일(18.8%), 네덜란드(18.6%), 중국(14.3%), 일본(10.2%)의 수출이 한국보다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수출 증가율이 한자리수였던 프랑스(0.9%), 벨기에(4.6%), 이탈리아(5.8%), 독일(4.9%), 중국(7.2%)은 올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중국과 독일, 미국은 수출액이 한국보다 2~3배 높지만 지난해 대비 높은 수출증가율을 보였다.

수출 규모 순위도 작년 6위에서 올해 7위로 한 단계 내려왔다. 이런 통계는 비록 1분기에 한정됐지만, 작년의 상승세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작년 한국의 연간 수출 증가율은 15.8%로 10대 수출국 중 1위를 기록했다. 주요 71개국의 수출 증가율인 10.0%보다도 크게 윗돌았다. 작년 1분기 수출 증가율도 10대 수출국 중 가장 높은 14.7%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수출 증가율인 10.1%도 나쁜 수치라고 볼 수는 없으나 세계적으로 수출 동력이 살아나는 상황과는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1월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22.3%나 성장하며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그러나 2월에는 3.3%, 3월 6.1%를 기록했으며, 4월 수출은 1.5% 감소하며 18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작년 4월 실적이 워낙 좋아 올해에는 상대적으로 적어 보이는 기저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반도체 편중,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등 다른 주력 산업의 부진, 근본적인 수출 경쟁력 약화 등을 지적하며 수출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도 있다.

2017년 수출 증가율이 2015∼2016년 수출이 2년 연속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측면이 있으나 4월의 하락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수출 둔화 폭이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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