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통계청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0% 상승했지만 전월보다는 0.7%포인트(p) 둔화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10(2020년=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5.0% 올랐다. 

5%가 넘는 상승률은 지난 5월(5.4%) 이후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7월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인 6.3%까지 오른 뒤 8월 5.7%, 9월 5.6%로 낮아졌으나 10월에는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5.7%로 오름폭을 키웠다.

11월 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상당폭 내린 데에는 농축수산물 가격 영향이 컸다. 농축수산물은 0.3% 올라 전월(5.2%)보다 상승 폭이 크게 둔화했다. 양파(27.5%), 무(36.5%), 감자(28.6%) 등은 올랐지만 쌀(-10.0%), 오이(-35.3%), 상추(-34.3%), 호박(-34.9%), 사과(-8.0%), 고구마(-13.5%) 등 가격은 떨어졌다.

축산물은 1.1% 올랐다. 돼지고기(2.6%), 닭고기(10.2%)는 올랐으나 국산 쇠고기(-2.4%) 가격은 내려갔다. 고등어(8.3%), 오징어(15.2%) 등이 오르면서 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6.8%를 기록했다.

공업제품은 5.9% 올라 전월(6.3%)보다는 상승 폭이 둔화했다. 경유(19.6%), 등유(48.9%)는 올랐으나 휘발유(-6.9%), 자동차용 LPG(-3.2%) 등이 하락하면서 석유류 가격이 5.6%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빵(15.8%), 스낵 과자(14.5%) 등 가공식품 물가는 9.4% 오르며 같은 달 기준으로 2008년(15.6%) 이후 최대 상승했다.

전기·가스·수도 요금 가격 상승률은 23.1%를 보였다. 도시가스(36.2%), 전기료(18.6%), 지역 난방비(34.0%) 가격 상승이 모두 반영되면서다. 전기·가스·수도는 지난 10월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서비스 물가 중 공공서비스 물가는 0.8% 올랐다. 유치원 납입금(-19.1%), 사립대학교 납입금(-0.8%) 등은 하락했으나 외래진료비(2.3%)와 국제항공료(14.1%)가 상승했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6.2% 올랐다. 이 중 생선회(9.0%) 등 외식 물가는 8.6% 올랐다. 전월(8.9%)보다는 상승률이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외식 외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4.5%를 기록했다.

집세는 전세(2.2%)와 월세(0.8%)가 모두 오르면서 1.6% 상승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5.5% 상승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그리고 전기·가스·수도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다"면서 "다만 채소 등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가격의 오름세가 많이 둔화하며 상승 폭은 전월보다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어 심의관은 "우유 가격 인상에 따른 가공식품 물가 상승세와 지난해 12월 국제유가가 낮은 점을 고려해 석유류 가격 오름세가 확대될 가능성은 있지만, 농축수산물 가격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고 개인서비스 가격도 안정되면서 지금 수준에서 물가가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경기 둔화 우려가 증대되는 상황에서 수요 측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과 올해 상당히 높았던 물가 역기저 효과까지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가는 지금보다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기대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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