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씨(오른쪽)가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종합민원실에 중국어선 조사요청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김기윤 변호사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0.26(연합뉴스)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씨(오른쪽)가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종합민원실에 중국어선 조사요청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김기윤 변호사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0.26(연합뉴스)

서해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격당한 해수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유족은 1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말장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일갈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앞서 입장문을 통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대해 “안보 사안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지 말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서해 사건은 당시 대통령이 국방부, 해경, 국정원 등의 보고를 직접 듣고 그 보고를 최종 승인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문 전 대통령은 정권이 바뀌자 부처 판단이 번복되었고 판단의 근거가 된 정보와 정황은 달라진 것이 전혀 없는데 결론만 정반대가 되었다며 “그러려면 피해자가 북한해역으로 가게 된 다른 가능성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입장문은 검찰이 최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에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문 전 대통령의 입장문이 발표되자 이대준 씨의 친형인 이래진 씨는 즉각 반박문을 발표했다. 이 씨는 “문재인 정권의 안보 부처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을 망각하고 동생이 사망한 직후부터 월북 조작을 먼저 시도했다”며 “(문 전 대통령의) 말장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했다.

이 씨는 2020년 9월 22일 오후 3시 30분 동생 이대준 씨가 북한군에 체포됐다는 첩보를 취득한 뒤에 문재인 정권의 안보부처인 청와대, 국방부, 국정원, 안보실, 통일부는 조난방송을 하지 않고 북한에 송환요청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신 그날 오후 9시 47분경 북한군에 의해 동생이 피살당하고 시신마저 훼손당한 뒤 불과 한 시간도 안 된 10시 50분경부터 인천해경 수사과에서 이 씨에게 전화를 걸어 동생이 평소 북한을 동경했느냐, 월북 의심이 갈 행동들을 했었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씨는 문 정권 안보부처들이 최근 감사원 조사에서 밝혀진 한자(漢子)가 표기된 구명동의가 있었다는 사실과 팔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는 내용을 은폐하고, 조류예측 시스템을 선택적으로 취사하여 자진 월북의 근거로 삼았으며, 국방부 국정원 SI첩보에서도 선택적 취합으로 동생의 육성이나 사실적 증언보다 북한국간 상호 교신 내용 중 “월북했어”라는 대화 내용만 취사선택해 월북의 근거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 안보부처들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을 망각하고 합작으로 집단 공모해 월북 조작부터 시작했다며 “월북으로 몰아가려는 구명동의에 관한 것부터 거짓으로 조작하여 은폐했음에도 (동생이) 왜 북한 해역에 유입되었는지를 증명하라는 말장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정권이 바뀌자 부처 판단이 번복되었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문 정권이 무슨 짓을 했는지는 검찰과 재판부를 통하여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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