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의 분당(分黨) 가능성을 또다시 언급하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당이 '이재명 사법 리스크'에 매몰돼 분당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재명 대표를 향해 "고양이의 탈을 쓴 호랑이"라 빗대며 민주당이 위기에 처한 데 대해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박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 K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분당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 때 제가 (이 대표가) 고양이의 탈을 쓴 호랑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요지의 이야기를 했다"며 "그것과 유사하게 돼 굉장히 가슴이 아프다"고 답했다.

박 전 장관은 지난 5월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및 공천 확정을 놓고 "문득 민화에서 보았던 '고양이 탈을 쓴 호랑이' 그림을 떠올리게 했다. 정치인들은 가면을 쓰고 사는 존재라고들 하지만, 한편으로 가장 진심과 본질이 중요한 사람들"이라며 "기왕지사 이렇게 된 것 크게 품고 눈감아 주자는 조언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다가올 미래가 너무 혼란스러워 보인다"며 당의 분열을 우려했었다. 

지난 6월 말에도 박 전 장관은 이 대표의 당 대표 도전을 앞두고 "당이 굉장히 혼란스럽고 분당 가능성이 있지 않으냐 걱정이 많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전 장관은 전날 인터뷰에서도 '이재명 사법 리스크에 때문에 꼼짝 못 하고 있다'는 질문에 "현재의 민주당 상황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이다"라며 "예상됐던 부분은 그대로 한 축으로 두고, 오는 2023년 다가올 경제 위기와 관련된 민생 부분에 있어서 민주당이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어떻게 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민주당은) 미래와 경제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지금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민주당이 전략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서 국민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국민들의 가슴에 와닿게 만들고, '그래, 민주당이 있어서 우리가 희망을 가질 수 있어', '민주당이 있어서 따뜻해질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을 줘야 된다"고 말했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이낙연 등판론'에 대해서는 "당장 귀국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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