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차' 논란...주말 오후, 서울 흥인지문 사거리에 차량 4대 줄줄이 불법주차
민주당 관계자들 “잠깐 세운 것…이해해달라” ‘뻔뻔’ 해명
시민들 “불법정차도 국회의장 특권이냐”분통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출신 국회의원 정세균 국회의장이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구청장 민주당 후보의 선거운동 유세 행사에 참여하면서 도로에 불법으로 차량을 주차해 지나던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줬다.

일반인이라면 상상하기 힘든 대로변 불법주차지만 민주당 관계자들은 당연한 듯 교통 통제까지 나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관계자들이 ‘불법주차’까지 국회의원의 특권으로 인식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 의장은 19일 오후 3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흥인지문 사거리에서 종로5가 방향으로 우회전하는 도로 위에 자신의 전용 차량을 포함한 4대의 차를 불법 정차한 채 김영종 더불어민주당 종로구청장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정 의장은 종로구가 지역구인 국회의원이다.

김영종 더불어민주당 종로구청장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정세균 국회의장 (사진=이슬기 기자)
김영종 더불어민주당 종로구청장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정세균 국회의장 (사진=이슬기 기자)

정 의장의 차량 4대가 버스전용차선을 포함한 3차선 도로 중 1차선을 차지해 일대에 극심한 교통난이 유발됐다. 서울 도심 한복판인 흥인지문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자마자 차량 4대가 줄줄이 서 있어 정체 현상이 뚜렷했다.

현장에 도착한 교통 경찰이 “차를 빼라”고 지도했지만 헛수고였다. 파란색 옷을 입은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은 오히려 불법주차된 차량 앞에 서서 우회전하는 차량들이 이 차들을 피해 돌아가도록 손짓을 하고 있었다. 맞은편에는 불과 300m 거리에 공영주차장이 줄줄이 있었다.

정세균 의장이 불법주정차한 도로 바로 맞은편에는
공영주차장이 즐비했다.
지도에 표시된 A,B,C,D,E,F,G,H 등이 모두 공영주차장
(사진=네이버지도 캡처)

한 시민은 이들이 시민들의 항의에도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불법정차에 대해 항의하자 이들은 오히려 '잠깐 차를 세워둔 것일 뿐이니 너그럽게 이해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며 "국회의장 의전을 위해 다수의 시민들은 불편을 겪어도 된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차를 타고 현장을 지나던 또 다른 시민 김모씨도 “갑자기 차가 너무 막혀서 사고가 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종로구청장 선거사무소 개소식 때문이었다”며 “국회의장이면 경찰의 지시에도 따르지 않고 도로에 불법 주정차를 해도 되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좌) 김영종 더불어민주당 종로구청장 후보의 선거사무소 입구(우) 취재하려 하자 이를 막아서는 민주당 관계자들
(좌) 김영종 더불어민주당 종로구청장 후보의 선거사무소 입구
(우) 취재하려 하자 이를 막아서는 민주당 관계자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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