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화물연대 총파업 관련해 정부와 화물연대가 교섭에 나섰다. 어명소 국토부 제2차관과 화물연대 관계자들이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화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8일 정부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화물연대가 파업 닷새만에 대화의 장에 마주 앉았으나 서로 간 입장차만 확인한 채 끝났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업무개시명령 의지를 드러낸 반면 화물연대는 파업을 계속 이어나갈 전망이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정부와 화물연대 간 사태 해결을 위한 교섭이 시작됐으나 약 1시간 반만에 결렬됐다. 이와 관련해 화물연대는 "국토부와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각 요구안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낼 것이라고 말했으나 어명소 국토부 제2차관은 '국토부가 답변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답변만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측에선 교섭에 나서더라도 화물연대 측에 양보할 생각은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2년 연장을 제외하고는 (화물연대의) 어떤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타협하지 않겠단 입장을 밝혀 왔었던 것. 그러면서 정부는 지난 24일 총파업 개시 이후 여러 차례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의사를 밝혀 왔었다. 이날 윤 대통령이 실제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노사업무개시명령을 내리겠단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노사 법치주의'를 언급했는데,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에 따르면 이는 "노측의 불법행위든 사측의 불법행위든 법과 원칙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정부와 화물연대 모두 이날 교섭이 성사되리라곤 기대하지 않고 나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화물연대 측의 파업이 야기할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이날 오전9시 육상화물운송분야 위기경보단계를 기존의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또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그 장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맡았다. 이 장관은 "집단운송거부로 국가 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가 예상된다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는 한편 정상적인 운송보호를 위한 경찰의 신속대응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란 입장을 밝혔다.

업무개시명령은 오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될 예정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게 된다. 이는 정부와 화물연대가 다시 만나 교섭을 한번 더 진행하기로 약속한 30일보다 하루 빠르기 때문에, 실제로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질 경우 교섭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정부와 화물연대의 교섭이 결렬된 후 화물연대 관계자들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정부와 화물연대의 교섭이 결렬된 후 화물연대 관계자들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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