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국내에 도입되는 애플페이가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지각 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 충성 고객인 MZ세대 소비자 10명 중 7명 정도가 “애플페이를 사용하겠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내 출시된 아이폰 '탭투페이' 기능.[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미국내 출시된 아이폰 '탭투페이' 기능.[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스페인에서 근무하다 최근 귀국한 직장인 김모씨(30세)는 국내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어, 너무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삼성폰으로 바꿀 것을 고민하던 김씨는 조만간 국내에 애플페이가 상륙한다는 소식에 안도했다.

12월 1일부터 애플페이 서비스 시작, MZ세대 호응이 최대 변수

대학생 이모씨(23세)도 “이제 아이폰 사용자도 지갑을 두고 다닐 수 있다니, 너무 기쁘다”며 애플페이가 되는 곳만 다닐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현재 애플페이가 도입된다는 관련 뉴스를 스크랩하며, 애플페이가 가능한 가맹점들을 체크하고 있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애플페이 조만간 시작된다는 소식을 공유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페이는 현대카드와의 독점 제휴를 통해 이르면 12월 1일부터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카드가 1년간 국내 배타적 사용권 계약을 맺었으며, 현재 금융당국이 애플페이와 관련한 약관 심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현재 정식 출시를 위한 막바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페이가 본격적으로 들어올 경우 국내 시장은 삼성페이, 구글페이에 애플페이까지 글로벌 스마트폰 기업 간의 ‘간편결제 3국지’가 펼쳐지게 된다.

간편결제란 실물 카드와 통장을 스마트폰에 내장해, 지갑에서 굳이 플라스틱 카드를 꺼내지 않고도 온·오프라인에서 스마트폰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각종 카드가 든 두둑한 지갑은 옛날이 된 지 오래다. 특히 지난 7월부터는 모바일 운전면허증까지 발급되기 시작해, 간편결제 서비스가 더욱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될 경우, 삼성전자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광고’를 새로 시작했다. 애플페이에 대한 경계감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페이가 최근 갑자기 광고를 새로 시작해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삼성페이가 최근 갑자기 광고를 새로 시작해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애플페이 확장성 한계, 결제기반인 NFC 단말기 국내 보급률은 10% 이하

애플페이의 성공 여부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률에 달린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이 그간 국내 시장 진출에 회의적이었던 것도 국내에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전용 단말기가 부족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애플페이는 NFC 기술을 기반으로 결제를 진행한다. NFC는 무선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단말기와 정보를 공유해 결제를 진행하는 방식인데, 현재 NFC 단말기의 국내 보급률은 10%도 안 된다.

반면 삼성페이는 NFC와 함께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을 함께 지원한다. MST는 카드 마그네틱을 통해 정보를 전송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국내 대부분의 점포에서 MST 단말기를 쓰고 있다.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결제부터 대중교통 이용까지 모두 손쉽게 할 수 있어 삼성페이는 통화 녹음과 함께 갤럭시만의 차별화된 기능으로 꼽혔왔다.

따라서 애플페이가 초기에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애플페이는 당분간 NFC MST와 NFC를 함께 지원하는 결제 단말기를 보유한 일부 점포에서만 시범적으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카드와 독점으로 계약한 만큼, 애플페이를 이용하려면 현대카드를 새로 발급받아야 하는 것도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페이를 간절히 기다려온 MZ 세대를 중심으로 애플페이 지배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높다. 이미 해외에선 보편화된 NFC 단말기가 애플페이 출시를 기점으로 국내에서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최근 들어 MZ 세대를 중심으로 아이폰 선호 현상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트래픽 분석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아이폰의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해 올 하반기 30%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아이폰을 쓰지 않으면, 은근히 왕따를 당한다는 말까지 도는 정도이다.

애플페이의 성공 여부는 NFC 단말기 보급률에 달린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애플페이의 성공 여부는 NFC 단말기 보급률에 달린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애플페이에 대한 궁금점 3가지를 체크한다.

① 온라인몰 사용 조건=해외결제 가능한 현대카드 소지해야

한국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의 하루 평균 오프라인 간편결제 거래 규모는 4,490억원으로 2016년의 640억원과 비교할 때, 4년새 7배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온라인몰 구매가 일상화됐기 때문에, 온라인몰에서 애플페이가 가능한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 각 온라인몰에서는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 개발이 한창 진행중이다. 이 시스템 개발이 완료될 경우, 온라인몰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현대카드 중에서도 해외 결제가 가능한 VISA나 마스터가드만 가능하다. 따라서 국내 결제 전용 카드를 소지한 소비자들은 이 기회에 해외 결제가 가능한 카드로 바꿔야 한다.

② 체크카드 사용자들, 애플페이 사용 조건 까다로워 

애플페이와 현대카드가 1년 독점했기 때문에, 체크카드도 현대카드에서 발급된 것이어야 한다. 다른 카드사와 달리 금융업무를 하지 않는 순수한 카드기업이기 때문에, 현대카드에는 체크카드가 없는 것으로 아는 소비자가 많다.

현대카드에도 체크카드가 있기는 하지만, 종류가 많지 않다는 점이 단점이다. 체크카드 또한 해외결제가 가능한 것만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현재 현대카드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보면 체크카드는 대부분 국내 전용이다.

현재 사용 가능한 체크카드는 SC제일은행-현대카드 X CHECK로 알려진다. 종류는 2가지인데, 하나는 캐시백 적립용이고 또하나는 M포인트 적립용이다. SC제일은행 체크카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따라서 현대카드가 이 부분을 조만간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③ MZ세대 관심사인 ‘교통카드 기능’은 아직 미확정

20대 여성 박모씨는 “대중교통을 비롯해 최대한 많은 가맹점에서 애플페이를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장 MZ세대의 편리성을 위해서는 교통카드에 애플페이 적용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교통카드 여부는 아직 미확정인 상태로 알려진다. NFC방식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티머니와의 인증 절차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교통카드의 경우 원래 NFC방식이기 때문에, 기존 신용카드 단말기와 달리 새로운 단말기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티머니 캐시비, 토스 등에서 인증만 하면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 티머니가 인증 절차에 필요한 국제표준 인증을 획득했다고 알려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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