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변에 집착하는 더탐사, 첼리스트의 밤 10시 이후 행적엔 왜 침묵하나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의 ‘유감’ 표명으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일단락 되어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의혹 제기의 또다른 한 축인 ‘시민언론 더탐사’는 사과없이, 24일 방송을 통해 ‘아직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첼리스트가 경찰에서 ‘거짓말’이라고 진술한 사실이 알려진 24일, 더탐사는 공지를 통해 “진실은 마치 송곳과 같아서 감추려 할수록 더욱 드러나게 마련”이라며 ‘경찰과 조선일보가 감추고 있는 사실을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더탐사, 첼리스트의 '거짓말' 진술에도 "진실 찾는 작업은 계속될 것" 주장 

더탐사는 이날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도 “첼리스트가 그렇게 진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진실을 찾는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왜 A씨가 전 남자친구에게 거짓말을 했는지, 경찰이 어떤 위치기록을 갖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진술을 뒷받침하는 물증이 있는지 확인해봐야 될 것 같다”며 후속 취재를 예고했다.

그러면서 “전해 듣기로는 A씨가 사실대로 이야기했을 때, 가족에게 미칠 불이익을 대단히 두려워했다고 한다. 경찰 조사를 조금 더 지켜봐야 될 것 같다. 지금 이 상황은 저희가 우려했던 결과 중 하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더탐사의 이런 태도에 대해 친야 성향의 맛칼럼니스트인 황교익씨도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며 “거짓말 중계를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황씨는 24일 자신의 SNS에서 "제보를 보도한 더탐사가 '스모킹 건' 운운하기에 뭔가 증거를 쥐었을 것이라 추측했으나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며 "좀 더 치밀한 취재가 있어야 하는데, 더탐사는 진실에 접근하려는 노력보다는 자극적인 영상을 만들어 내보내는 일에 열중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황씨의 비판에 대해 더탐사는 대법원 판례를 들어 반박하고 있다. 강진구 기자는 “이런 정도의 확인 취재를 통해서 의혹제기 하는 것 자체를 죄악시 하고 마치 물의를 일으킨 것처럼 (우리를 비판한다)”이라며 “언론 보도 진실성은 대법원 판례에 나와 있다. 설령 그 의혹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보도 당시에 의혹을 제기할만한 충분히 합리적인 근거가 있으면 그 보도는 진실하다고 판단한다. 대법원 판례다”라고 했다.

고립무원 상태에 놓인 더탐사는 이처럼 적반하장식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한 궤변을 폈다. 24일 오후 8시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제기한 궤변은 크게 2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조선일보가 단독 보도를 하게 된 경위와 경찰청의 행태에 관한 것이고, 둘째는 첼리스트에게 밤 10시 이후의 알리바이가 없어 ‘거짓말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① 궤변 1=조선일보와 경찰청의 협업이라고?

강진구 기자는 방송에서 “첼리스트가 남자를 속이기 위해서 거짓말이라고 한 것은, 첼리스트가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팩트”라면서도 이것을 단정지어서 청담동 술자리가 없어었다고 하기에는 ‘너무 마음이 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조선일보 기사가 보도된 당일은 한국과 우루과이의 월드컵 경기도 있기 때문에, “청담동 술자리를 ‘가짜뉴스’로 보도하면서, 월드컵 이슈에 묻어버릴려고 한 게 보인다”고도 했다. 따라서 “이것은 조선일보의 마음이라기보다는, 조선일보에 이걸 흘린 사람들의 마음이 급하다”며 그들의 초조함과 꼼수가 보인다고 했다. ‘그들’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맥락상 ‘조선일보에 흘린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 기자는 “일선경찰서에서 조선일보에 플레이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기자들도 경찰청에서 조선일보로 토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수사가 최종 결론이 난 것도 아니고, 중간에 공식 브리핑도 아닌 상황에서. 경찰청에서 누군가가 익명의 그늘에 숨어서 특정한 언론에 수사 진행사항을 미리 흘리는 것 자체가 떳떳치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② 궤변 2=오후 10시 이후의 알리바이가 없어...청담동 술자리 의혹 여전?

더탐사 박대용 기자는 “(첼리스트에게) 오후 10시 이후 알리바이가 없다”며 “첼리스트와 제보자 간의 통화 내용이 너무 구체적이어서 거짓이라고 믿긴 상당히 힘들다”라고 했다.

실제로 경찰은 첼리스트와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 등의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술자리 의혹 당일 오후 10시쯤 모두 술집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한 내용을 펜앤드마이크에서도 자세하게 보도했다. ▶펜앤드마이크 11월 22일자 ‘첼리스트 A씨 밤 10시에 청담동 술집 떠났다...가짜뉴스 엄벌 여론 비등’ 제하 보도 참조.

따라서 더탐사는 ‘밤 10시대를 보도한 것이 아니라, 자정 넘어서 새벽 3시까지를 보도한 것’이라며, 당초 청담동 술자리는 ‘3차’라는 새로운 주장을 펴고 있다. 국민일보나 조선일보는 ‘2차’만을 취재했기 때문에, 조선일보 보도에는 문제가 된 술자리 시간대의 행적이 나오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이것만 가지고는 청담동 술자리가 없었다고 단정짓는 건 저널리즘의 원칙에서 벗어난 보도 태도라고 꼬집기까지 했다.

청담동 술자리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10시 이후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와 함께 해?

더욱이 밤 10시 이후 첼리스트의 행적은 이미 다수의 보도를 통해서 알려진 바 있다. 특히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인 H씨와 시간을 같이 보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보자인 전 남자친구와의 설전이 공개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인 H씨가 첼리스트와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면, H씨가 조용히 숨죽이고 있는 점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더탐사는 이 부분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아, '밤 10시 이후 행적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제보자마저 첼리스트의 주장에 대해 ‘뻥’이라고 인정

게다가 제보자도 첼리스트의 ‘거짓말 진술’이 알려진 이후, 첼리스트에 대해 “뻥쟁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보자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개설한 트위터에서 첼리스트가 뻥을 쳤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뻥은 나한테만 칠 것이지, 왜 다른 사람에도 뻥을 쳤는지?’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첼리스트도 ‘술자리 의혹이 거짓’이라고 진술을 했고, 제보자인 전 남자친구도 ‘뻥’이라며 거짓임을 확인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첼리스트 측 박경수 변호사(법무법인 지름길)는 24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동석했다는 첼리스트 A씨의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제보자가 교제 당시 A씨에게 욕설을 자주 했고, A씨를 밀치는 등 폭행해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있었다”면서 “사건 당일에도 제보자가 A씨에게 새벽 3시까지 귀가하지 않는 이유를 추궁하자 A씨가 상황을 모면하려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했다.

변호사의 이런 인터뷰 내용이 알려진 뒤에도 강 기자는 24일 방송 마지막까지 첼리스트의 ‘술자리 주장’이 사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평소 귀가가 늦을 때마다 남자친구가 의심을 해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진실이 아닌 내용을 얘기한 것’이라는 첼리스트의 진술은 사실이 아니라고 봤다. 하지만 아무런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청담동 수사를 이대로 덮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반드시 수사지휘권 발동해서 (저를) 기소하라”고 요구했다. 기소된 이후 법원에서 진실 공방의 2라운드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