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정치판에 처음 공론화한 김의겸 민주당 의원. 그가 24일 제보 당사자의 진술에 거짓이 있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정치판에 처음 공론화한 김의겸 민주당 의원. 그가 24일 제보 당사자의 진술에 거짓이 있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24일 자신이 제기했던 '청담동 술자리'를 봤다고 한 당사자가 '거짓말' 진술을 했다며, 윤석열 대통령 등 술자리에 있었다고 지칭된 사람들에게 유감을 표했다. 이에 대해 여권에서 사퇴 요구가 빗발치는 한편 여론도 국회의원의 '한없는 가벼움'을 비판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청담동 술자리'를 봤다고 말한 당사자가 경찰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면서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 의혹을 공개적으로 처음 제기한 사람으로서 윤석열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도 "국정과 관련한 중대한 제보를 받고, 국정감사에서 이를 확인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다시 그날로 되돌아간다 해도 저는 다시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도 국민을 대신해 묻고 따지는 '의무와 책임'을 다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장에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장관 등이 참석했다며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 그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장관, 김앤장 변호사 30명이 지난 7월19일부터 20일까지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것. 

이에 대해 한 장관은 해당 주장을 강력 부인하며 "(장관)직을 포함해 다 걸겠다. 의원님은 무엇을 걸겠느냐"는 초강경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김 의원의 행태에 대해 "매번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해도 그냥 넘어가주고 책임을 안 지니까 자기는 그래도 되는 줄 알고 이러는 것 같지만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김의겸 의원의 '술자리 의혹' 제기에 "(장관직)을 포함해 다 걸겠다. 의원님은 뭘 걸겠느냐"며 공세에 나선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김의겸 의원의 '술자리 의혹' 제기에 "(장관직)을 포함해 다 걸겠다. 의원님은 뭘 걸겠느냐"며 공세에 나선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장관이 혐의에 대해 도리어 공세를 날리자 김 의원은 "국감장을 도박판으로 만들었다"고 재반박하고, "해당 술자리를 직접 목격했다는 생생한 목격담이 있고, 그 술자리를 주선했다고 지목된 인물이 거듭 사실을 인정하는 발언이 있었다. 그 발언들을 육성 공개했을 뿐"이란 입장문도 냈다. 입장문엔 "사실이라면 엄청난 국정 문란에 해당한다"는 말도 포함됐다.

김 의원은 더탐사가 제공한 "첼리스트 커플의 음성 녹취 제보"를 근거로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의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으나, 그 첼리스트는 내용이 다 거짓말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허위 제보를 한 이유는 전 남자친구를 속이기 위해서였다.

더탐사는 열린공감TV출신 인사들이 만든 인터넷 매체다. 이들은 열린공감TV 시절 제20대 대선에서 개표가 불과 30.0% 이뤄졌음에도 2.7%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던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의 승리를 선언했다 '개망신'을 당했다. 더탐사는 지난달 29일 일어났던 '이태원 참사' 관련해 친야 인터넷 매체 '민들레'와 협업해 사망자 명단을 유족 동의 없이 무단으로 공개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김의겸 의원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공론화할 수 있었던 근거는 더탐사에서 제공했다. 더탐사는 열린공감TV의 후신이라 할 수 있다. 열린공감TV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개표가 불과 30% 이뤄진 상황에서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확정됐다 발표했다가 '개망신'을 당했다. [사진=유튜브]
김의겸 의원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공론화할 수 있었던 근거는 더탐사에서 제공했다. 더탐사는 열린공감TV의 후신이라 할 수 있다. 열린공감TV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개표가 불과 30% 이뤄진 상황에서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확정됐다 발표했다가 '개망신'을 당했다. [사진=유튜브]

김 의원이 더탐사 자료에 대한 '팩트체크' 및 '증거검증' 없이 공론화해 결국 허위 의혹 제기였음이 드러나면서, 여론은 김 의원의 경솔함을 비판하고 있다. 일국의 입법부 구성원인 국회의원이라는 인사가 이렇게 한없이 가벼울 수 있냔 것이다.

한 네티즌은 "김의겸은 그냥 아무거나 지르고 '아님 말고' 하냐"고 비판했는데, 여기엔 "민주당 평소 습관인데 무슨 문제라도 (있냐)"란 댓글이 달렸다. 다른 네티즌은 "유튜버 렉카들도 모자라서 국회의원이 렉카짓이냐"라고 비판했다. '렉카'란 사설 견인차를 일컫는 단어로, 사건·사고가 났다 하면 가장 먼저 달려가 이러쿵저러쿵 참견하고 의견을 늘어놓는 행위를 말하는 신조어다.

또 다른 네티즌은 "흑석동 땅투기 김의겸이 누구한테 의혹 제기하냐"고 했으며 "누가 봐도 사과는 절대 아닌데"라며 김 의원의 태도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다른 네티즌은 "송구스럽다고 해도 모자랄 판국에 왜 유감 표명을 하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의 지난 활동 자체가 의심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어느 네티즌이 "얼마나 가짜 뉴스를 써왔을까. 기사 쓰면서 얼마나 기업, 사람들을 협박해 왔을까"라며 "특정인들에게 입맛 기사 써주면서 돈이나 명예 등의 '레벨 업'을 대가로 받아왔을까. 합리적 의심을 해본다"라고 했던 것이다. 김 의원은 한겨레에서 언론인으로 재직한 바 있다. 그의 거짓 의혹 제기가 자신의 과거 경력에 대한 불신마저 불러온 셈이다.  

한편 이와 관련해 여권도 김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전주혜 비대위원은 "국감장에서 대국민 거짓말 잔치를 한 셈"이라며 "아니면 말고 식 폭로를 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더이상 공인의 지위에 있어선 안 되는 인물"이라 했다. 김행 비대위원은 "국회에서 새빨간 거짓말 한 것이다"라며 "이게 바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전략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거짓말하며 혹세무민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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