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22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장경태 의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대통령실 1호 법적 조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통령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을 허위사실 부각 및 외교 국익 침해로 고발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장 최고위원이 (김 여사의) 캄보디아 심장병 아동 방문 사진에 대해 ‘최소 2∼3개의 조명 등 현장 스튜디오를 동원한 콘셉트 촬영’이라고 허위 발언을 했고 가짜뉴스를 SNS에 게시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장 최고위원의 고발사실을 밝힌 입장문에서 장 최고위원이 가짜뉴스를 퍼뜨렸다는 점, 외신에 근거가 있다는 허위사실을 부각했다는 점, 외교 국익을 침해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대통령실은 22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을 고발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대통령실은 22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을 고발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대통령실은 “우방국인 캄보디아 정부가 해당 일정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달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야당이 오히려 가짜뉴스를 퍼뜨리며 양국 간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국익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국민 혈세를 들인 외교적 성과를 수포로 만들려는 것으로 국민에게 피해가 직결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 최고위원의 ‘콘셉트 촬영’이라는 허위 발언이야말로 대한민국과 캄보디아 정부에 대한 결례이자 환아 가족에게 큰 상처를 주는 말”이라며 본인의 사과와 발언 철회를 요청했다.

장경태가 인용한 네티즌 A씨, “온라인 커뮤니티인데 외신이라는 장 위원은 비겁한 느낌”

장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캄보디아 소년을 안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사진과 관련해 “(김 여사가) 조명까지 설치하고 (촬영을) 했다”라고 주장했다. 구호 봉사가 아닌 외교 순방에서 조명까지 설치했다며 “국제적인 금기사항을 깬 것”이라고 했다.

연이어 20일에는 “외신과 사진 전문가들은 최소 2∼3개 조명까지 설치해서 사실상 현장스튜디오를 차려놓고 찍은 콘셉트 사진으로 분석한다”고 덧붙였다.

장 최고위원은 ‘외신 분석’이라며 네티즌 A씨가 지난 17일 올린 페이스북 글을 근거로 제시했다. A씨는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김 여사 사진을 분석한 게시물”이라며 “조명 3개를 이용해 연출된 사진이라고 쓰여 있다”고 했다.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라고 출처를 표기했음에도, 장 위원은 ‘외신’이라며 A씨의 글을 소개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아의 집을 찾아 건강 상태를 살피고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사진이 ‘조명’을 이용해 ‘콘셉트 촬영’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아의 집을 찾아 건강 상태를 살피고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사진이 ‘조명’을 이용해 ‘콘셉트 촬영’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A씨는 21일 추가 글을 통해 “장 의원이 제 게시물을 근거 자료로 첨부한 모양”이라며 “법적 논란이 생길 수도 있는 문제에 제 페이스북 게시글을 근거 자료로 사용한 장 의원에게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A씨는 “혹시 ‘빈곤 포르노’ 의혹 제기도 제 페이스북을 보고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했느냐”며 “‘레딧’은 외신이 아니라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다. 게시글에 분명히 밝혔는데 외신 분석이라니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젊은 사람이 조금 비겁한 느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김 여사 방문 당시 조명 사용 안해”

대통령실은 20일 대변인실 명의의 공지를 통해 “김 여사 방문 당시 조명을 사용한 사실 자체가 없다”며 “공당인 민주당의 최고위원이 사실관계를 확인조차 하지 않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데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 최고위원은 지금까지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장 최고위원은 ‘콘셉트 촬영’ 의혹 제기에 앞서 지난 1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빈곤 포르노’라고 문제 발언을 한 바 있다. 가난과 빈곤을 이용해 무언가 모금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비난한 것이다. 장 최고위원은 ‘빈곤 포르노는 본인이 만든 용어가 아니고 포버티 포르노그라피(Poverty pornography)라고 해서 여러 사전이나 학술논문, 언론에서 사용하는 용어’라며 철회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하고 있다.

일각에서 정치인의 언어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장 의원은 ‘빈곤 포르노’라는 말 자체가 사전에 있는 단어라며,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발뺌하는 장경태, “도둑질하는 데 조명을 켰다 안 켰다가 중요하겠습니까?”

심지어 대통령실의 고발 조치 이후에도 “허위사실을 유포한 건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22일 국회에서 의원총회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장 최고위원은 “기분 모욕죄, 기분 나쁨 죄 정도는 될 수 있겠다”며 “아동의 빈곤과 아픔을 홍보수단으로 활용한 빈곤 포르노를 찍은 건 맞다”고 다시 한 번 김 여사의 사진을 지적했다.

장 최고위원은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카메라 기종과 수행원이 몇 명인지도 알고 싶다. 카메라 핀 조명을 사용했는지도 알고 싶다”며 “그 진실은 대통령실에서 밝히면 된다.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도둑질하는 데 조명을 켰다 안 켰다가 중요하겠습니까?”라며 ‘콘셉트 촬영’을 재차 주장했다. [사진=채널A 캡처]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22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도둑질하는 데 조명을 켰다 안 켰다가 중요하겠습니까?”라며 ‘콘셉트 촬영’을 재차 주장했다. [사진=채널A 캡처]

장 최고위원은 재차 조명 사용 의혹을 제기하며, ‘조명 안 쓰고는 이렇게 나올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캄보디아의 전형적인 서민 주택인데 한국처럼 백열전등이 껴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 국회의원실에서도 조명 없이 찍으면 그런 영상이 나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대통령실이 ‘빈곤 포르노’ 발언 철회와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22일 MBC라디오에서 “도둑질하는 데 조명을 켰다 안 켰다가 중요하겠습니까?”라며 빈곤 포르노를 찍은 건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도둑질은 도둑질’이라는 입장인 셈이다.

장 최고위원은 “반사판도 없었는지, 그런 거 다 엄밀하게 공개해서 확인해주면 좋겠다”면서도 “조명이 있고 없고는 사실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촬영한 거 자체가 부적절한 행동이자 외교 결례이고 아동인권 침해 사례이다. 입장이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당초 조명 자체를 문제삼다가 지금은 ‘조명을 사용했느냐의 여부는 핵심적인 내용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상황이다.

커뮤니티 내용을 외신이라고 표현한 것은 과대포장, 법적 책임 인정될 듯

대통령실이 고발 조치를 한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법적 책임에도 이목이 쏠린다. 22일 채널A에 출연한 구자룡 변호사는 이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2가지가 문제될 수 있다”며 “성립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구 변호사는 “커뮤니티에서 보도된 내용을 인용하면서 외신이라고 표현을 했다. 이 부분은 허위로 과대포장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커뮤니티에서 퍼왔다고 하면 스스로도 근거가 없다는 점에서, 근거를 높이는 과대포장을 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법적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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