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새해 첫날 대미(對美) 위협과 동시에 남북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문재인 정부가 환영의 뜻을 보낸 직후 남북 간 '직통 전화'가 2년여 만에 재가동됐다.

북한은 3일 오후 판문점 연락 채널로 우리 측에 전화를 걸어왔다고 한다. 통일부 관계자는 "(3일) 남북 판문점 연락관 간에 통화가 이뤄졌다"며 "전화는 오후 3시 30분에 북한이 걸어왔으며, 전화와 팩스가 정상적으로 가동되는지 확인했다"고 전했다.

판문점 연락 채널은 앞서 지난 2016년 2월 북한이 먼저 끊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을 계기로 개성공단을 폐쇄한 데 대한 반발 차원이었으며, 이날 연결로 23개월 만에 복원됐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이 3일 오후 서울 정부청사에서 '판문점 연락채널 정상화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통일부)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이 3일 오후 서울 정부청사에서 '판문점 연락채널 정상화 관련 정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통일부)

남북 연락 채널 복원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남북관계에 있어 최우선으로 추진한 사안으로, 이번에 성사되면서 통일부가 북측에 제의한 남북 당국 간 회담도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통일부 제안대로 평창 동계올림픽 한 달 전인 '1월9일 고위급 당국회담'이 열릴지는 미지수다.

회담 의제는 북한이 일단 올림픽 참가에만 관심을 드러낸 상태로, 고위급 회담이 아닌 체육실무회담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 제기된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김정은의 위임에 따른 입장을 발표하면서 '평창올림픽경기대회 우리 측 대표단 파견을 위한 북남 당국간 회담'이라고 규정했다.

문재인 정부는 연락망 복원에 상당한 의미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부는 어제 우리측이 밝힌 판문점 남북 연락채널의 정상화 제안에 대해 북측이 호응해 나온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연락망 복원의 의미가 크다"며 "상시 대화가 가능한 구조로 가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