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 대표 조사시점 놓고 ’고심‘

대장동 의혹과 관련된 검찰 수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이어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두 사람이 구속됨으로써 이제 이재명 대표 조사만 남겨놓은 수순이다. 더구나 대장동 개발업자인 천하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21일 법정에서 "천하동인 1호 지분은 이재명 시장실 지분이라고 들었다"고 폭로함으로써 대장동 사건수사는 이재명대표를 향해 급발진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이와관련, 검찰은 지난 17일 정진상 실장을 구속한 이후 이 대표에 대해 언제 어떤 혐의로 조사할 것인지 수사시점과 방식을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이 대표에 대한 검찰수사는 대장동, 성남FC 후원금, 쌍방울의 변호사비 대납 등 세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 백현동 개발사업과 관련,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현재 세 사건 모두 의혹의 정점에 이 대표가 있는데다 관련 진술도 이어지고 있어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가 수사중인 대장동 사건의 경우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사업과 관련, 김용 부원장과 정진상 실장이 각각 8억7천만원과 1억4천만원을 받고 사업편의를 제공하는 문제를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의 진술을 확보해놓은 상태다.

실제 정 실장이 대장동 일당에게 받았다는 뇌물 1억4000만원 중 5000만원은 2014년 6월 지방선거 직전에 건네졌다는 것이 수사 결과다. 검찰은 그 돈이 당시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선거운동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 실장의 뇌물 혐의는 대장동, 위례신도시 사업과 연결돼 있다. 이 사업들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에 진행했다. 검찰은 정 실장이 이 대표 모르게 독자적으로 대장동 일당의 요구를 들어줬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고 한다. 검찰은 정 실장 압수 수색 영장에서 이 대표와 정 실장을 ‘정치적 공동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쌍방울의 변호사비 대납의혹은 현재 수원지검이 통합수사팀을 꾸려 수사중이다.

수원지검은 지난 9월28일 쌍방울그룹으로부터 수억원대의 뇌물 등을 받은 혐의로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이화영 평화부지사를 구속한데 이어 최근에는 쌍방울 그룹과 함께 거액의 달러를 밀반출해 이를 북한에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는 아태평화교류협회(이하 아태협) 안모 회장이 구속됨으로써 수사가 다방면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2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변호사비를 대납해주고 쌍방울이 추진하는 대북사업에 이 대표와 경기도가 특혜를 줬는지 여부가 수사의 핵심으로 이와관련해 검찰은 얼마전 경기도청에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수원지검의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의혹은 현재 검찰수사를 피해 베트남에 체류중인 것으로 알져진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귀국 여부가 관건이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의 사주인 만큼 변호사비 대납의혹과 대북 불법송금 문제 등의 진실을 가장 잘 알고있는 인물이다.

이와관련, 최근 김 전회장이 대리인(변호사)을 통해 검찰에 ”이 대표 관련 의혹 내용을 진술할테니 쌍방울그룹을 봐달라“는 식의 ’딜(Deal)’을 제안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김 전회장의 실제 귀국 여부 및 시점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검찰이 이 대표를 조사할 만한 근거, 즉 혐의를 포착하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성남시가 2015년 두산건설의 병원 부지를 상업용지로 변경해 주는 대가로 두산건설에 50억원을 내게 했다는 ‘성남FC 후원의혹은’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이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중이다.

이 사건과 관련, 검찰은 검찰은 김모 전 성남시 팀장 등을 기소하며 ‘이재명, 정진상 등과 공모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한 바 있다. 수사 속도만 따지면 대장동이나 쌍방울에 비해 성남FC 사건의 경우 이재명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가 언제든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따라 검찰 주변, 법조계 뿐 아니라 현재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는 검찰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재명 대표를 조사하느냐는 것이다.

검찰로서는 현재 수사 중인 세 사건, 각각에 대해 이 대표를 소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검찰 주변에서는 이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경쟁한 후보였다는 점, 현재 원내 과반수 의석을 가진 야당 대표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이 대장동 수사를 야당탄압이라며 장외투쟁까지 벌이는 상황에서 세 사건에 대해 각각 검찰이 이 대표를 소환해서 조사할 경우 사건의 본질이 퇴색하고 정치공방으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검찰로서는 현재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정진상 실장에 대한 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뒤, 이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를 먼저 소환 조사하고 성남FC 및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의혹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조사를 진행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검찰 주변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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