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던 도중 도어스테핑을 끝내고 집무실로 향하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던 도중 도어스테핑을 끝내고 집무실로 향하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부로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기자회견) 실시한지 194일만에 잠정 중단한다고 대통령실이 밝힌 것과 관련해 인터넷 여론의 반응은 크게 찬반으로 나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을 평소에 지지하는 쪽에서는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찬성의 뜻을 내비치는 반면 윤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던 쪽에선 대통령실 발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을 찬성하는 쪽에선 한국 언론의 수준을 지적하는 한편 도어스테핑을 6개월간 이어왔다는 점 자체가 대단하다며 대통령실의 발표를 옹호하고 있다. 어느 네티즌은 'MBC 기자가 그 난리를 치는데 나라도 하기 싫을 듯하다'라고 했으며, 다른 네티즌은 '기사를 얻기 위해 기자가 직접 발로 뛰어야 취재원 소중한 줄 안다'라며 '지금까지 너무 쉽게 기사를 얻었다. 이제 알아서 특종 잡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출입 기자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또 다른 네티즌은 '그거(도어스테핑) 매일 하는 정상이 어딨냐'며 '많이 하는 미국이나 독일 등도 대통령 직접 기자회견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이고 자잘한 건 대변인이 발표하고 질문 받고 그런다'고 했다. 즉 윤 대통령이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매일 도어스테핑을 실시한 것 자체가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이었단 것이다. 

다만 이 발언이 사실인가의 여부는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이 주말마다 자택으로 가는 과정에서 백악관 사우스론 헬기 탑승장 앞에서 도어스테핑이 '잠시' 이뤄진다. 이는 일주일에 약 4-5번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부터 관행으로 자리잡아 故 아베 신조·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도 매달 최소 10차례 이상 도어스테핑을 실시했으며,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는 작년 10월 취임 이후 100차례 이상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도어스테핑 중단을 비판하는 쪽에선 '최악의 대처'라며 비판하면서도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수주째 30%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되면서, 소통 노력 자체를 없애버리는 모습이 '7대3'으로 부정적인 여론에 어떻게 비쳐지겠냔 것이다. 한 네티즌은 '도어스테핑 원래 하기 싫었으면서 MBC 탓으로 돌리고 안 하려는 생각 아니냐'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이제 출입하는 곳에 벽도 설치한다는데 이럴거면 용산은 왜 간 거냐'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윤 대통령 계속 이렇게 굴면 다음 총선은 진짜 폭망'이라며 진심으로 걱정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네티즌은 글에서 '다음 총선 민주당이 너무 크게 이길 것 같아서 슬슬 걱정된다'며 '지난 총선 때도 황교안 체제, 자한당 하는 것 보고 잘못하면 민주당이 너무 크게 이기겠네 했었는데 그때보다 심하다'고도 했다. 이어 '선거에서 이기는 방법은 우리편이 상대편보다 많아지게 만드는 것인데, 윤석열은 7대3 가까이 여론이 밀리는 데도 그냥 자기 성질대로 끝까지 고집을 부린다'며 '꾸준히 적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지난 6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한 라디오에 나와 인터뷰한 내용이 '데자뷰'가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 6월 8일 김 전 위원장은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내가 보기엔 아마 어느 시점이 지나가면 그거(도어스테핑) 안 할 것"이라고 했던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이 "대통령이 지금 출퇴근하면서 기자들에게 질의 응답을 너무 즉흥적으로 하다 보니까 말에 좀 실수가 있다"며 "좀 다른 표현으로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생각 없이 직설적으로 뱉다 보니 국민 정서에는 거칠게 (받아들여진다)"고 하던 와중 나온 발언이었다.

지난 6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모습. [사진=유튜브]
지난 6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모습. [사진=유튜브]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실제로 도어스테핑을 진행하기 않고 곧장 집무실로 향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대변인실은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에 대해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됐다.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한 바 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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