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 "북,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해체 착수". 2018.7월 자료사진(사진=연합뉴스)
38노스 "북,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해체 착수". 2018.7월 자료사진(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서해에 위치한 일명 '위성 발사장'의 엔진수직시험대(VETS) 공사를 최근 본격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이 쏠리고 있다. VETS는 장거리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때 사용되는 장치로, 이를 재정비하고 있다는 소식은 ICBM 발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즉, 북한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ICBM 발사 시나리오를 구현함으로써 미국과의 모종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빌미가 될 수 있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38NORTH)의 1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평안북도에 위치한 VETS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사에 착수했다.

지난 13일자 인공위성 영상을 통해 드러난 VETS의 모습으로는, 덮개가 제거된 채 건설자재가 있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남동쪽 인근에서는 새로운 구조물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VETS에 대한 공사 소식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더욱 눈길이 모아지는 것이다.

북한의 VETS 정비 소식이 문제가 되는 까닭은, VETS를 통해 추진발사체를 발사할 수 있어서다. 추진 발사체는 인공위성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둘 중 하나인데, 두개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지상에서 공중공간으로 발사추진력을 가동하게 되는 로켓(Rocket)을 통해 발사될때, 탄두 탑재물에 위성을 실으면 인공위성이 되지만 탄두 탑재물에 폭발성유도체라면 미사일이 된다. 로켓에 실려 올라간 탑재물은, 공중공간에서의 위성 운용 가능 궤도에 안착한 이후 궤도회전 등의 궤적을 그리는 등의 모습이 나타나면 인공위성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탄도미사일일 경우 위성궤도에서 다시 대기권 안쪽으로 재진입해 특정 표적을 향해 날아 간다. 특정 표적이라 함은, 지상의 좌표점일 수도 있고 고가치 혹은 저가치 표적일 수도 있다. 위성궤도에서 다시 재진입하며 지상공간으로 낙하하기 때문에 전구탄도미사일(Ballistic Missile)이라고 부른다.

지구의 대륙 간 최소 거리는 약 5천500km에 육박하는데, 이 기준거리인 5천500km을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에 대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Inter- 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이라고 부른다. 아시아 대륙에서 아메리카 대륙까지 날아갈 수 있다는 뜻이며, 아메리카 대륙에서 대서양을 넘어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합참 "북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CG).(사진=연합뉴스)
합참 "북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CG).(사진=연합뉴스)

북한은 이미 지난 1960년대부터 미사일 능력을 개발해 왔다. 1960년대 초반기, 구 소련으로부터 FROG(프로그) 미사일을 도입했으며 1971년 중국과는 '북·중 탄도미사일 협정'을 체결했으며 1981년에는 이집트와 맺은 미사일 협정 이후 스커드B 미사일 2발을 도입해 이를 분해 후 역설계를 통해 자체 생산에 성공, 실전배치했다. 그 떄 그 스커드 미사일 등은 개량돼 300km 수준의 사거리 능력을 가진 채 거꾸로 해외에 수출까지 했다. 최근까지 스커드 미사일은 500km의 사거리 능력을 확보했다.

북한의 ICBM 확보 노력은 지금으로부터 약25년 전인 1998년 8월 사거리가 약 2천500km 수준으로 추정되는 대포동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서 포착됐다. 이때는 이미 김일성이 사망한 이후 북한 최고지도자로 김정일이 집권하던 때였는데, 북한은 1998년 8월 ICBM급인 '대포동 1호'를 발사했는데 위성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북한은 이를 '광명성 1호'라는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포동 1호 미사일(자칭 광명성 1호)은 당시 사거리 2천500km로 비행거리는 1천620km로 나타났다. 탑재중량은 최대 700kg이었다. 북한은 2006년 3월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또 발사했는데 역시 초기 폭발로 실패했다. 2009년 4월에도 대포동 2호, 즉 북한의 공표내용인 '광명성 2호' 또한 발사됐는데, 이때 엔진의 3단 분리가 성공한다. 단 분리가 의미하는 바는 해당 기사([긴급 진단] 北 장거리탄도탄 연속도발 속 숨은 의도 '단 분리 기술 확보'···대체 뭐길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정은 정권이 집권한 이후 2012년 4월 인공위성이라면서 은하 3호의 발사실험을 강행했으나 1단 추진체 문제로 폭발했다. 그러나 8개월만에 동일 재원의 발사체를 재실험해 궤도진입에 성공한다. 이는 1998년 대포동 1호 시험부터 약 15년만에 궤도진입에 성공한 것으로 전세계에서 10번째였다. ICBM의 주요 기술 중 하나인 위성궤도 진입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렇다면 인공위성과 미사일 기술을 뜻하는 '우주개발능력'은 국제법적으로 어떻게 평가되고 있을까. 2009년 유엔 안보리는 대북결의안 제1874호를 채택하는데, 이는 앞서 그 전달 내내 함북 무수단리에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북한의 만행에 대한 의미도 일정 부분 담겼다. 이때 유엔 대북 결의안 1874호에서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활동(ballistic missile-related, or other weapons of mass destruction-related programs or activities, that are associated with such programs, DPRK’s nuclear-related or ballistic missile-related or other WMD- related programs or activities)"로 명시됐다. 단순히 탄도미사일 발사만으로 국한되지 않고 '관련된'이라고 명시함으로써 북한이 '인공위성'이라고 내세우는 발사체의 발사 자체도 국제적 제재 대상이 됐음을 알 수 있다.

앞서 지난 2017년 12월25일 북한은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우주개발은 합법적 권리'라고 주장했었는데, 그러다 16일 북한이 VETS에 대한 건설 정비에 나선 것이 들통난 것이다. 지난 2019년 12월 북한은 VETS 인근에서 한차례 정비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위성 혹은 탄도미사일의 발사가 가능한 이같은 기초장비체계를 정비하겠다는 것은, ICBM의 추가 발사가능성을 뜻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우주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장거리탄도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왔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합동참모본부(합참의장 김승겸) 등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에 대한 감시태세를 유지하며 한미간 공조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북한 신형 발사체 (PG). (사진=연합뉴스)
북한 신형 발사체 (PG).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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