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폴란드 미사일 피격 관련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바이든 대통령은 G20에 참석한 주요국 정상들과 긴급회동을 하고 난 후 이 자리를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폴란드 미사일 피격 관련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바이든 대통령은 G20에 참석한 주요국 정상들과 긴급회동을 하고 난 후 이 자리를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폴란드 마을 프르제워도우에 미사일 두발이 떨어진 것과 관련해 러시아발은 아닌 것 같단 의견을 밝혔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중인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한 발언으로, 정확한 발언은 "궤적을 보았을 때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 같진 않다(it's unlikely, in the minds of the trajectory, that it was fired from Russia)"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에 반하는 예비적 정보가 있다. 우리가 조사를 완전히 마칠 때까진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라고 하는 도중에 이 발언이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실히 알아내도록 하겠다"며 "그런 후에 다음 조치를 판단할 것"이라고도 했다.

폴란드가 잔해 자체 조사를 통해 미사일 자체는 '러시아제'가 맞다고 한 만큼, 누가 미사일을 발사했는지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폴란드는 러시아가 했다고 보고 주폴란드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폴란드 남동부의 마을 '프르제워도우'가 미사일 피격을 당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폴란드 남동부의 마을 '프르제워도우'가 미사일 피격을 당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다만 미국을 비롯해 다른 나토 국가들은 러시아가 발사했다고 단정짓진 않고 있다. 만약 러시아가 폴란드를 직접 겨냥해 미사일을 쐈다고 결론 내리게 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나토와 러시아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나토 헌장 5조는 "당사국은 유럽 또는 북미에서 발생하는 회원국 중 하나 이상에 대한 무력 공격이 회원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된다는 데 동의하며, 따라서 그러한 무력 공격이 발생하는 경우 유엔 헌장 제51조에 의해 인정된 개별적 혹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 차원에서 북대서양 지역의 안보를 복원 및 유지하기 위해 무력의 사용을 포함해 필요하다고 간주되는 행동을 개별적으로 혹은 다른 당사국들과 협력해 실행함으로써 당사국을 지원할 것에 합의한다"고 돼 있다.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가 러시아의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다른 회원국들이 의무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일단 나서서 러시아 소행이 아니라고 하고 있는 만큼 상황이 나토와 러시아의 전면전으로 진행될 것 같진 않단 분석이다. 

러시아 또한 적극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 인근의 헤르손을 빼앗기는 등 우크라이나를 상대하는 데에도 애를 먹고 있는 상황에서 나토 국가를 공격해 확전을 원할리는 없단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 지대공 미사일 S-300이 러시아 미사일을 격추하는 과정에서 폴란드 쪽에 피해를 준 것이 아니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가능성은 영국 가디언에 의해 제기됐다.

프르제워도우가 우크라이나 서부 주요 거점 도시인 르비우와 가깝기 때문에 러시아가 르비우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미사일 경로를 잘못 입력했을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가 나토를 시험하기 위해 발사한 것 아니냔 의견도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G20정상회의에 불참한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해 나토 회원국들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기 위해 미약한 도발을 감행한 것 아니냔 것이다. 러시아로서는 나토의 대응이 조직적·체계적이지 못하면 좀 더 안심하고 우크라이나전을 수행할 수 있고, 더 나아가 힘을 가다듬어 발트3국 및 폴란드에 압력을 넣을 수도 있다.

이상의 모든 추측은 미국의 정보 분석 및 나토의 진상 조사가 완료된 후에야 검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 전까진 당사자인 폴란드를 제외하고 서방의 '신중론'이 계속될 것 같다는 것이 중론일 것이란 관측이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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