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가용수단 활용해 북핵에 압도적 힘으로 대응"
인플레이션감축법 관련해선 다소 입장차 있는 것으로 보여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 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논의
한미동맹 70주년인 내년에 다시 회동키로

한미 정상이 13일(현지시각)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정상회담을 갖기 전 악수하는 모습.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군사안보 및 경제안보 부문에 대한 폭넓은 의견 공유와 합의를 보았다. 다만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선 양국간 다소 표현 차이가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정상이 13일(현지시각)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정상회담을 갖기 전 악수하는 모습.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군사안보 및 경제안보 부문에 대한 폭넓은 의견 공유와 합의를 보았다. 다만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선 양국간 다소 표현 차이가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군사안보 및 경제안보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방한한 후 6개월만에 다시 한미 정상이 만난 것으로 두 정상은 "북핵 사용시 가용수단을 활용해 압도적 힘으로 대응하자"는 데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50분간 가진 회담 자리에서 "2개월도 지나지 않아 프놈펜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다시 만나 반갑다"며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동맹이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이했고, 국제질서의 변곡점에서 여러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우리에게 한미동맹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나침반이 됐다"고 평가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구현해 나가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길 바란다"는 말도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방당국 간 확장억제 관련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확장억제 체제가 구축되도록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핵 능력·재래식 능력·미사일 방어 능력을 비롯해 모든 방어 능력을 사용한 확장억제를 한공에 제공하겠다는 기존의 공약을 다시금 확인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해 억지력 강화를 위한 추가 조치를 하겠다는 미국의 공약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여기에 더해 한미 정상이 북한이 핵을 어떤 방식으로든 사용하면 '모든 가용수단을 활용해 압도적인 힘으로 대응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즉 한미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최근까지 북한의 미증유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양국의 우려를 공유하고, 이를 막기 위한 한미 공조와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동의한 셈이다.

한·미 공조에 더해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3국이 '북핵·미사일 도발시 관련 정보를 실시간 공유'한다는 합의에 이르러 한·미·일 군사안보 협력 강화가 이뤄질 발판이 마련된만큼 역내 안보 레버리지가 더욱 굳건해질 전망이다.

한미 양국 정상이 회담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미 양국 정상이 회담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미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군사안보 외에도 경제안보 관련 논의도 진행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정 논의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에 한국의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감축법 협의 채널이 긴밀하게 가동되고 있다"면서 "지난 10월 바이든 대통령이 친서를 통해 인플레이션감축법 관련 미국 측의 진정성 있는 협의 의지를 확인해줬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 전기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인플레감축법의 이행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전기자동차 업계의 우려를 미국측에 전달한 것으로 보이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해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에 따르면 인플레이션감축법에 관한 논의가 양국 정상 간에 이뤄졌지만, 양국이 회담 후 내놓은 입장엔 표현상의 차이가 일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백악관이 회담 후 보도자료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감축법에 촉진된 녹색 기술에 대한 역사적 투자를 통해 기후 위기와 싸우기 위한 미국의 야심찬 어젠다를 제시했으며, 두 정상은 공통의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한미 양국 기업이 수행할 중요한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고 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논의도 바이든 대통령과 진행했다. "아세안과 태평양 도서국이 우리의 인태전략에 있어 매우 중요한 협력 파트너"이며 "한국이 '태평양 도서국 협력구상(Partners in the Blue Pacific)'에 공식 참여하겠다"고 밝혔고,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미 양국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두 정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 의지를 확인했으며, 러시아에 전쟁 야기 책임을 어떻게 물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동맹 70주년인 내년에 워싱턴에서 만나 한미동맹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식과 방향에 대해 깊이 논의하기로 한 만큼 한미 정상의 회동은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미 정상이 회담을 하는 모습을 좀 더 멀리서 찍은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미 정상이 회담을 하는 모습을 좀 더 멀리서 찍은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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