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가 홍보버스 타고 전국순회운동 나서는 방안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와 관련해 장외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가 눈앞에 다가온 시점에 사회적 공감대가 높은 이태원 압사 사고를 계기로 여론전을 펼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진실을 찾아내기 위한 국정조사와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한 특검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금 즉시 국정조사를 할 수 있도록 국민에게 직접 요청드리고 도움을 받기 위해 범국민 서명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장외투쟁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 발생 이후 많은 시간이 흐르고 있다. 여전히 왜 이 참사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진실은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정부와 여당의 노력도 찾아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진실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신속하게 진상에 일부나마 접근할 수 있는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정부 여당은 명백한 반대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낮 12시 30분부터 당 지도부와 함께 여의도역에서 직접 범국민 서명운동에 나설 예정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서울시당의 이날 오후 3시 용산역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전국의 시도당에서 서명운동이 전개된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많은 국민들께서 서명 운동에 참여하게 되면 정부에 특검 또는 국정조사를 수용하도록 설득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도부가 홍보버스를 타고 전국 순회운동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날 의원총회에서는 더좋은미래 대표인 강훈식 의원이 당 차원의 범국민 서명운동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당 안팎에서는 검찰의 민주당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당시부터 장외투쟁 주장이 나돌았다. 하지만 장외투쟁에 나섰다가 여론의 역풍이 불 것 등을 우려해 헌정사상 처음으로 야당이 대통령 시정연설에 불참하는 것으로 일단락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첫 장외투쟁으로 이태원 압사 사고 관련 국정조사와 특검을 꺼내든 것이다. 

아울러 야권은 희생자 영정·명단 공개 요구와 유족 접촉 등에 나선 상황이다. 펜앤드마이크가 단독 보도를 통해 민주당 내 전략 담당들의 '이태원 사고 사망자 전체 명단과 사진 전면 공개 및 별도의 추모 공간 마련' 계획을 폭로한 바와 같이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강도를 높여갈수록 이태원 사고 사망자 전체 명단과 사진을 밝혀 추모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민주당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참여연대, 민노총 등 친야 성향 단체들은 유족들을 상대로 국가배상청구 소송 모집에 나섰다. 민변, 참여연대가 '10·29 참사 대응 TF'를 꾸려 유족들과 접촉 중이며 정부를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 운동에 나선다. 민노총은 12일 '10만 명이 참가하는 노동자 집회'를 열고 '이태원 참사 책임 윤석열 정권 규탄 촛불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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