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릴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첫 대면 만남이 예정돼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오는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릴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첫 대면 만남이 예정돼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윤 대통령이 11일 4박 6일간의 첫 동남아 순방 과정에서 오는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릴 주요20개국 정상회의(G20)에 참여해 어떤 성과를 거둘 지가 한국의 관심사라면, 동북아시아 역내 더 나아가 세계의 관심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첫 대면 만남이다. 최근 3연임을 확정한 시 주석과 미국 중간선거에서 '졌잘싸(졌지만 잘 싸운)' 바이든 대통령이 각자 당면했던 정치 리스크를 해결해 자신감을 얻은 만큼 여러 의제를 두고 다툴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두 사람은 물밑 신경전끝에 14일 발리에서 첫 양자 회담을 갖기로 했다.2021년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이후 두 사람간 직접 대면은 처음이다.

상호 불신과 긴장이 미·중 사이에 팽배한 상황이기에 양국 정상의 만남은 더욱 큰 관심과 우려를 낳고 있다. 미·중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기부터 소위 '미중 패권 경쟁'을 시작했으며,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하고 나서부터 격화됐다. 

미국은 중국을 세계 공급망으로부터 떼어놓으려는 '디커플링' 전략을 실행하고 반도체 등 핵심 기술의 이전을 법안 제정을 통해서 막고 있다. 미국은 또한 중국이 대만 무력 병합 의지를 보이는 것에도 적극 대응하는 중이다. 지난 8월 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대만 땅을 밟으면서 미중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기도 했다.

이번 G20에서도 양국 정상 간에 이러한 갈등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없진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스트롱맨' 성향의 지도자를 선호하는 미국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시 주석 앞에서 엄포를 놓을 가능성이 있고, 시 주석 역시 중국인들의 자존심 충족을 위해 강하게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표면적으로 관측되는 '공갈' 외교전 물밑에선 미·중이 '리스크 관리'에 합의해 긴장 수준을 낮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각) 백악관은 "소통을 유지하기 위한 논의를 할 것"이라며 "(미·중 양국은) 책임 있게 경쟁을 관리하고, 양국 이해관계가 합치하는 부문에서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백악관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양국간 현 외교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내놓으면서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양국 관계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중국은 어디로 가고 있고, 미국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라며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선거 결과에서 벗어나고, 시진핑 주석이 제20차 당대회에서 벗어나는 현 순간에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대화가 아마도 이번 만남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현 양국간 최고 수위에 달한 긴장 상태를 고려하면 정상회담을 갖더라도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내긴 힘들 것이라고 했다. 

중국 역시 미국과의 회담에 큰 기대를 하고 있진 않아 보인다. 10일(현지시각)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공보부 부부장은 양국 당국자들이 양자 정상회담을 논의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밝힐 정보 또한 없다고 했다. 자오리젠 부부장은 대신 미국을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을 봉쇄하고 억누르기 위해 기술과 무역 문제들을 정치화하고 도구화하고 있다"고 했던 것. 

다만 미·중 모두 서로 대화에 적극 임해야할 정도로 상황이 녹록치 않단 분석이다. 미국이 향후 경기침체를 겪을 수 있단 예측이 잇따라 나오고 있으며, 이번 중간선거의 최대 화두 중 하나가 '인플레이션·금리인상' 등 경제 문제였다. 중국의 상황은 더 나쁘다. 최근 중국은 코로나19 재창궐, 경기 악화로 인한 경제 동력 상실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미국과 첨예하게 대립할 상황이 아니란 인식 바탕 하에 유화의 제스처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

설리번 보좌관이 "미·중 군 당국간 대화 채널을 마련해 우발적 사고·계산착오·갈등확대 등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럼으로써) 갈등으로 치달을 수 있을 만한 그 어떤 것이라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을 밝힌 만큼 상호 '리스크 관리'를 위해 미중이 일정 정도의 협력에 나설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 

결국 이번 G20에서 미·중은 획기적 관계 증진보단 긴장을 적절히 관리하는 수준에 합의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그 외에도 미국은 중국이 기후 변화를 비롯한 전 지구적 도전 요소에 대한 협력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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