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 ”광고 줄여야 하나...“

윤석열 대통령의 비서실이 9일 취한 MBC 취재진의 대통령전용기 탑승불허 조치는 미처 예상 못한 초강경 대응이자 윤석열 정권의 MBC를 향한 ‘전쟁선포’로 까지 받아들여지고 있다.

발단은 지난 9월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 방미시 MBC가 특종이라며 보도한 ‘이XX’ 막말파문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이XX'로 해독해서 자막까지 넣은 MBC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며 정정 및 사과를 요구해왔다.

대통령실이 마침내 오는 11일부터 예정된 동남아순방 일정에 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불허 조치를 내리자 언론계는 한동안 유례가 없었던 강경대응으로 받아들이면서 추이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중앙일간지 정치부장은 이와관련해 ”대통령실이 이런 강수까지 둘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대통령의 결심 없이는 이루어기 어려운 문제로 보이는데 그렇다고 쉽게 수그러질 MBC도 아닌 만큼 파장이 크고 오래 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실의 이번 조치의 영향은 언론계를 넘어 재계에 까지 미치고 있다.

삼성과 SK,현대차, LG 등 주요 대기업들은 MBC의 가장 큰 수입원, 초대형 광고주들이다.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들은 지난 9월 비속어 파문이 발생한 뒤에도 MBC에 집행해오던 상품 및 PR광고를 줄이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상황을 주시해왔다.

하지만 이번 MBC에 대한 대통령전용기 탑승불허 조치는 정권 차원에서 단행된 일종의 ’전쟁선포‘이기 때문에 정권 및 대통령의 심기에 민감한 대기업들로서는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와관련, 4대 대기업에 속하는 한 기업의 고위 홍보임원은 9일 ”다른 언론사와 마찬가지로 MBC 또한 꾸준히 기존 광고의 연장 및 새로운 광고 론칭을 위해 마케팅 부문 관계자들이 꾸준히 접촉해오고 있는데 분위기가 이렇게 되면 기존 광고연장은 물론 새로운 광고를 주기가 몹시 꺼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대기업의 홍보담당 임원 또한 ”지난번 비속어 파동이 생겼을 때 계열사를 포함해 우리 그룹이 MBC에 집행하는 광고 규모를 파악한 적이 있다“면서 ”이번 일로 MBC에 대한 광고집행에 중대한 변수가 생긴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과거 정권과 특정 언론사와 갈등이 생길 경우 청와대 및 국정홍보처 관계자들이 대기업쪽에 눈치를 주는 등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광고를 못 주도록 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이제는 대기업이 스스로 알아서 움직여야만 하는 상황으로 정치환경이 변했다.

그동안 MBC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온갖 비판 및 악의적인 보도로 뉴스시간을 채우면서도 메인뉴스인 8시뉴스 시작전에는 20분 가까운 시간동안 수십개의 대기업 광고로 수십억원의 광고수입을 올려왔다.

실제 언론단체인 공정언론국민연대는 서초동 삼성 사옥앞에서 집회를 갖고 MBC에 광고중단을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여타 대기업으로도 번질수 있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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