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이태원 압사 사고 발생을 '정부 책임'이라며 연일 몰아세우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용산소방서를 방문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간담회 시작 전에 소방대원들과 악수와 함께 인사를 나눴다. 소방대원들은 간담회 시작과 거의 동시에 긴급출동을 위해 일제히 뛰쳐나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용산소방서 5층 강당에서 용산소방서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했다. 소방관 출신 오영환 의원과 의사 출신 신현영 의원 등이 대동한 이날 자리에는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포함 30여명이 참석했다. 이 대표가 소방 관계자들에게 사고와 관련해 격려와 위로의 뜻을 전하고 직접 애로사항을 듣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간담회로 알려졌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이 용산소방서장과 이하 소방대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자리에 앉았고 용산소방서 행정팀장 사회로 간담회가 시작됐다. 

사회자가 "바쁘신 국정 활동 중에도 이렇게 용산소방서를 방문해주셔서 무궁한 영광으로..."라고 말했을 쯤에 갑자기 강당 내 스피커에서 벨소리가 울려 퍼졌다.

간담회 시작 10여초 만에 이 대표 우측 편에 배석한 용산소방서 관계자 18명 가운데 11명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강당 밖으로 뛰쳐나갔다. 

사회자는 이 대표에게 "일선 소방서는 항상 출동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에, 출동 대원들이 출동(지령)이 나면 이렇게 신속하게 나가고 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용산소방서 관계자는 "오전 11시 10분쯤 한 시민이 원효대교에서 한강으로 몸을 던지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들이 긴급 출동한 것이었다"며 "물에 빠진 시민을 무사히 구조해냈고, 신병을 경찰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이태원 압사 사고 발생 당시 소방 활동을 이 대표에게 브리핑할 적에 구급차 출동 지령이 또 떨어졌다. 간담회 시작 약 7분여가 지난 시점에 남은 용산소방서 관계자 가운데 3명의 소방대원이 강당을 급히 빠져나갔다. 용산소방서 측은 "택시와 오토바이가 부딪쳐 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며 "교통사고 부상자 3명은 각각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TV조선 화면 캡쳐>

한편 이 대표는 소방대원들에게 "여러분의 어려움이나 현장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정치권에서 민주당이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서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가 경찰 및 소방의 일선 책임자 등에 대해 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나서자 현장으로 가 이들의 고충을 적극 수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진철 행정팀장은 "저희는 현장에서 너무 열심히 일했고, 서장님은 누구보다 먼저 현장에 갔고 제일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켰다"며 "업무를 하다 보면 실수를 할 수 있겠지만, 현장에 처음으로 도착해 마지막까지 지킨 것이 소방인데 돌아오는 것은 정작…"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은주 구급팀장도 "저희 구급대원들이 단 한 순간도 걷지 않고 계속 뛰었다. 구급대원만이 아니라 출동한 모든 대원이 똑같이 활동했을 것"이라며 "그런 활동 행적이 묻히게 될까 너무나 두렵고 무섭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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