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경찰 작심 비판 "뛰어난 우리 경찰, 왜 4시간 동안 물끄러미 보고만 있었냐"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의 행보에 대해 작심 비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7일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이날 주재한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 비공개 발언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점검회의에서 "이태원 참사가 제도가 미비해서 생기는 건가. 저는 납득이 안 된다"면서 "저런 압사 사고가 일어날 상황이고 6시 반부터 사람들이 정말 숨도 못 쉴 정도로 죽겠다고 하면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있잖느냐. 그걸 조치를 안 해요?"라고 말했다. 경찰의 안이한 대응을 강력 질타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아마 초저녁부터 5시 40분, 50분경부터 사람들이 점점 모이고 6시 34분 첫 112신고 들어올 정도 되면 거의 아비규환 상황 아니었겠나 싶은데 그 상황에서 경찰이 권한이 없단 말이 나올 수 있나"라고도 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우리 경찰이 그런 엉터리 경찰이 아니다. 정보 역량도 뛰어나고 왜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냐 이거에요"라며 "현장에 나가 있었잖느냐. 112신고 안 들어와도 조치를 했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라며 경찰을 거듭 질책하는 한편 경찰의 대응을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아울러 "이걸 제도가 미비해서, 여기에 대응 못했다고 하는 말이 나올 수 있냐 이 말이에요"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인파 사고를 막기 위한 인파 관리의 기본 중 기본이 뭐라고 했나. 밀집도를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이것은(이번 사고는) 어디 구석에서 벌어진 것이 아니라 주도로 바로 옆 인도에서 벌어진 사고다. 이 정도가 되면 주도로를 당연히 차단했어야죠. 안전사고를 예방할 책임이 어디 있습니까. 경찰에 있어요"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사고 발생 직후부터 119구급대가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이고 사고 막는 것은, 그리고 위험을 감지해야 하는 것은 경찰에게 있다"면서 "경찰이 통상 수집하는 이 경비 정보, 집회 시위가 신고가 안 돼도 경비 정보로 이번엔 뭘 할 것 같다든지 집회 신고는 5000명 됐는데 더 많은 인원이 올 것 같다든지 여기 사람들 많이 몰릴 것 같다든지 하는 그런 정보를 경찰 일선 용산서가 모른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기본적으로 한국 경찰의 능력을 높이 사고 있으나 이태원 참사 관련해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실·늑장 대응을 했다며 질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수사 중이며, 서울경찰청 상황관리당직관 류미진 총경은 직무유기 혐의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이태원 일대의 혼잡한 교통 상황에도 굳이 차량 이동을 고집하다 참사 현장에 늦게 도착한 점이 포착됐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