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외식당 종업원의 집단 탈북에 대해 ‘기획탈북’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탈북자들의 탈북 과정을 돕는 것은 오히려 국정원과 외교부가 제 역할을 한 것뿐이라는 설명이다.

법무법인 대호의 석동현 변호사

2012년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지낸 법무법인 대호의 석동현 대표변호사는 18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이 발송한 뉴스레터에서 “민변이나 좌파성향 인사들이 기획탈북이라는 묘한 용어로 사용해, 이들의 탈북에 인신 납치 비슷한 느낌을 갖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며 “기획탈북을 그런 의미로 이해하는 것은 탈북과 입국과정의 각종 고비를 모르는 데서 발생하는 명백한 오해고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석 변호사는 북한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변호사 단체 ‘한변'의 공익소송 지원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는 “탈북자가 한국으로 오는 행태를 보면 많은 경우 국정원이나 외교부가 어느 단계부터 도와서 들어오게 된다”며 “국정원이나 외교부는 중국출국 단계에서 탈북자 처리문제로 북한의 눈치를 봐야 하는 중국 당국과의 협조관계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석 변호사는 한국 정부기관이 탈북 과정에 개입하는 것은 그들을 도와주고 지켜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불가피한 측면을 북한의 시각에서 마치 문제가 있는듯이 왜곡, 선동하고, 탈북자들을 납치라도 한것처럼 몰아가려 한다면 이는 결코 용서될수 없는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다음은 석동현 변호사의 글 전문

<기획탈북을 납치의 의미로 봐서는 안된다>

민변이나 좌파성향 인사들이 기획탈북이라는 묘한 용어를 쓴다 그 용어에서 마치 어떤 기획적인 의도로 탈북자를 데려오는 것 같은 의미, 당사자 의사에 관계없이 강제로 데려오는, 다시 말해 인신 납치 비슷한 느낌을 갖는 사람들이 있는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획탈북을 그런 의미로 이해하는 것은 탈북과 입국과정의 각종 고비를 모르는데서 발생하는 명백한 오해이고 왜곡이다

탈북자가 북한을 벗어나는 것 자체도 어렵지만 탈북후에 한국으로 오는 형태를 보면 당사자가 독자적으로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많은 경우에 국정원이나 외교부가 어느 단계부터 도와서 들어오게 된다

국정원이나 외교부가 그런 도움을 주어야 하는 이유는 그사람들이 고난의 탈북과정에서 여권 기타 신분서류가 전혀 없는 경우도 있고 중국출국 단계에서 탈북자 처리문제로 북한의 눈치도 봐야 하는 중국 당국과 협조관계 때문이다

내가 법무부 출입국본부장을 지내는 동안 탈북자가 단 1명일때도 때로는 외교부나 현지 공관, 국정원에서 그를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도움을 주는 의미도 되고 보안을 지켜주는 의미도 되고 ...

하물며 10명이 넘는 호텔종업원들이 한국으로 오겠다 할때 이들을 안전하게 데려오려면 중국당국과의 공조를 비롯해서 상당한 계획과 준비가 필요했을 것이다

북한을 벗어나 중국같은 제3국에 나와 있는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오기 원하는 경우에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인 탈북자들에게 그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과연 국가가 제역할을 한다 할수 있겠는가

이런 역할의 당위성과 불가피한 측면을 북한의 시각에서 마치 문제가 있는듯이 왜곡, 선동하고 또한 탈북자들을 납치라도 한것처럼 몰아가려 한다면 이는 정말 바보짓인 동시에 결코 용서될수 없는 만행이다

민변이 기획탈북 운운하며 고발장을 내고 검찰이 즉각 조사에 착수하는 모양새로 인해 탈북자들이 북송이라도 될까 극도로 겁을 먹고 좌절하고 있어 걱정스럽다 마땅히 대통령이나 법무장관은 이들을 안심하게 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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