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탐사보도 전문기자 그레그 팰러스트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를 지배한다면 노동조합을 없애고 공장을 한국 밖으로 옮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조선일보는 18일 엘리엇을 11년간 추적해온 미국의 탐사보도 전문기자 그레그 팰러스트(66)와 이메일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팰러스트는 "폴 싱어(엘리엇 회장)의 펀드처럼 무자비한 펀드는 없다"며 "엘리엇이 만약 현대차를 지배한다면 노조를 없애고 공장을 한국 밖으로 옮길 겁니다"라고 말했다.

팰러스트는 "폴 싱어가 노조와 고임금 인력의 고용 보장을 극도로 경멸한다"며 "엘리엇이 현대차를 지배하면 공장을 중국·베트남으로 옮기고 노조를 없앨 것"이라고 덧붙였다.

팰러스트는 현대차가 미국 최대 자동차 부품사인 델파이처럼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엘리엇은 2009년 위기에 처한 델파이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지분 18% 매입)한 뒤 노조를 없애고 3만5000명의 일자리를 중국 등으로 옮겼고 직원 연금을 없앴다. 2012년 미국·캐나다에 있던 45개 공장은 4개로 불었고 1500명의 시간제 근로자만 남았다. 

또 팰러스트는 "폴 싱어는 한국의 '재벌'이라는 아주 매혹적인 사냥감을 발견했다"며 "한국 대기업은 현금이 많고 정부의 보호를 받는 동시에 부정부패로 자주 거론된다"고 말하며 엘리엇이 2015년 삼성물산, 2016년 삼성전자를 공격했고 최근에는 현대차가 먹잇감으로 전락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엘리엇은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에 공식적으로 반대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팰러스트는 금융자본과 정치권의 유착 관계 등을 파헤쳐왔던 기자로 '벌처스 피크닉', 빌리어네어&밸럿밴디츠(억만장자와 표 도둑)' 등의 저서를 남겼고 책을 통해 엘리엇이 아르헨티나와 콩고에서 어떤 일들을 했는지를 서술한 바 있다. 

실제 엘리엇은 2001년 부도 위기의 아르헨티나 국채에 1억 달러를 투자해 각종 소송으로 2016년 24억 달러를 받아냈고, 2008년 콩고 국채에 투자해 콩고에 대한 국제사회 지원금까지 받아갔다. 엘리엇은 콩고 어린이들이 마실 물까지 빼앗았다는 비판을 들었다. 엘리엇을 벌처 펀드(Vulture Fund)라고 부르는데 이는 시체를 뜯어 먹는 독수리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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