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형 발사체 (PG). (사진=연합뉴스)
북한 신형 발사체와 김정은. (PG).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3일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특히 이번 미사일 도발에 눈길이 쏠리는 까닭은, 발사된 탄도미사일이 '단(段)분리(Stage Separation)' 기술이 구현적용됐다는 데에 있다. 한마디로, 핵탄두의 운송수단이 고도화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표적인 도발 사례라는 것.

합참(의장 김승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40분경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체(1발)를 발사했다. 1시간 뒤인 오전 8시39분 경에는 평남 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체 2발을 발사했다.

이때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체는 '단 분리'로 인해 추진체와 탄두체가 분리됐다. 군은 이같은 탐지내역을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여기서 핵심은 '단 분리'라는 기술적 특성이다. '단(段)'이라 함은 단순히 일체형 미사일이 아니라 여러 로켓의 복합체를 나누는 분리점으로, 실체적 분리단층을 의미한다. 다단로켓의 경우, 일정 고도와 위치에 이르게 됐을때 분리되더라도 그 다음 로켓이 탄착지로 날아가는데 '단 분리(Stage Separation)' 기술은 다단로켓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단 분리' 기술은, 최초 로켓 점화 후 날아가는 과정에서 연소가 종료된 첫번째 단계에서 1차 엔진 분리가 일어나게 된다. 사용이 종료된 1차 엔진이 본 발사체로부터 분리된 이후 본 발사체는 1차 엔진으로부터 받은 힘과 속도에 의해 이탈각이 발생한다. 이 이탈각에 의해 상대국의 요격탐지시스템이 재탐지해야 하는 소요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같은 '단 분리' 과정에서 이탈각이 생기는 이유는 1차 엔진로켓과 발사체가 분리되는 과정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재점화가 발생하거나, 혹은 단 분리 과정에서 2차 엔진 로켓의 점화 시점까지 발생하는 갭(gap)의 형태 때문이기도 하다. '단 분리' 이후 2차 엔진 점화 형태는, 단 분리 이후 일정 시간이 소요되는 '냉분리(Cold Separation) 방식'과 단 분리 직후 바로 2차 엔진이 점화되는 '열분리(Hot Separation)' 방식이 있다.

다단로켓의 주요 실험 중 하나가 단 분리 이후 점화 형태에 따라 열과 압력을 견디기 못해 1·2차 추진체가 폭발하는 등의 문제를 극복하게 될 경우, 장사정화에 성공하게 된다. 이같은 기술을 획득하느냐, 획득하지 못하느냐에 따라 다단로켓기술 확보 여부가 달려있다. 다단로켓 기술을 확보했을 때 장거리탄도미사일 기술의 포석을 깔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북한의 경우, 이미 다수의 1단 제동모터와 2단 가동모터를 통해 로켓 추진체의 1·2단 사이 이탈 거리를 확보함으로써 2단 로켓추진체의 발사를 위한 점화 기술 즉 단분리 기술 중 '냉분리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거리탄도미사일을 쐈을때 1차 분리 이후 단 분리가 이뤄지고, 일정량의 시간이 있을 후 2차 추진체가 다시 점화되어 탄착지로 날아가는 형태인 셈이다.

합참 "북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CG).(사진=연합뉴스)
합참 "북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CG).(사진=연합뉴스)

장거리탄도미사일의 경우, 단 분리기술이 적용되는 시점은 최초 발사 시점에서부터 중간 체류 과정을 거쳐 최종 탄착 시점까지 3단계 중 중간 체류 과정에서 진행된다. 발사시점에서부터 중간체류 과정까지 탄도체가 '상승'하는 시점은 불과 5분에 불과한데, 발사시점에서부터 5분 직후 단분리가 이뤄진다. 단분리 이후 중간 체류 과정에서는 2차 점화 과정까지 이탈각이 발생하는 자유 비행 공간에 머물게 된다.

그런데, 북한은 이 기술을 얻기 위해 지금으로부터 6년전 직접 발사시험에 나선 바 있다. 지난 2016년 2월7일 당시 '인공위성'으로 발사했다는 '광명성(4호)'의 경우 발사한지 2분만에 단 분리가 이뤄졌는데 이때 1단 분리 후 폭발했었다.

2016년 2월 광명성 발사 사례는 단분리 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최초 실험은 아니었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1998년 8월31일 발사된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1호' 시험이 진행됐는데 이때 북한은 '광명성1호 인공위성 시험'으로 내세웠다. 이때 상승 단계에서 단 분리까지 이뤄지지 못함에 따라 궤도진입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 다단로켓이었지만 3단 분리가 실패했다.

2006년 7월5일에는 '대포동2호' 실험에 돌입했으나 중간체류 과정에 가기도 전에 공중에서 폭발했다. 2009년 4월5일에는 '광명성2호 인공위성 실험'이라며 '은하2호' 실험을 했으나 역시 실패했다. 그러다 2016년 2월7일 동창리에서 광명성 4호 인공위성이라는 명분으로 내세운 장거리 미사일은, 일부분 단 분리가 이뤄지면서 북한은 약 18년만에 단 분리 기술 확보에 도달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북한이 장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 그 자체의 위중성도 무시할 수는 없으나 미사일 발사실험에서의 '단 분리 기술'에 초점을 맞춰 집중 시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2017년 12월25일 북한은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우주개발은 합법적 권리'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곧 '우주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장거리탄도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왔으며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우리 군은 전군경계태세를 2급으로 격상해 대응 중에 있다. 함참(의장 김승겸) 소식통은 3일 "한미 간 긴밀히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2일 오전 6시51분경 서행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2시간 만인 이날 오전 8시51분경 동해상으로 SRBM을 발사해 NLL 이남 속초 앞 공해에 떨어뜨리기도 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북한은 2일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우리 영해 근처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는 등 이날만 4차례에 걸쳐 25발가량의 미사일을 퍼부었다.2022.11.03(사진=연합뉴스)
북한은 2일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우리 영해 근처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는 등 이날만 4차례에 걸쳐 25발가량의 미사일을 퍼부었다.2022.11.0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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