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문재인 대통령 경축사-길이 보전하세.2021.8.15(사진=KTV국민방송, 편집=조주형 기자)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문재인 대통령 경축사-길이 보전하세의 연설사로 나선 김원웅 회장.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함께 자리했다.2021.8.15(사진=KTV국민방송, 편집=조주형 기자)

김원웅 前 광복회장이 30일 향년 78세 나이로 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그의 발인은 다가오는 11월1일이며, 그의 아내 진옥선 가천대 명예교수 등에 따르면 고인 뜻에 따라 빈소 없이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비록 김원웅 전 광복회장이 세상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소식에 관심이 쏠리는 까닭은, 그동안 한국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던 그의 과거 이력과 각종 언행 때문이다. 그와 같은 언사를 벌인 인물이 사회지도층적 위치에 오르기까지, 또한 오르고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조명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오(誤)인식은 무엇인지 비춰보고자 한다.

김원웅 전 회장은 불과 지난해까지도 문재인 정부 광복회장으로서 했던 광복절 축사에 나섰던 인물이다. 지난해 8월15일, 김원웅 광복회장은 제76주년 광복절 축사를 통해 "한국 사회의 모순은 친일 미청산과 분단"이라면서 "친일파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라고 밝힌다.

김 전 회장은 "독립운동가들이 꿈꿨던 나라는 일제에 빌붙어 동족을 배반한자들이 입법, 사법, 행정의 최고위직을 차지하는 나라가 아니었다"라면서 "이승만 친일 정권은 무너졌고, 국민 저항의 정점에서 박정희 반민족 군사정권은 자체 붕괴됐으며 전두환 정권은 6월 항쟁에 무릎 꿇었고 박근혜 정권은 촛불혁명으로 탄핵됐다"라고 언급했다.

즉 이승만 정권과 박정희 정권에 대해 '친일정권', '반민족 정권'으로 규정한 것. 이는 실제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 일제 헌병보조원을 비롯해 일제에 부역했던 인물들을 등용한 것은 이승만 정권이 아니라 오히려 거꾸로 북한 체제를 주도한 소련군 대위 출신의 김일성이었다(위 관련 기사 : [제76주년 광복절] 北 김정은 호평했던 김원웅 광복회장의 뒤틀린 역사관 '대해부')

이같은 논란성 축사연설을 했던 김원웅 광복회장은, 지난 1944년 3월8일 중국 충칭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에서 수학하다가 보수정당과 진보정당을 모두 거쳤다. 정치입문은 1972년 민주공화당 사무처 공개채용 과정을 통해 시작해 공화당 7기 공채 출신 당료로 시작한다. 그랬던 그는 제5공화국(전두환 대통령) 시절인 지난 1981년 민주정의당에 입당해 민정당 당료가 된다.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나서 대전 대덕구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는 같은 지역구에서 지금의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으로 나섰다가 탈당한다. 2004년 故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 사태에 몰렸던 17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으로 출마한다. 양대 이념의 조상격 정당에서 왔다갔다 했던 이력을 갖고 있는데, 그의 안보관 또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김원웅 광복회장에 대한 '위인맞이 환영단'의 SNS 캡처 사진.(사진=페이스북 캡처)
김원웅 광복회장에 대한 '위인맞이 환영단'의 SNS 캡처 사진.(사진=페이스북 캡처)

지난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北 국무위원장 김정은과 함께 했던 9월 평양남북공동선언이 있은 그해 연말인 12월경, 김원웅 광복회장은 '조선의열단기념사업회 회장' 자격으로 "김정은 위원장님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위인맞이 환영단' 공개세미나'라는 곳에 연사로 나선다. 놀랍게도 그 내용으로 "왜 우리는 김정은 위원장님을 위인으로 보게 되었는가?", "김정은 위원장님의 서울방문을 뜨겁게 환영하는 이유는?"이라는 내용이 실렸다고 '위인맞이환영단'이 스스로 밝힌다.

바로 그날인 2018년 12월8일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원웅 회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향린교회에서 열린 '위인맞이환영단' 공개 세미나 축사를 통해 "박근혜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김정은을 좋아하는 사람이 훨씬 나아 보인다"라며 "일왕에 개처럼 충성 다하겠고 혈서 쓰고 독립군 토벌에 앞장선 사람 집안에서 큰 박근혜보다, 일제강점기 항일무장투쟁 독립운동가 집안에서 자란 北 김정은이 낫다"고 발언했다.

당시 그의 직책은 '조선의열단기념사업회 회장'이었는데, '조선의열단'의 단장이었던 인물은 김원봉이라는 인물이다. '김원봉'은 조선의열단으로 활동했으나 1945년 8월15일 광복 이후 북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 국가검열상(북한 지도부 내 서열7위)으로 발탁되는 인물이다.

그로부터 얼마 뒤 김일성이 6.25전쟁을 일으켰는데, 그 때 김원봉은 '6.25 전쟁 중 남파 간첩 양성·지도 업무'를 추진한 것도 모자라 '군사위원회 평안북도 전권 대표'로서 북한군의 군량미 조달을 기획했다. 한마디로 6.25전쟁을 일으킨 북한군의 군수사령관 격이었다. 그런 인물을 기리는 '조선의열단기념사업회'의 회장직을 김원웅 광복회장이 맡았던 것이다.

생전이던 지난해, 김원웅 광복회장은 광복회 소속이었던 당시 국회 내 운영되던 카페(헤리티지 815)의 수익금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아 수사를 받던 중이었다. 이같은 내용의 보도가 이어지자, 국가보훈처는 감사를 벌였고 일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지난 2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었다.

한편, 피의자 신분이던 김원웅 전 광복회장이 사망함에 따라 국회 카페 수익금 횡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처분 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문재인 대통령 경축사-길이 보전하세의 연설사로 나선 김원웅 광복회장.2021.8.15(사진=KTV국민방송, 편집=조주형 기자)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문재인 대통령 경축사-길이 보전하세의 연설사로 나선 김원웅 광복회장.2021.8.15(사진=KTV국민방송, 편집=조주형 기자)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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