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도어스테핑서 尹, "우크라에 살상 무기 공급 없었어...어디까지나 우리 주권 문제"
한국을 '약한 고리'로 보는 러시아의 이탈 전략 차단 효과 있단 평가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전 출근길 도어스테핑을 진행하는 모습. 여기서 푸틴 대통령의 對한국 경고에 대한 문답도 이뤄졌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전 출근길 도어스테핑을 진행하는 모습. 여기서 푸틴 대통령의 對한국 경고에 대한 문답도 이뤄졌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한국이 우크라에 무기 제공하면 한·러 관계 파탄날 것" 발언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에 살상 무기를 공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2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실시한 도어스테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한국을 지목하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시 한·러 관계가 파탄날 것이라 했다'는 질문에 대해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인도적인 평화적 지원을 국제사회와 연대해서 해왔고 살상무기나 이런 것은 공급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그렇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우리 주권의 문제"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세계 모든 나라들, 러시아를 포함해서 평화적이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주셨으면 한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푸틴 대통령의 경고 발언에 대한 해명이면서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것인가의 여부는 한국 정부의 고유한 결정 권한이자 한국의 주권 문제라는 원칙적 입장을 확인한 것이란 평가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타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7일(현지 시각) 모스크바에서 열린 '발다이 클럽' 토론회에서 한국에 대한 경고성 발언을 했다. 그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겠단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이제 알게 됐다"며 "이로 인해 한·러 관계가 파괴될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한러 관계가 현재 다정한(friendly) 상태"라고 하면서도 "만일 러시아가 북한과 군사 협력을 재개한다면 한국이 어떻게 반응하겠냐. (한국이) 과연 좋아하겠느냐. 나는 이를 고려해주길 원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 역시 발언의 수위를 적절히 조절하면서 '역지사지'의 입장을 취해달라고 한국 측에 부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선 러시아가 중국, 북한, 인도 등의 국가들과 연합해 '세계 재편' 전략 구상을 실행하나가고 있는 과정에서, 푸틴의 이러한 발언이 한국을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약한 고리'로 보고 분리 시도를 하는 것 아니냔 분석을 내놓기도 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을 놓고 보면, 이날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발언은 푸틴의 한국 이탈 전략을 차단하는 '되치기'일 수도 있단 평가다.

세계에서 소외된 러시아와 중국은 밀월 관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세계 구도 재편까지 꿈꾸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8월 5일(현지 시각)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제12회 동아시아정상회의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세계에서 소외된 러시아와 중국은 밀월 관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세계 구도 재편까지 꿈꾸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8월 5일(현지 시각)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제12회 동아시아정상회의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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