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7.10.30(사진=연합뉴스)
30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7.10.30(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첫 국방부 장관이었던 송영무 前 장관이 현역 총재로 활동 중인 한국자유총연맹에서, 연맹의 당연직 이사에 대한 본부의 갑(甲)질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본부 사무처 인사가 연맹 임원급인 당연직 이사에 대해, 이사직에서 강제로 끌어내릴 것이라는 일종의 위협성 발언을 했다는 것.

한마디로, 총재가 자유총연맹 내부 위계를 무시하고서 상급자를 깔아뭉개려는 본부의 행태를 묵인 방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는 셈이다. 

사건은 이렇다. 지난 21일 자유총연맹의 당연직 이사 자격을 갖고 있는 17개 시도지부 회장 등에 대해, 본부 사무처의 사무총장이 '징계 처분할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을 일삼았다는 것. 이같은 발언을 본부의 'ㅅ'사무총장이 연맹 17개 시도지부 중 전남지부 회장을 상대로 했었다는 게 시도지부의 전언이다.

자유총연맹의 각 시도지부 회장은 이사회 의결과 총회 과정을 거쳐 선출되는 당연직 이사 자격의 연맹 임원이다. 본부 사무처 사무총장은 본부 사무처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총괄 인사로, 17개 시도지부와 본부간 업무를 담당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그가 연맹 지도부 인사들을 상대로 '징계'를 강행하겠다는 것.

이같은 망발성 행태가 불거진 배경으로는, 최근 연맹의 17개 시도지부의 다수 임원들이 현역 국회의원인 A 의원과의 면담 이후 비롯됐다고 연맹 소식통은 전했다. 전남지부 회장 등 시도지부 회장들은 실제 송영무 총재를 수사기관에 고발한 국회의원 A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현역 국회의원과 면담한 직후 전남지부 회장에 대해 본부 사무총장(ㅅ)이 징계조치 하겠다는 황당한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자유총연맹 본부 관계자들에게 입장을 알아본 바, 관계자들은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송영무 現 총재의 비서실장인 'ㅂ'씨는 "찌라시(fake news) 같은 보도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게 유리하다"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펜앤드마이크가 입수한 한국자유총연맹(총재 송영무)의 지난 8월16일자 이사회 회의 안건 자료와 9월2일자 이사회 회의 안건 자료 내용.2022.10.23(사진=조주형 기자)
펜앤드마이크가 입수한 한국자유총연맹(총재 송영무)의 지난 8월16일자 이사회 회의 안건 자료와 9월2일자 이사회 회의 안건 자료 내용.2022.10.23(사진=조주형 기자)

#1. 총재 휘하 사무총장의 호가호위(狐假虎威), 사실상 총재의 졸속 의결로 시작됐다 

그렇다면, 본부에서는 왜 이같은 사건이 벌어진 것일까. 이는 연맹 안팎에서 나온 본부 'ㅅ' 사무총장에 대한 이야기로 연결된다. 연맹의 일부 시도지부는 지난달인 9월 초순경 송영무 총재에 대해 <연맹 운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정보공개 요청문>을 발송했었다.

그 내용인 즉슨, 'ㅅ' 사무총장(별정직 직원)에 대한 임용(선발)과정에 관한 정보공개요청 건으로 그달인 9월2일 연맹의 제2차 이사회 회의 관련자료를 밝히라는 것이었다. <펜앤드마이크>가 단독 입수한 연맹의 <2022년도 제2차 이사회 회의자료(9.2)>에 따르면 신임 사무총장 임명동의의 건이 들어가 있었는데 바로 위에서 시도지부 임원에 대해 징계하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그 인물 'ㅅ'사무총장 임명 건이다.

시도지부에서 송영무 총재에 대해 그 인물에 관한 임명 과정상 필요한 선발 공고문·면접기준(기준표)·선발방법·면접관명단·기안문·서류접수여부·면접장소·예산처리현황을 요구한 것인데, 그 이유로 시도지부에서는 "당시 본부 사무총장 후보자 'ㅅ'씨가 대통령실과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에서 내정한 인물이라는 소문을 각 시도지부에 퍼뜨린 것이 사실인지 확인차원에서 정보공개 청구요청을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보공개 청구 요청에 앞서 이 안건은 사건 당일인 9월2일 송영무 총재가 가결 처리해 선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작 그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는 게 연맹 내부 소식통의 이야기다.

그날 이사회에 참석했던 이사들은, 송영무 총재가 'ㅅ' 사무총장 승인 요청 안건에 대해 갑자기 "반대한 사람 손들어 보세요"라며 반대 인원을 확인하고서 의사봉을 두들김으로써 전부 가결처리한 것으로 일방 선포했다고 지적했다. 투표 과정에서 직접·익명투표 원칙이 전혀 반영되지도 않은데다 기권·무효·찬성표를 제대로 구분하지도 않은 상태로 처리됐고, 총재 본인이 6명의 투표권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원천 무효라는 설명이다.

위와 같이 절차 뭉개기 의혹이 나오는 과정을 거쳐 임명된 사무총장에 대해, 연맹 이사회 당연직 이사자격의 임원인 전남지부 회장을 상대로 위계를 무시한 일종의 갑질성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나온 배경은 무엇일까.

자유총연맹 이사회의 당연직 이사이자 임원인 전남지부 회장에 대해 본부 사무총장 'ㅅ'씨가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그 배경을 들여다보면, 이는 지난 8월16일 연맹의 <제2차 이사회 회의자료>를 통해 그 실마리가 포착된다.

<펜앤드마이크>가 입수한 연맹의 <제2차 이사회 회의 자료>에서는 총 4개의 부의안건이 명시돼 있는데, 그중 제1호 의안은 규정 개정에 관한 안건으로 '지부(회)규정' 중 제12조(지부 회장 및 지회 회장)를 변경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펜앤드마이크가 단독 입수한 한국자유총연맹의 2022년도 8월16일 '제2차 이사회 회의자료' 내용.2022.10.03(사진=조주형 기자)
펜앤드마이크가 단독 입수한 한국자유총연맹의 2022년도 8월16일 '제2차 이사회 회의자료' 내용.2022.10.03(사진=조주형 기자)

#2. 총재 휘하 사무총장의 위계 무시한 이사 겁주기 협박에 멍드는 조직

자유총연맹을 통해 입수한 <제2차 이사회 회의자료(8.16)>에서 새롭게 담긴 내용(지부·회 규정 중 제12조 개정안)으로는 "시도지부 회장 또는 시군구지회 회장은 추천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거나 지부(회) 대의원 회의에서 장기간 추천이 지연됐을 경우 시도지부 회장은 본부 사무총장이, 시군구지회 회장은 그해 지부회장의 추천만으로 총재가 임면한다"라는 것이다.

즉, 연맹 이사회 당연직 이사인 시도지부 회장에 대해 본부 사무총장이 그 인사권에 손을 댈 수 있도록 만든 조항이다. 연맹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이사회의 당연직 이사 자격을 갖춘 시도지부 회장에 대해 본부 사무처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이 거꾸로 이들의 인사권에 관여한다는 조항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기존 제20조제2항에서 지부 회장 혹은 부회장 유고시 지부의 사무처장이 직무대리를 맡도록 돼 있었으나 추가 조건으로 '직무대리 수행간 제척사유 등의 문제가 있을 때'라는 문구에 이어 '별도 본부 지침에 따른다'라고 지정했다. 이는 연맹 당연직 이사 역할을 하는 각 시도지부 회장을 일종의 허수아비로 만들 수 있는 독소 조항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내용의 안건은 지난 8월16일 이사회에서 논의됐었고, 그로부터 보름 후인 9월2일 이사회가 열렸는데 이때 'ㅅ'사무총장 안건이 통과됐다는 것이다. 그렇게 임명된 'ㅅ'사무총장에 대해 수도권 지역 일부 시도지부에서 사무총장 임명시 규정에 따른 선발 공모 및 모집요강과 면접 과정 등을 밝히라며 정보공개를 요청했는데, 한달만인 지난 5일 여러 시도지부 회장에 대해 본부가 규정에도 없는 '징계위원회 회부에 따른 출석 통보서'를 보냈던 것.

결국 17개 시도지부 중 일부는 본부에 의해 규정에도 없는 '징계대상'으로 회부됐는데, 이같은 징계위 회부 이후 소명 조치가 마무리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도지부에 대해 그 수장으로 부회장 등을 송영무 총재가 강제로 임명처리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본부의 시도지부 회장대리자 임명 과정도 졸속으로 혹평받는 까닭은, 연맹 지부(회) 규정 제20조 등에 의거해 수석부회장이 임명됐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본부가 임의로 하위급 직위에 있는 특정인을 임명 강행한데에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본부가 각 시도지부에 대해 일종이 '인사갑질'이라는 전횡을 저지르고 있다는 게 연맹 내부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이에 대해 자유총연맹 본부의 총재 측은 "사실과 다른 이야기"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자유총연맹(총재 송영무)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사건에 대한 <펜앤드마이크>의 추적 기사는 위 '관련기사' 항목을 통해 확인가능하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3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2017.12.13(사진=연합뉴스, 편집=조주형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3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2017.12.13(사진=연합뉴스, 편집=조주형 기자)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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