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방위산업체 주식 보유에 대해 비판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고 있다.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전 의원에게 ‘문자폭탄’을 쏟아붓고 있는 가운데, 전 의원을 지지하는 의원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친명계 안민석, 전재수를 ‘갈치 정치’라고 공격한 뒤 곧바로 “오해하지 말라”고 해명 전화

전 의원을 지지하는 목소리와 달리, 친명계로 분류되는 안민석 의원은 지난 18일 CBS라디오에서 전 의원을 ‘갈치정치’에 비유하며 공개적으로 전 의원을 비판했다. 갈치가 갈치를 먹고 크는 것에 비유하며, 전 의원의 이 대표 비판이 ‘갈치정치’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방산 주식 보유에 대해 비판한 전재수 의원을 향해 '갈치정치'라고 비판했다. [사진=YTN 캡처]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방산 주식 보유에 대해 비판한 전재수 의원을 향해 '갈치정치'라고 비판했다. [사진=YTN 캡처]

안 의원은 "갈치정치는 지금 이 시국에서 굉장히 심각한 해당행위에 해당된다"며 "저는 결코 전재수 의원이 '갈치정치인'의 부류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런데 요즘은 주식을 핸드폰으로 그냥 투자할 수 있는데, 전 의원처럼 나무라는 것은 너무 좀 과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21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전 의원이 ‘갈치정치’와 관련된 후일담을 공개하며, 안 의원의 속마음을 전해 주목됐다. 전 의원의 표현에 따르면, “안 의원이 갈치 발언에 대해 오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 의원은 “안 의원의 진정성을 믿는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안 의원이 (그 발언이) 끝나자마자 저에게 전화 왔다. 저에게 미안했는지”라며 “‘오해 안 하지?’, ‘내 뜻이 그 뜻이 아닌 것 알지?’ 하더라”라고 전했다.

전 의원은 “(안 의원이) 5선 의원이고, 나는 재선이다. 또 나보다 연배가 많으신 분이다”라며 “미안한 마음이 들었나 보다. 그러니 끝나고 바로 전화가 온 것이다. 나는 왜 전화를 했는지 몰랐다. 미안하니까 기사 나오기 전에 나한테 먼저 전화한 것이다”라고 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전 의원은 ‘안 의원의 진정성’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표현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안 의원이 ‘오해하지 말라’고 당부한 발언을 자세하게 언급한 점을 두고, ‘안 의원이 후회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말하자면 안 의원도 이 대표를 비판한 전 의원의 발언에 내심으로는 동조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부산 북구 지역구인 전재수, 이재명의 방산 주식 보유를 공개 비판

전 의원은 지난 17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이 대표가 최근 이해충돌 논란을 빚었던 방위산업체 주식을 전량 매각한 것과 관련해 "(애초에 주식을 산 것 자체가) 좀 실망스럽다"고 했다.

그는 "대선에서 진 것은 크게는 민주당을 지지했던 16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진 것"이라며 "그래서 숱하게 많은 사람들이 뉴스도 못 보고 널브러져 있는데 혼자 정신차리고 주식거래를 한다? 실망스러운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주식 보유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민주당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낸 건 전 의원이 처음이어서 주목됐다.

전 의원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포스트 이재명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전 의원은 부산 북구를 지역구로 둔 재선 의원으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유권자들과 만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전 의원이 ‘포스트 이재명’을 노리는 ‘꿈이 큰 정치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방산 주식 보유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사진=YTN 캡처]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방산 주식 보유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사진=YTN 캡처]

더욱이 전 의원이 BBS 라디오에서 이 대표를 비판한 17일은 공교롭게도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첫 재판 공판준비기일(18일)을 하루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계산된 발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가 방산업체 주식을 보유했다는 사실은 지난달 27일 국회의원 재산 공개 내역에 따라 알려졌다.

이 대표가 방산업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한참 시간이 흐른 시점에 전 의원이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따라서 전 의원이 비판할 시점을 고르고 골라서,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재판이 시작되는 시점에 의도적으로 했다는 분석이다.

개딸들은 문자폭탄 보냈지만, 민주당 내에선 전재수 응원 목소리 높아?

이후 전 의원에게는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를 비롯해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전 의원을 두둔하는 목소리가 높은 실정이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을 비롯해 민주당 내에서는 조응천 의원, 이원욱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전 의원을 지지하고 나섰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19일 CBS라디오에서 전 의원의 발언을 두고 "상당히 일리가 있다"며 두둔했다. 그는 "(이 대표가) 주식을 한 것도, 자기 주특기를 살려서 돈 좀 벌려고 한 것 아니냐"며 "그게 그 시점이 참 실망스럽다고 한 정도의 얘기를 하는 게,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때는 대표도 국회의원도 아닐 때니까 아무 문제 안 된다고 하지만 전 의원 얘기가 오히려 많은 사람들한테, 우리 지지자들한테 가슴에 와 닿을 것"이라고 했다.

이원욱 의원은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재수 의원에 대한 과도한 비난은 멈춰져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당에 성역이 있어서는 안된다. 진정한 리더를 키우는 건 비판과 격려"라며 "벌거벗은 임금님을 만든 건 국민의 말을 막았던 관료이자, 스스로 말하지 않았던 관료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재수 의원의 이재명 대표의 발언에 대해 소위 개딸(개혁의 딸)들의 비난이 많다. 개딸들께서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도 1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전 의원이 못할 말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평했다. 또 "저는 전 의원이 주식에 대해서 느꼈던 정도의 감정을 느낀 적이 없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이 대표를 신뢰하고 아끼는 정도가 저보다 훨씬 강했던 것 아닌가"라며 "그래서 그 반작용으로 실망도 그만큼 더 컸던 게 아닌가 짐작해본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적 정당에서 이런 얘기도 못하면 그게 무슨 정당인가"라며 "전 의원이 갈치면 안민석 의원은 대왕갈치"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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