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 '한반도비핵화' 사용하면 北이 무리한 요구할 명분 줘"
"미군철수 협상은 北의 공산화 전략…생화학무기 폐기·국제범죄 중단 요구도"
"수십년간 미국이 지켜온 인류보편적 인권·민주가치 全한반도 뿌리내리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7일 오전 대미 공개서한 발표에 앞서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을 만났다.(사진=자유한국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7일 오전 대미 공개서한 발표에 앞서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을 만났다.(사진=자유한국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6.12 미·북 정상회담 개최에 앞서 미국에 7가지 요청 사항을 담은 서한을 보낸다. '한반도 비핵화' 대신 '북한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북핵 폐기뿐 아니라 국제범죄 중단·북한인권·개혁개방까지 회담 의제로 올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준표 대표는 17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미북정상회담에 대한 요청사항' 대미(對美)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홍 대표는 "4.27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과 대화의 물꼬를 텃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지만 실질적인 북핵폐기를 위해서는 국민적 기대에 못 미쳤던 것도 사실"이라며 "우리 정부도 인정했듯이 이제 미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폐기를 위한 실질적 논의가 진행될 것이며 온 국민과 함께 한국당 역시 회담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나 여전히 우리의 갈 길은 멀고 험하며 일시적인 분위기에 취해 또 다시 과거의 잘못을 반복할까 대단히 우려스러운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북간 일시적이고 불안정한 정치적 합의가 아닌 항구적이고 완전한 북핵폐기 합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7가지 요청 사항 중 첫번째로 홍 대표는 "회담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함으로써 진정으로 북한의 핵무기 공포에서 해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PVID(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해체) 원칙을 견지해 줄 것을 요구한다"며 "북한 비핵화 완료 시기와 검증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합의문을 채택해 북한이 이행 과정에서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IAEA의 강력한 사찰과 검증을 포함한, 과거와 미래의 모든 핵까지 폐기될 수 있는 합의가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번째 요구 사항으로 홍 대표는 "비핵화 완료 후 보상이라는 기존 원칙을 고수해 주고, 비핵화 완료시까지 제재와 압박을 지속한다는 기존 방침도 견지하길 바란다"며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다양한 제재와 압박 노력들이 북한을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데 매우 유효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상기시켰다.

홍 대표는 세번째로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등 체제보장 조치는 북한의 비핵화 완결 이후 이뤄져야 한다"며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협정 체결이 선행된다면 제재와 압박이라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을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네번째로는 "북한은 1974년 미국과 평화협정 체결을 제의한 이후 지속적으로 '대미 평화협정체결→주한미군철수' 전략을 구사해 왔다"며 북한의 '한반도 공산화 전략'이라고 지적한 뒤 "이번 미북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문제가 협상 의제로 거론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섯번째로는 "미국이 이번 미북정상회담 뿐 아니라 향후 모든 미북간 협상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아니라 '북한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길 바란다"며,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 전략자산 전개 금지 등 한미 양국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함으로써 비핵화 약속 이행을 거부하는 명분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또 북한의 ▲탄저균 공격 가능성 ▲VX 신경가스를 이용한 '김정은 이복형(兄)' 김정남 암살 ▲시리아 화학무기 지원 ▲각종 사이버테러 등을 거론하며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의 생물·화학무기 폐기와 사이버테러행위·위조달러 제작 등 국제적 범죄행위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당은 미국이 북한의 인권문제를 강력히 제기하고 경제적 개혁·개방을 요구하기를 기대한다"며, "지난 수십년간 미국이 앞장서 지켜온 인류 보편적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들이 전(全) 한반도에 뿌리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북한의 비핵화 완료 후 북한경제를 국제경제체제에 편입시킨다면 북한이 다시는 핵무장의 길로 나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홍 대표는 "한국당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낸 미국과 국제사회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감사의 뜻을 전한다"면서 "미북정상회담이 북핵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폐기를 이끌어 내고 한반도의 평화의 불씨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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