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특검 주장에, 주호영 "의도적인 시간끌기이자 물타기"
이재명의 '승부수' 이번에는 먹힐 가능성 낮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특별 기자회견에서 대장동 사건 조사를 특검이 해야한다며 특검 도입을 주장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특별 기자회견에서 대장동 사건 조사를 특검이 해야한다며 특검 도입을 주장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에 연루됐단 의혹을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1일 특별검사(이하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비판함과 동시에 "의도적인 시간 끌기이자 물타기"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21일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특검은 지금까지 제기된 모든 의혹을 총망라해야한다"며 "모든 의혹을 남김없이 털어낼 좋은 기회"라고 했다.

반면 국힘은 이 대표의 특검 주장의 의도를 비판했다. 국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특검 제안이 나온 직후 국회 본청 239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의도적인 시간 끌기며 물타기"라며 "이는 수사 지연에 다름 아니다"라고 했다. 즉 이 대표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단군이래 최대 부패사건이라는 대장동 사건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돼고 공개돼 수사가 시작됐다"며 "대장동 수사는 지난해 9월 본격화됐는데, 문정권·친정권 검사들은 의도적으로 수사를 뭉개고 꼬리 자르고 변죽만 울렸다"고 했다.

이어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은 지난해 40여 차례를 거치며 특검을 제안했고, 통과를 위한 여야 협상을 촉구했으며, 원내대표 공개토론까지 요구했었다"며 "하지만 민주당은 협상테이블로 나서지 않았고 특검 임명을 자신들이 하고 법안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안으로 논의하겠다는 속 보이는 주장만 되풀이했다"고 당시 민주당의 행태에 대해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다수 의석으로 '민생법안'을 밀어붙이면서 법안을 볼 때 의지가 있었다면 특검법 통과가 100번도 됐을 것"이라면서 "더욱이 특검은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을 때는 특검 피하다가 정권 바뀌어서 수사를 제대로 하니 특검을 주장한다"며 민주당과 이 대표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더구나 이 대표는 대선 토론회에서 대장동 몸통이 윤석열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해서 국민들이 이해를 못 했다"며 "오늘 기자회견에서 또다시 윤 대통령을 물고 늘어진 것은 최대 치적이라던 대장동 사건의 핵심을 배고 물타기·물귀신 작전 한 것과 다름 아니다"라고도 했다.

이어 "특검은 할수록 정쟁 심화된다는 걸 경험으로 안다"며 "이 대표는 특검으로 가서 정쟁 없애 민생으로 가자는데, 가장 민생에 집중하는 방법은 지금 검찰이 제대로 수사해서 결과를 국민께 보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피하려 민주당을 동원하고 국회를 정쟁 도가니로 몰아넣는 건 해서는 안될 짓"이라고도 했다.

주 원내대표의 언급대로 이 대표가 특검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대선 토론회에서도 당시 윤석열 후보가 대장동 개발 문제를 거론하며 이 대표가 연관돼 있지 않냔 의혹을 제기했을 때에도 이 대표는 특검을 통해 밝히자는 '승부수'를 던진 바 있다.

이 대표의 '승부수'는 한 번 통한 적 있단 평가다. 트위터 계정 '혜경궁 김씨' 논란이 불거졌던 2018년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는 검찰 출석을 앞두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저와 제 아내는 물론 변호인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 특혜채용 의혹은 '허위라고 확신한다. 변호인 의견서에도 이 점을 분명히 밝혔다"며 "아내를 고발한 측에선 '아내가 트위터 계정주이고, 그 트위터로 특혜취업 의혹 글을 썼으며, 그 글이 죄가 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아내의 변호인 입장에선 '아내가 계정주가 아니며, 특혜의혹 글을 쓰지 않았고, 그 글이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도 법적으로 입증해야만 한다"라고 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본인이 살기 위해 현직 대통령의 아들까지 끌고 들어온다'며 비판하기도 했지만 이를 통해 이 대표가 정치적인 타격을 최소한으로 받았단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2018년 '혜경궁 김씨' 논란에 휩싸인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문제도 한번 파보자'며 트위터에 글을 올렸고, 민주당 내부에선 이 지사에 대해 분노했단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사진=YTN캡쳐]
2018년 '혜경궁 김씨' 논란에 휩싸인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문제도 한번 파보자'며 트위터에 글을 올렸고, 민주당 내부에선 이 지사에 대해 분노했단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사진=YTN캡쳐]

하지만 당시 야권에서 문 전 대통령을 공격하며 꺼냈던 '문준용 특혜 의혹'을 이 지사가 직접 거론하자 여당이었던 민주당에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며 일부 민주당원들이 '이재명 출당·탈당'을 요구하는 집회를 민주당사 앞에서 열기도 했었다.

당시 이 지사에 분노한 일부 민주당원은 '이재명 출당 및 탈당을 요구'하는 집회를 민주당사 앞에서 열기도 했다. [사진=YTN 캡쳐]
당시 이 지사에 분노한 일부 민주당원은 '이재명 출당 및 탈당을 요구'하는 집회를 민주당사 앞에서 열기도 했다. [사진=YTN 캡쳐]

이번의 경우 이 대표가 던진 특검이란 '승부수'가 통할지는 확실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별검사의 수사대상은 '국회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거나 '법무부장관이 이해관계 충돌이나 공정성 등을 이유로 특별검사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다. 하지만 이번 대장동 수사의 경우엔 특별히 '정치적 중립성'이나 '공정성' 문제가 제기된 바 없으며, 대장동 사건의 주 당사자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등이 수사에 협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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