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군사훈련 지도 내용을 밝히면서 공개한 포격 장면. 김 위원장은 "대화의 필요성 안 느낀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 장거리포병부대, 공군비행대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군사훈련 지도 내용을 밝히면서 공개한 포격 장면. 김 위원장은 "대화의 필요성 안 느낀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 장거리포병부대, 공군비행대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18일 밤 동·서해 해상완충구역으로 포격 도발을 감행했다. 이는 9·19 남북 군사합의를 위반하는 것임과 동시에 중국의 공산당 당대회 기간에 이례적으로 벌인 무력 도발이라는 점에서 주목해야한단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14일에도 동·서해 해상완충구역으로 560여발의 포 사격을 한 바 있다. 이날엔 오전 1시20분경과 오후 5시경 총 5곳에서 동·서해 완충구역으로 포격을 해 9·19 군사합의를 명백히 위반했단 지적을 받은 바 있는데, 나흘만에 다시 군사적 도발을 자행한 셈이다. 이번 도발은 한국의 호국훈련과 경기도 철원지역의 포 사격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오후 10시경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00여발을 발사했고, 뒤이어 오후 11시경부터는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150여발의 포병 사격을 가했다. 

합참은 북한이 쏜 포의 낙탄 지점이 지난 2018년 9·19 남북 합의로 설정된 동·서해 완충구역 내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해 백령도에선 북한이 서해상으로 포격하는 상황이 목격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우리 군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동·서해 해상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며, 이러한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로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 군은 북한의 동·서해상 포 사격에 대해 '9·19 군사합의 위반 및 즉각 도발 중단'의 내용이 담긴 경고 통신을 여러차례 실시했다고도 밝혔다.

한국과 북한은 9·19 군사합의를 통해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란 대원칙에 합의했다. 하지만 북한은 먼저 이 합의를 깼단 지적이다. 특히 이 대원칙의 부수 원칙인 "지상에서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5km 안에서 포격 사격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를 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 16일에 시작된 중국의 공산당 당대회가 3일차에 접어든 18일에 북한이 무력 도발을 감행한 건 좀처럼 없었던 행태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으로서는 양안통일 의지 재천명, 시진핑 주석 시기에 새로이 등장한 국가 경영 철학인 '공동부유(共同富裕.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사회)' 제시 등 전 세계의 관심을 끌어야 한단 목표가 있어 역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바랄 이유가 없단 평가가 지배적인데, 북한이 중공 당대회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볼 가능성이 있는 것. 이에 중국이 북한의 이번 도발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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