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5개월이 지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한남동 관저 입주가 늦어지는 배경을 두고 한겨레와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7월 중순께 개략적인 공사가 마무리된 상황에서도 입주가 지연된 탓에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관저 입주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모습.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관저 입주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모습.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지난 13일 윤 대통령의 출근글 문답에서도 이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당초 지난 6월로 언급됐던 이사 시기가 별다른 설명 없이 계속 미뤄진 데 대해 기자들이 질문을 했다.

윤 대통령, “공사 마무리돼 차차 이사 준비해야”

당시 윤 대통령은 한남동 관저 입주 시기를 묻는 질문에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지 않나. 이제 어느 정도 안전장치 이런 것이 다 된 거 같아서 차차 이사 준비를 해야 되는데 워낙 지금 바쁘고 해서”라고 답했다. 경호 관련 시설 공사도 마무리됐지만 산적한 업무 때문에 이사할 짬을 내기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서초구 집과 용산 대통령실을 매일 오고가는 탓에 출근길 시민들의 불편은 물론, 관할 경찰서에서 동원된 경호·경비 인력들의 과도한 초과근무도 논란이 됐다. 정치권에서도 관저 인테리어 및 경호 시설 공사가 모두 끝났다면, 더 이상 이사를 미룰 이유가 없다는 말이 제기되고 있다.

한겨레는 GTX 통과 의혹, 김어준은 수맥 논란 부추겨

이와 관련해 한겨레는 16일자 기사를 통해 윤 대통령 부부가 입주할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일대를 보도하며, ‘2024년 개통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관저 지하를 통과할 예정이라 이 문제로 입주가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GTX 노선과 입주 시기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최종적인 안전·보안 점검 절차를 밟고 있다. 정확한 입주 시기는 밝힐 수 없다”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말도 인용했다.

1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한겨레의 보도에 한술 더 얹었다. 함께 아침 뉴스를 전하는 여기자가 대통령실 관저 입주가 늦어지고 있다는 한겨레 기사를 언급하자, 김어준은 “그 기사 나도 봤다”며 “말하자면 수맥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설마 그렇겠냐 싶기는 하지만, 그동안 워낙 이해할 수 없는 측면이 많다 보니”라고 했다.

김씨는 “애초 청와대를 갑자기 용산으로 이사한 것부터 그랬다”면서 “그 연장선상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사를 안 갈 이유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며,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는 맥락에서 보자면. 지난 대선 토론때 특정 날짜는 되고, 특정 날짜는 안 된다는, 그런 이해할 수 없는 고집이 있었다”고 과거를 소환했다.

당시 손없는 날을 고른다는 얘기도 있었다면서, “그것과 연결해서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이런 식의 추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설마 그렇겠습니까마는 이해가 안 가는 것은 맞다”고 재차 강조했다.

1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어준은 ‘대통령 관저 입주가 늦어지고 있다’는 한겨레 기사를 인용하며, 그 배경을 추정했다. [사진=TBS 유튜브 캡처]
1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어준은 ‘대통령 관저 입주가 늦어지고 있다’는 한겨레 기사를 인용하며, 그 배경을 추정했다. [사진=TBS 유튜브 캡처]

김씨의 이런 주장은 게스트로 출연한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에게도 이어졌다. 김씨는 조 의원에게 “관사 이사 안하는 거 어떻게 보십니까?”라며 “지나가는 질문이긴 한데, 궁금해서 여쭤본다”라고 말을 건넸다.

조 의원은 “요즘 경제 문제 그리고 안보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대통령실의 그런 내용들을 잘 파악하고 있지 못한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서는 찬찬히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연이어서 “짐작하는 건 혹시 없냐?”는 김씨의 조롱기 가득한 질문에 조 의원은 ‘국정감사 기간이어서 교육위 감사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위 감사가 끝나고 이 부분에 대해 확인해 보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조 의원에 답변에도 김씨는 계속 “이상은 하죠?”라고 질문을 이어갔다.

당대표 선출과 관련한 역선택 방지 조항에 대한 얘기가 끝난 이후에도, 김씨는 다음주에도 ‘관사 이전을 왜 안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얘기할 것’을 제안했고, 조 의원은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인도 방문에 대한 얘기도 같이 해서 공정성을 기하자”고 역제안했다.

일부 언론, “대통령실 이사 이달 내 완료” 보도...국민의힘 내부서 ‘좌파 선동’ 경계론 나와

아침 방송에서 이런 논란이 불거진 이후,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대통령실 이사가 이달 내 완료될 것’이라는 내용이 보도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달 안으로 관저 입주를 완료할 것"이라며 "이삿짐을 하나씩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중순께 개략적인 공사가 마무리됐지만, 경호·보안 시설을 보강하기 위한 후속 조치가 이뤄지면서 입주 시기가 지연됐다는 것이 보도 내용이었다.

이를 두고 좌파 매체와 좌파 선동꾼인 김어준에게 쓸데없는 빌미를 제공한 대통령실에 대한 비난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이 지난 13일 출근길 문답에서 관저 입주 시기에 대해 "어느 정도 안전장치가 다 된 것 같아서 이사 준비를 해야 하는데, 워낙 바쁘다"고 언급한 바 있지만,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기로 한 약속의 연장선상에서 대통령실 관저 이사도 빠른 시일 안에 마무리됐어야 한다는 지적인 것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사소한 것으로도 꼬투리를 잡는 좌파 매체와 선동꾼들에게 빌미를 제공할 경우, 가랑비에 옷 젖듯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대통령 관저 입주를 두고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미흡한 대처가 지탄을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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