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북한의 핵도발...‘한국식 핵공유’와 ‘핵무장론’ 거세진다
계속되는 북한의 핵도발...‘한국식 핵공유’와 ‘핵무장론’ 거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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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3일 오후 10시 30분부터 14일 오전 3시 7분까지 미그기 등 전투기 휴전선 인근 위협비행과 동·서해 방사포 등 포병사격,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동해 발사 등 도발을 감행했다. 정부가 지난 12일 전술핵 공유를 포함한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강화를 미 정부에 공식 요청한 데 대한 ‘경고성 도발’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뉴스를 듣고 있는 시민들. 북한이 9개월 만에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공개 보도한 13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술핵운용부대에 배치된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2발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뉴스를 듣고 있는 시민들. 북한이 9개월 만에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공개 보도한 13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술핵운용부대에 배치된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2발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를 대비해, 미국의 전술핵 전력을 상시 공유하는 ‘실질적 핵 공유’를 제안했다. 이에 북한이 동시다발적 입체 도발에 나선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윤 정부, 미측에 실질적인 ‘한국식 핵 공유’ 방안 요청

정부가 미국에 요청한 핵 공유 방안은, 1991년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전술핵이 철수되기 전의 전술핵 배치와는 다른 방법이다.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하는 방법과도 거리가 있는, 미국의 전술핵 전력을 상시 공유하는 방법으로 알려진다. 핵무기를 탑재한 미 항공모함 전단이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한반도 주변 해역에 상시 순환 배치해, 한국이 핵을 보유한 것과 맞먹는 핵 억지력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이 방안은 독일 등 유럽 5국에 미 전술핵무기를 배치해 놓고 공동 운용하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와는 다르지만, 이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전술핵 재배치에 따른 주변국의 반발’과 ‘핵무장 도미노’를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한국식 핵 공유’ 방안으로 평가받는다.

우리 정부가 이같은 판단을 내린 데에는 여러 가지 국제적인 문제가 고려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술핵을 우리 영토에 재배치하는 데 따른 걸림돌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우선 고려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체 핵무장에 따른 국제 제재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도 고려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 일부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식 핵 공유’ 방안의 한계점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자체 핵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전술핵 재배치에 부정적 입장?...한국에 길을 열어줬다는 분석도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 미국의 ‘확장억제’ 전략으로 대응해 왔다. 우리 군의 재래식 무기로는 북한의 핵무기에 대처할 수 없지만, 미국 핵무기의 보호를 받아 ‘한미 대 북한’의 구도로 핵의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을 구사해온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1일 출근길 약식기자회견에서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을 시사한 듯한 입장을 밝혀 주목됐다.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캡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1일 출근길 약식기자회견에서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을 시사한 듯한 입장을 밝혀 주목됐다.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캡처]

하지만 북한이 선제타격을 포함한 핵무력 법제화에 이어 전술핵 운용 부대의 실전훈련까지 하며 대남 도발 수위를 높여가자, 미국의 확장억제 전략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전술핵 재배치를 통해 남북간 ‘핵 대 핵’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전술핵 재배치가 갖는 파급력 때문에,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온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도 미국이 현재의 ‘확장억제’ 전략만으로도 충분히 한국을 방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다는 점도 전술핵 재배치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1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며 “아직 외교를 통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북한은 물론 한국을 포함한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강조하며 전술핵 재배치에 부정적인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다만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같은 날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한국 문제는 한국에 물어야 한다”면서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 주목됐다. 국내 언론들은 프라이스 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이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해석했지만, 한국 정부가 NPT(핵확산금지조약)에서 탈퇴해 핵무장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핵무력 고도화를 구체적으로 천명한 이후 미국에서 한국의 핵무장을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큰 힘을 얻고 있다”면서 “북한이 제7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한국은 생존과 안보를 위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할 수밖에 없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형 핵 공유’ 방안의 현실적인 한계... 자체 핵개발론 대두돼

윤석열 정부가 미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형 핵 공유’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와는 다른 개념이다. NATO식 핵 공유 방안은, 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벨기에·터키 등의 회원국에 B61 핵폭탄 150~200발을 배치해 유사시 미국과 공동 운용하는 방식이다.

한국 영토 안에 전술핵을 재배치하지 않으면서도 나토식 핵공유와 비슷한 효과를 거두는 방안을 찾기 위한 최적의 방안으로 검토됐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하지만 이 방안은 미국 대통령이 발사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공유가 이뤄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4일 CBS라디오에 출연한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이에 대해 “핵 단추를 누가 누르냐?”면서 “우리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남의 것은 나눠 쓸 수가 없다며 “우리 것을 개발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14일 CBS라디오에서 자체 핵개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사진=CBS 유튜브 캡처]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14일 CBS라디오에서 '전술핵 재배치가 불가능하다'며 '자체 핵개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사진=CBS 유튜브 캡처]

그러면서 서 교수는 “저위력이면 6개월, 실전 배치는 2년 정도가 걸린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체 핵무장은 국제 제재 대상이기 때문에, “금 모으기 했던 것처럼 갈 거냐. 아니면 적화통일의 굴종에 들어갈 거냐, 결정을 내려야 된다”고 주장했다.

핵개발을 비롯한 핵무장이 불가피하다는 현실론은 서 교수 외에도 각계에서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우리도 우리를 지키기 위한 자위적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궁극적으로 우리가 핵무장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실이나 당과 조율하지 않은 개인 의견이라고 전제했지만, 여권 내에서 공론화되고 있는 핵무장론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3일 문화일보를 통해 “핵보다 나은, 핵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체제 안전 보장은 현재로써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제는 북한 핵의 불가역성을 인정하고, 이에 대비한 우리의 핵전력 보유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휘락 전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누구도 미국의 핵무기를 한국에 배치하거나 한국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현재의 수준으로 강화된 북한의 핵 위협을 확실하게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은 이 두 가지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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